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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럭셔리와 날렵함이 공존하는”..포르쉐 파나메라 4

Porsche
2024-12-27 15:20
포르쉐 파나메라 4
포르쉐 파나메라 4

[데일리카 김경현 기자] “단 3초”

파나메라에 마음을 빼앗기는 데 걸린 시간이다. 포르쉐의 유일한 4도어 세단인 파나메라는 팔방미인이라는 수식어가 아깝지 않을 정도다. 벤츠 S클래스에 준할 정도로 고급스러운 승차감은 물론, BMW M8에 뒤처지지 않는 역동적인 운동 성능을 품었다. 여기에 여타 브랜드와 비교가 불가능한 고급스러운 실내 소재와 독보적인 외관도 갖췄으니, 그랜드 투어러(GT) 새로운 지평을 열어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사실상 단점이라고 꼽을만한 점이라고 하면, 평균 6개월가량 소요되는 출고 대기기간이라고 할 수 있겠다. 하지만 그마저도, 도로 위를 누비는 파나메라를 보며 자신의 차량을 상상하게 되는 즐거운 기다림이 될 것이라고 자부한다.

■ 오너드리븐과 쇼퍼드리븐을 아우르는..독보적인 파워트레인

포르쉐 파나메라 4
포르쉐 파나메라 4

포르쉐 파나메라 4는 배기량 2900cc 6기통 가솔린 트윈 터보 엔진과 8단 포르쉐 더블클러치(PDK) 미션, 4륜 구동 시스템이 합을 맞춘다. 덕분에 최고 출력은 355마력, 최대 토크는 51kg.m를 발휘한다. 정지 상태에서 100km까지 가속하는 데 5초밖에 걸리지 않으며, 최대 속도는 270km에 달한다.

부드러웠다. 엔진 회전수와는 상관없이 어떠한 상황에서도 고급스러운 필링을 연출해 냈다. 2톤을 상회하는 거구임에도 불구하고, 엔진과 변속기의 뛰어난 궁합 덕분에 동력 전달 시의 직결감과 매끄러움이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휴대전화를 무음 상태로 변경한 뒤, 내비게이션의 소리도 줄였다. 그저 나지막이 들려오는 엔진 사운드와 상체를 감싸주는 부드러운 시트에 몸을 맡겼다. 터보렉도 거의 느껴지지 않아 도심구간에서도 경쾌한 주행이 가능했다.

포르쉐 파나메라 4
포르쉐 파나메라 4

이내 드라이브 모드를 스포츠 플러스로 변경하자, 파나메라는 상반된 모습을 변신했다. 배기 시스템의 가변 플랩이 개방돼 존재감 넘치는 사운드를 연출해 냈다. 액셀러레이터의 반응 또한 민첩해졌으며, 미션의 변속 시점을 늦춰 고RPM을 적극 활용해 시원한 발진 성능을 뽐냈다. 아울러 미션의 로직 또한 변경돼 변속 시간은 단축됐으며, 시퀀셜 모드 사용 시의 자율성 또한 꽤 독보적이다.

사실 베이스 모델인 만큼 출력이 뛰어나다고 할 수는 없겠다. 아울러 고성능 차량을 경험해 봤던 소비자의 경우 답답함을 느낄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해당 트림의 목적성을 감안해보면 충분히 납득이 가능한 수준이다. 강력한 출력을 원한다면, 1000만원만 더 지불해 E-하이브리드 모델을 선택하면 된다. PHEV 차량인 만큼 경제성은 물론, 제로백이 1초가량 줄어들기에 합리적인 지출이 가능하다. 더욱 강력한 성능을 원한다면, 제로백 2.9초인 터보 S E-하이브리드도 마련돼 있다.

■ 낮에는 패밀리카, 밤에는 코너링 머신..뛰어난 드라이빙 능력

포르쉐 파나메라 4
포르쉐 파나메라 4

신형 파나메라는 포르쉐 액티브 서스펜션 매니지먼트(PASM)이 탑재된 어댑티브 에어서스펜션이 기본으로 장착된다. 해당 옵션은 전작부터 필수라고 불릴 만큼 완성도가 뛰어났기에 세부적인 평가는 큰 의미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도 한 가지를 꼭 짚고 넘어가야 한다면, 바로 드라이브 모드에 따른 극적인 변화를 꼽을 수 있겠다.

우선 컴포트모드의 경우 전반적으로 부드러운 승차감이 돋보였다. 정통 쇼퍼드리븐 차량과 비교할 정도는 아니었지만, 동급 그랜드 투어러 중에서는 가장 뛰어난 수준으로 평가할 수 있다. 그 진가는 고저 차가 있는 노면이나 요철 구간에서 발휘된다. 생각보다 서스펜션의 움직임 폭이 큰 편으로, 거동도 잘 정제돼 있어 쇼퍼드리븐으로도 손색없었다.

이어 스포츠플러스 모드로 변경할 경우 승차감이 파격적으로 변한다. 도로의 노면을 실시간으로 느낄 수 있었으며, 불필요한 움직임 또한 철저히 배제된다. 아울러 스티어링휠의 반응도 한박자 빨라지며. 유격은 최소화되고 조향감은 무거워진다.

포르쉐 파나메라 4
포르쉐 파나메라 4

급격한 코너링 구간에 들어서자, 감탄이 절로 나왔다. 철도 위의 기차처럼 매끄럽게 돌아나가는 거동은 여타 차들과는 비교 자체가 무의미했다. 액셀러레이터를 지그시 밟아봐도 노면을 놓치는 법이 없다. 그저 이상적인 레코드 라인을 그려나가며 제 성능을 뽐내기에 바빴다.

반면 연속되는 코너링 구간에서는 다소 굼뜬 모습을 보였다. 공차중량이 2톤을 상회하는 만큼 필연적이다. 그런데도 경쟁차종 대비 가장 뛰어난 주행 감각을 뽐낸다는 앞전의 평가는 그대로 유지된다. 이 덩치와 무게를 지닌 차량 중에 파나메라처럼 날쌘 주행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차량이 몇이나 될지 의문만 남았다.

■ 연령 불문 호감형 스타일..각종 편의 사항은 ‘덤’

포르쉐 파나메라 4
포르쉐 파나메라 4

파나메라4의 제원은 전장 5052mm, 전고 1423mm, 전폭 1937mm, 축거 2950mm로 큼지막한 덩치를 자랑한다. 그럼에도 날카로운 선과 유려한 곡선이 조화를 이뤄 스포티하면서도 우아함을 동시에 담아냈다.

전면부의 큼지막한 에어 인테이크와 6만 4000 이상의 픽셀을 갖춘 매트릭스 LED 헤드라이트는 포르쉐 특유의 DNA를 잘 연출해 냈다. 측면에서 바라볼 경우 낮고 긴 차체가 보는 이들의 시선을 집중시키기에 충분하다. 특히 유선형의 실루엣이 적용된 덕분에 바람을 가르며 날아가는 화살을 보는 듯한 느낌이 물씬 풍긴다.

후면부의 경우 압도적인 전폭으로 비롯되는 풍성함과 매끄러운 라인, 세로형 테일램프 덕분에 차량이 멈춰있음에도 불구하고 달리는듯한 느낌이 든다. 전동식 스포일러의 형태는 전작 대비 퇴화했지만, 전반적 완성도는 뛰어나다. 사실상 911이 벌크업에 성공한 느낌으로 생동감과 고풍스러움이 절로 느껴진다.

포르쉐 파나메라 4
포르쉐 파나메라 4

옵션도 풍부하다. 디지털 클러스터와 메인 디스플레이, 보조석 디스플레이까지 탑재됐다. 특히 보조석 디스플레이의 경우, 주행 중에도 애플 카플레이(Apple CarPlay) 또는 안드로이드 오토를 통해 스마트폰과 차량 데이터를 연동해 비디오 스트리밍과 음악 감상 등을 즐길 수 있다.

이외에도 파크 어시스트, 스티어링 휠의 주행 모드 스위치, 무선 충전 및 쿨링이 가능한 스마트폰 거치 공간, GPS 지원 자동 공기 순환 기능이 있는 개선된 미세먼지 필터 등 이전 세대보다 대폭 확장된 기본 사양이 제공된다.

■ 총평

포르쉐 파나메라 4
포르쉐 파나메라 4

살 이유가 충분하다. 성공의 대명사라고 불려도 무방하지 않다. 역대급으로 가장 강력한 출력을 품었음에도, 뛰어난 효율성과 승차감도 갖췄다. 아울러 기본 옵션도 대거 확대돼 진입장벽 또한 낮아진 만큼, 4도어 럭셔리 세단 구매를 염두하고 있는 소비자라면 필히 파나메라를 시승해보길 권한다.

파나메라 4의 국내 출시 가격은 1억 7670만원부터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