[영종도=데일리카 임상현 기자] M 배지가 흔해져버린 요즘, BMW가 진정한 M의 매력을 알리기 위해 성대한 생일잔치를 마련했다. 거친 모터스포츠 무대에서 살아남아 올해로 출범 50주년을 맞은 기념일에 맞춰 식구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장소는 영종도 드라이빙 센터. 서킷 위 도열한 수십대의 M이 이날 뜯고 맛보고 즐길 동반자다. 가장 작은 1시리즈부터 BMW 라인업 가운데 가장 높은 숫자 8까지 가짓수도 다양하다.
첫 번째 순서는 드리프트. 내리쬐는 햇살에 뜨겁게 달아오른 아스팔트 위로 물을 뿌리고 큰 원을 그리며 오버스티어를 제어하는 프로그램이다.
BMW, M2 BMW, 3시리즈
이번 코스의 짝꿍은 400마력 넘는 출력을 뒷바퀴로만 쏟아내는 M2. 작은 차체에 고성능 심장을 품고 짧은 휠베이스로 요리조리 재빠른 몸놀림이 일품인 녀석이다.
인스트럭터의 시범과 함께 간단한 설명을 듣고 코스로 진입. 오른발로 트랙션을 조절하고 양손으로 앞바퀴의 방향을 틀어 자세를 제어하면 끝이다.
그러나 간단한 설명을 실행에 옮기는 과정이 결코 만만치 않다. 가속페달에서 발을 떼는 순간, 동시에 반대 방향으로 운전대를 빠르게 돌리는 타이밍이 조금이라도 어긋나면 드리프트가 아닌 스핀이다.
여러 차례 실패 후 첫 성공 후 쾌감은 짜릿하다. 온몸이 바짝 긴장해 두 팔과 다리에는 힘이 잔뜩 들어갔지만 위급 상황 시 대처 능력을 배울 수 있는 시간이었다.
BMW, 3시리즈 BMW, Z4
다음 시간은 짐카나와 서킷 주행이다. 첫 시작을 매운맛 M2로 시작한 탓에 준비된 3시리즈와 Z4에 큰 감흥을 느끼기엔 역부족. 그러나 내 실력보다 한참 높은 M2와 달리 다루기 한결 쉬운 이쪽이 취향저격이다.
가속페달을 끝까지 밟아도 예측할 수 있는 움직임, 정교한 스티어링 휠, 피드백이 선명한 서스펜션 감각은 출력과 별개의 문제다. 짐카나로 몸을 풀고 서킷에 진입. 맨 앞줄에서 이끄는 인스트럭터의 페이스에 따라 직렬 6기통 엔진을 요리하는 맛이 일품이다.
터보를 달았지만 여전히 활기차게 도는 엔진, 오른발에 따라 회전수를 끝까지 물고 늘어지는 8단 변속기의 조합은 일반도로에서 느꼈던 것 이상이다.
시작 전 가혹한 서킷 환경을 견뎌낼 수 있을까 싶었던 Z4도 1시간에 가까운 시간동안 잡소리 하나 없이 서킷 주행을 해치웠다. 오픈톱 모델은 비틀림 강성이 부족할 것이라 여겼던 편견이 깨지는 순간이다.
BMW, 3시리즈 BMW, 3시리즈 BMW, M3
캄캄한 어둠 속에서 진행된 레인체인지 코스는 갑자기 맞닥트릴 수 있는 장애물과 이를 피하기 위한 급차선 변경 시 발생하는 2차 사고를 막는 연습이다. 낮시간 진행된 여느 프로그램과 달리 상향등을 켜야만 눈앞에 놓인 장애물을 확인할 수 있을 만큼 시야가 좁다. 이런 상황에서 집중력은 두배, 세배를 필요로 한다.
머리 속으로 코스를 그리고 첫 진입은 80㎞/h. 우려와 달리 가벼운 타이어 비명 소리 후 장애물을 통과. 이후 90㎞/h, 100㎞/h까지 점진적으로 속도를 높여가며 달라지는 차의 거동과 실전에서의 대응능력을 키워갔다.
마지막을 장식할 서킷 주행은 M 중에서도 스포츠성이 가장 뛰어난 M3다. 차에 오르자 마자 몸을 바짝 조인 버킷 시트와 바닥까지 내려간 낮은 시트 포지션만으로 긴장감은 배가 된 상태.
Z4로 주행했던 같은 코스지만 몸으로 느껴지는 감각은 딴판이다. 같은 직렬 6기통 3.0ℓ 터보엔진을 품었지만 내 뱉는 출력은 M3와 비교할 수 없다.
BMW M 50주년 기념 BMW M
최고출력 510마력, 최대토크 66.3㎏f·m의 힘은 깊이감부터 다르다. 3.9초 만에 해치우는 0→100㎞/h 실력, 토크 컨버터 방식의 한계를 뛰어넘은 8단 자동변속기 조합은 V8 부럽지 않다.
짧은 직선주로에서 가볍게 200㎞/h를 넘어선 엔진은 여전히 여유가 넘친다. 앞선 주행까지 견뎌냈을 든든한 브레이크 시스템도 마지막까지 지친 기색이 없다. 스티어링 조작과 함께 앞머리를 재빠르게 코너 깊숙이 찔러넣는 재빠른 몸놀림도 M이기에 가능한 동작이다.
하루종일 함께한 M과의 만남은 반세기동안 치열한 고성능 시장에서 살아남은 저력을 확인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매년 성장세를 거듭하고 있는 M의 다음 목표는 전동화 시대 새로운 발자취 남기기다. 아드레날린 내뿜는 배기음과 짜릿한 손맛을 느낄 파워트레인은 사라지겠지만 빈자리를 채우게 될 고성능 모터와 낮은 무게 중심이 보여줄 새 시대의 M은 현재 진행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