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아이오닉 5
차를 몰아보면 비가 많이 내리는 날에 주행하는 일도 종종 생긴다. 이런 상황에서 연비가 어느정도 떨어지기 마련인데, 그동안 측정해본 결과 10% 안팎 하락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런데 폭우 속을 뚫고 운전할 때에는 그보다 심한 경험을 하게된다.
지난 2020년 장마철에는 편도 약 200km가 되는 장거리를 반복적으로 다녀와야 하는 일이 있었다. 이중 고속도로 주행은 82%가 넘게 차지해 그야말로 고속 위주의 주행이었다.
고속도로를 달릴 때 계기판 기준으로 100km/h로 정속 주행을 했고, 주행시간 기준으로 계산한 평균속도도 80km/h 가까이 되었다. 주행 패턴은 최대한 일정하게 ㅎ려고 했으며, 공조는 최소한으로 유지했다.
처음에는 비가 차체에 부딪치는 것이 큰 저항을 일으킨다고 생각했으나, 도로가 얼마나 심하게 젖어 있는지도 무시할 수 없는 변수로 작용했다.
올라갈 때 폭우가 내리던 날, 돌아오던 길에는 비가 어느 정도 소강상태로 접어들고 있었다. 그렇지만 직전에 내려 바닥에 고인 빗물이 여전히 바퀴에 큰 구름저항을 유발시켜 상·하행 모두 연비가 낮았다.
EV6
며칠 뒤 같은 구간을 달릴 때는 몹시 흐린 상태여서 온도가 별로 오르지 않았고(22도 vs. 24도) 비도 거의 내리지 않았다. 돌아올 때 비로소 약간 뿌리기는 했으나 도로는 전반적으로 말라 있었다.
그 결과 연비가 상당히 좋았고, 실제로 중간 충전없이 여유 있게 왕복하게 됐다. 비 오던 날 중간에 20분 정도 휴게소에 들러 충전하고도 집에 오기까지 간당간당 했던 것과는 대조적이었다.
두 사례를 비교해보면, 폭우의 연비 영향은 약 20%인 것으로 나타났다. 쉽게 말해서 여름철에 히터를 쓰지 않고도 한겨울 주행연비를 경험하는 것과 비슷했다.
덧붙여, 상행과 하행에서 나타나는 연비의 하락 수준이 비슷한 것으로 보아 하행에서 연비가 다소 높게 나온 것은 도로의 특성으로 추정된다.
비가 많이 오는 날은 연비가 안 좋을 것이라는 사실을 예상하고 운전해야 충전량 부족으로 인한 낭패를 피할 수 있다.
장마철 (폭우)
정우덕 전력거래소 대외협력실 wesley96@gmail.com 기사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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