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런(미국)=데일리카 하영선 기자] 세계 제 1위 자동차 브랜드 제너럴모터스(GM)가 전기차와 자율주행차 기술에 올인한 가운데, GM 산하 럭셔리 브랜드 캐딜락에서 첫번째 전기차 모델 ‘리릭’을 내놨다.
전기 SUV 리릭(Lyriq)은 오는 가을부터 한정판을 시작으로 북미시장에서부터 본격 출고 되는데, 이미 올해 연간 생산 물량 모두가 완판될 정도로 소비자 인기가 높다. 한국시장에는 내년 하반기쯤 투입될 것으로 전망된다.
전기차 리릭의 디자인은 현대적이면서도 세련미가 더해진 모습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여기에 소비자들의 디자인 트렌드에 맞춰 스타일리시한 감각도 돋보인다. 도시적 이미지가 부각됐다는 얘기다.
전기차 시대를 맞아 지금까지 유명 브랜드에서 선보이고 있는 전기차들은 기존 내연기관차와는 사뭇 스타일이 다른 것이 특징이다. 현대차 아이오닉5를 비롯해 아이오닉6, 기아 EV6, 벤츠 EQS, EQE, 아우디 이-트론(e-tron), 폭스바겐 I.D. 등 대부분이 그런 모습이다.
캐딜락, 리릭 (LYRIQ)
리릭은 그러나 이들 전기차와는 달리 전통적인 내연기관차의 강점은 그대로 살리면서, 미래 지향적인 감각을 첨가해 포인트를 둔 것이 차별적이다. 그래서 리릭을 대면하는 순간, 그 찰나의 첫 인상은 디자인에 대한 ‘부담감’이 전혀 없다. 왠지 익숙해 보이지만 뭔가 다르고, 그러면서 전체적으로는 세련된 스타일이 강조됐다.
리릭의 디자인을 진두지휘한 사람은 길보빈, 김미소 씨 등 한국인 디자이너다. 길보빈 디자이너는 리릭의 외장 디자인을 담당했고, 김미소 디자이너는 리릭의 실내 디자인에 참여해 리릭의 디자인 방향을 이끌었다. 그런만큼 리릭은 사실상 이들 한국인 디자이너가 만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달 26일(현지시각) 미국 미시간주 워런에 위치한 GM 테크센터에서 데일리카 기자와 만난 이들 두 디자이너는 흐뭇한 표정이었다. 리릭의 디자인을 이끌었다는 자부심이 엿보였다.
길보빈 디자이너 (캐딜락 리릭 외장 디자인 담당)
지난 2015년 쉐보레 스파크를 시작으로 캐딜락 CT6와 XT6의 디자인을 리드하기도 했던 길보빈 디자이너는 “이번 리릭은 (지금까지) 관념적으로 통해온 기존의 자동차 디자인 영역을 허문 것이 관전 포인트”라고 했다.
그도 그럴 것이 리릭에는 대형의 라디에이터 그릴이 적용됐는데, 여기에 라이팅 추가로 디자인 설계돼 이채롭다. 또 세로로 길게 내려 뻗은 슬림한 헤드램프는 섬세한 터치감이 돋보인다.
캐딜락, 리릭 (LYRIQ)
길 씨는 이에 대해 “리릭은 캐딜락의 플래그십 전기 모델 셀레스틱(Celestiq) 콘셉트카에서 영감을 받았다”며 “캐딜락 브랜드만의 시그니처는 살리면서도 기존의 관념에서 벗어나 또다른 캐릭터를 입히는 과정을 밟았다”고 설명했다.
김미소 디자이너 (캐딜락 리릭 내장 디자인 담당)
리릭의 실내 디자인을 이끈 김미소 디자이너는 “자동차 디자인은 지금까지 4년 6개월째 경험하고 있다”며 “이번 리릭의 실내 디자인을 맡게 된 건 개인적으로는 전기차로서 첫번째 과제였다는 점에서 심혈을 기울였다”고 귀띰했다.
김 씨는 특히 “자동차는 처음 자동차라고 알았을 때의 경험과 또 자동차를 탈 때의 경험이 정말 중요한 순간”이라며 “(실내에 들어왔을 때) 깔끔한 인테리어를 갖출 수 있도록 디자인을 설계하는 데 비중을 뒀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실내 공간은 인스트루먼트 패널부터 시작해 대시보드, 데크, 색상, 사운드에 이르기까지 섬세한 디자인을 통해 자연스럽게 마무리하는 것이 포인트”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