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UTO DESIGN AWARD
KO
EN
Dailycar News

[배기운 칼럼] 벼랑 끝에 선 LPG충전소..과연 회생 위한 탈출구는?

Renault Korea
2022-08-21 13:39
THE NEW QM6 LPe
THE NEW QM6 LPe

지금 전국의 수많은 LPG충전소가 경영위기에 놓여 있다. LPG차가 계속해서 감소하고 가스 가격까지 치솟으면서 충전소들의 경영수지는 거의 적자의 늪에서 허덕이고 있다.

벌써 수년째 이어지는 경영난으로 도심지에 있는 충전소들은 건물을 철거하고 상가 건물을 새로 지어 임대사업으로 전환하고, 지방에서는 충전소를 아예 폐업하여 창고로 용도를 바꾼 사례가 늘고 있다.

LPG충전소들은 ‘삼중고’, 친환경차에 대한 정책 변화, 임대사업 호황으로 충전소 용지 용도 변경, LPG차 판매 감소로 문을 닫는 충전소가 늘어나고 있다. 주유소와 마찬가지로 LPG충전소 한계점에 다다른 업소들은 휴업이나 폐업을 선택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정부에서는 전기차와 수소차를 위한 복합 충전설비를 지원하고 있지만, 수소 전기 충전사업은 수익성이 떨어져 연간 억원대의 운영 손실 때문에 선뜻 나서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정유사 직영 충전소의 경우에는 부대사업 활성화와 수소 전기차 충전시설을 복합화하는데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E1과 SK가스는 LPG충전소를 미래 에너지 플랫폼으로 추진하고 있다. 미래형 복합충전소 브랜드 ‘오렌지 플러스’를 런칭한 E1은 기존 LPG충전소 용지를 활용한 수소 전기 복합충전소를 구축해 경기도 과천시와 고양시, 서울 강서구 등 수도권 3곳을 운영하고 있다.

기아 스포티지 LPi
기아, 스포티지 LPi

앞으로 E1은 LPG충전소 용지를 이용해 전국에 수소충전소 인프라를 지속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SK가스도 2030년까지 LPG충전소 부지 안에 100여개의 수소충전소를 설치한다는 방안이다.

한국LPG산업협회는 LPG충전소의 셀프화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높아가는 인건비 부담에 조금이라도 비용을 아끼기 위해 LPG차량 충전을 셀프주유소처럼 운영하겠다는 것이다.

현재 셀프 LPG충전 시범사업이 실시되고 있는 충전소는 목감충전소(시흥), 조치원충전소(세종), 청양에너지 일진충전소(충주), 광장충전소(안성), 수완충전소(광주) 등이다.

우리나라는 액화석유가스 안전관리법상 운전자가 직접 LPG를 충전하는 건 금지된다. 그러나 LPG충전소들의 경영난을 해소하고 코로나로 인한 비대면 서비스의 확대 차원에서 규제특례를 통해 셀프 LPG충전을 작년부터 서면심의로 승인을 받은 상태다.

셀프 LPG충전소는 긴급차단장치, 정전기 제거 패드 설치 등 추가 안전확보 조치와 운전자 교육 등을 준수하는 조건으로 승인된 것이다.

셀프 LPG충전은 고객이 직접 충전도 가능하고 충전원이 기존처럼 충전도 가능하다. LPG차 운전자가 셀프 LPG충전소를 이용하려면 디스펜서에 있는 모니터에서 한차례 동영상을 시청해야 한다.

LPGDI 바이퓨얼 라인업출처 로
LPGDI 바이퓨얼 라인업(출처 로)

3분 영상물에서는 화재 시 대응요령, 셀프충전 방법 등을 소개한다. 동영상 시청 후에는 차량번호 등이 기입된 QR코드가 발급돼 이후부터는 스캔을 통해 안전교육을 받지 않고 곧바로 충전할 수 있다.

지금은 시범사업인 만큼 셀프 LPG충전소에서 소비자 가격 인하는 어렵다. 그러나 셀프 LPG 충전이 확대되면 일정 부분 가격 인하 효과는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수소 전기차 등 친환경차 보급이 확대되면서 1톤 화물차가 LPG차 충전시장에서 뜨거운 감자로 주목받고 있다.

지구온난화를 막기 위한 2050 탄소중립 정책이 본격화되면서 LPG를 연료 기반으로 하는 택시마저도 전기나 수소차로 전환하고 있는데, 그동안 1톤 경유 트럭을 중심으로 한 상용차 시장이 앞으로 LPG차 충전소 시장에서 새로운 먹거리로 부상하고 있다.

작년 말 기준으로 국토교통부에 등록된 유종별 1톤 화물차는 총 223만78대로 이중에서 96%인 215만2179대가 경유트럭이며, LPG화물차는 1.66%인 3만 7014대, 전기트럭은 1.83%인 4만842대 수준이다.

택시용 LPG차량 보급이 원활하지 못한 가운데 2024년부터는 자동차 제작사들이 온실가스 감축과 미세먼지 저감을 위해 경유차 생산을 중단하기 때문에 1톤 화물차 시장에서 전기차와 LPG화물차가 서로 양분해 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 SK 목동LPG충전소 내 고장 된 채 방치중인 200 고출력 전기차 급속충전기
서울 SK 목동LPG충전소 내 고장 된 채 방치중인 200㎾ 고출력 전기차 급속충전기

해외에서는 LPG차에 대한 다양한 혜택과 지원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프랑스와 스페인, 이탈리아에서는 LPG차를 수소전기차 다음으로 HEV와 동등한 친환경 등급을 부여하고 차량운행부제와 LEZ(공해 제한지역) 제외 등 혜택을 주면서 LPG차를 권장하고 있다.

또 EU Taxonnomy에서는 가스 연료를 기후 친화적 에너지로 인정하고 있고, 미국과 영국, 일본 등에서는 LPG차를 친환경 대체연료(Alternative Fuel)로 지정해 차량 구매 보조금과 LPG연료에 대한 세제 혜택 등 다양하게 지원하고 있다는 건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 적잖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