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해=데일리카 하영선 기자] 기아차가 준대형세단 부문에서 역사상 처음으로 내놓은 K7은 기아차의 디자인과 기술력을 그대로 보여주는 모델이다.
기아차 화성 제3공장에서 1일 300대씩 생산되는 K7은 사실 지금으로부터 딱 1년전인 작년 12월부터 본격 양산될 계획이었지만, 다양한 품평회를 거치면서 성능과 디자인, 편의사양 등에서 5번의 개선 과정을 통해 뒤늦게 출시된 점도 이채롭다. 이런 산고(産苦)를 겪은 건 서둘러 신차를 내놓기 보다는 트렌드를 최대한 반영해 소비자들의 시선을 단박에 사로잡기 위한 때문이다.
그만큼 기아차가 공들여 내놓은 K7은 1일 350~400대 정도의 계약이 이어지고 있을 정도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준대형차 시장규모가 연간 8만대 규모에 불과했지만, K7의 등장과 직간접적인 영향으로 내년에는 15만대 규모로 시장이 커질 것이라는 분석이 잇따르고 있다.
K7의 직접적인 국산차 경쟁모델로는 현대차 그랜저와 르노삼성차 SM7을 들 수 있으며, 수입차로는 혼다 어코드와 닛산 알티마, 포드 토러스 등이 꼽힌다. 여기에 렉서스의 패밀리 세단 ES350은 럭셔리 브랜드이긴 하지만, 가격대면에서 볼 때 K7과의 시장 경쟁도 불가피하다.
▲감성 살린 럭셔리한 이미지에 역동적인 디자인 인상적
K7의 전체적인 디자인은 감성을 자극하면서도 절제된 세련미를 갖췄다는 평가다. 단순한 조명에서 벗어나 운전자의 감성 만족을 위해 ‘빛’을 이미지화 시킨 점, 여기에 직선과 곡선의 조화로움을 통해 고급스런 디자인 느낌이 함께 묻어난다. 준대형급 차량으로서 럭셔리한 맛을 최대한 반영했다는 얘기다.
전면에서는 크롬을 적용한 대형의 라디에이터 그릴과 직선 및 곡선을 적절히 이용한 헤드램프를 통해 첫인상을 강하게 심어준다. 헤드램프는 면발광 타입의 LED 간접조명 포지션 램프가 적용된 점도 이채롭다. 보닛 상단에 적용한 기아 엠블렘은 검정 바탕에 힌색 영문으로 적용해 깔끔한 맛을 느낄 수는 있지만, 럭셔리 세단을 추구하는 K7만의 차별성과 강렬한 맛은 부족하다.
측면 아웃사이드 미러는 걸윙(Gull-wing) 타입으로 윗쪽으로 접힌다. 현대차가 내놓은 YF쏘나타에 이 방식이 먼저 적용됐지만, 개발은 사실 기아차가 끝낸 작품이기도 하다. 18인치 알루미늄 휠은 휠 센터가 안쪽으로 들어간 형상을 하고 있어 역동적인 이미지를 더한다.
기아차 K7
뒷면은 심플한 이미지가 강조됐는데, 트렁크 리드는 날렵해 보인다. 리어 범퍼에는 크롬 몰딩이 적용돼 깔끔하게 처리됐다. 리어램프는 헤드램프와 마찬가지로 면발광 타입의 LED 간접 조명이 채용됐다. 트렁크는 골프백과 보스톤백 4개씩을 함께 수납할 수 있을 정도의 451리터급 용량을 갖췄다.
실내는 곳곳에 적용한 무드 조명을 통해 감성 이미지를 최대한 반영한 것이 특징이다. 운전자석에서 동반석으로 이어지는 크래쉬 패드는 분위기를 한껏 살리면서도 실내 공간을 더욱 넓어보이게 만든다. 계기판에는 경제운전 안내시스템과 주행시간, 주행거리, 평균연비 등 차량 정보를 한 눈에 살펴볼 수 있다. 특히 실내 천장에는 대형의 실내등을 적용했는데 독서등과 룸램프를 통합한 설계가 인상적이다. 최고급 극세사 스웨이드를 적용해 부드러운 감촉감이 일품이다. 스티어링 휠과 뒷좌석에도 열선을 내장했기 때문에 한 겨울철에도 굳이 히터를 켜지않아도 무방하다.
▲290 마력의 뛰어난 동력성능, 다이내믹한 드라이빙 인상적
기자가 시승한 K7은 람다Ⅱ 3.5 엔진을 탑재한 VG350 노블레스 프리미엄 모델로 최고출력 290마력, 최대토크 34.5kg.m의 강력한 파워를 자랑한다. 시승코스는 삼천포에서 출발해 해오름예술촌과 앵강휴게소를 거쳐 남해에 이르기까지 총81km의 해안도로였다.
스마트키를 들고 차량에 접근하자 아웃사이드 미러가 자동으로 펼쳐진다. 웰컴 시스템으로 기아차가 세계 최초로 적용한 신기술이다. 도어 손잡이에 조명이 켜지고, 문을 열면 실내등과 크롬가니쉬 무드 조명, 풋램프도 자동으로 켜져 탑승자의 감성 분위기를 자극한다.
주행감은 기대치보다 훨씬 강한 엔진파워를 느낄 수 있다. 6단 자동변속기가 탑재된데다 290마력의 출력을 지니고 있어, 비교적 부드러운 엔진사운드와는 달리 툭 치고 달리는 맛이 그만이다. 차체 중량이 1620kg이지만, 토크감이 좋아 차체가 가벼운 느낌이 들 정도로 가속력이 뛰어나다. 도로 여건 상 최고속도를 발휘할 수는 없었지만, 주행 성능은 경쟁모델에 비해 뒤지지 않는 것으로 판단된다. 또 시속 120~150km에서의 실내 정숙성도 괜찮다. 승차감은 너무 부드럽지도, 그렇다고 너무 딱딱한 느낌도 아니다. 안락한 승차감에 익숙해 있는 나이가 지긋한 국내 소비자들은 다소 불만을 내놓을 수도 있겠지만, 30~40대 초반의 젊은 층이나 유럽 소비자들에게는 적당한 서스펜션 세팅이라 하겠다.
시승코스는 대부분 해안을 끼고 있어 코너링이 적지 않았는데, 시속 70km 전후에서의 급격한 코너링에서는 언더스티어 현상이 발생한다. 전륜구동 차량으로서의 한계지만, 전반적인 핸들링은 나쁘지 않다. 다만, 급코너링 과정에서 차가 통통 튀기면서 가볍게 돌아간다는 느낌은 배재할 수 없다. 경쟁모델로 꼽히는 렉서스 ES350은 묵직한 느낌이 들면서 안정된 코너링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대비된다. 또 코너링 과정에서 앞차의 리어램프는 각도에 따라 한쪽만 보인다는 점은 시급히 개선되어야 할 대목이다.
▲기아차 브랜드 이미지 제고는 K7의 경쟁력
기아차 K7
K7은 기아차가 내놓은 최초의 준대형 세단으로 럭셔리함이 강조된 모델이다. 국내 시장에서의 경쟁모델은 그랜저와 SM7을 비롯해 어코드와 알티마, 토러스, ES350 등 쟁쟁한 모델을 꼽을 수 있다.
K7은 시승 결과, 디자인과 품질, 뛰어난 편의사양 등에서 상품성을 지닌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본격적인 해외 시장 진출과 뛰어난 품질을 지닌 수입차들과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상품성뿐 아니라 기아차 고유의 브랜드 이미지를 제고시키는 마케팅 전략이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