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카 하영선 기자] 친환경 전기차 시대가 열렸지만, 수요가 정체되는 캐즘 현상이 여전하다는 말이 나온다. 전기차 판매 대수는 늘고 있지만, 기대치에 못미치기 때문이다.
27일 자동차 업계 및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올해들어 지난 5월까지 전기차 신규등록은 총 6만 3277대로 전년 같은 기간 4만 2070대 대비 50.4%가 증가했다. 전기차 판매가 1.5배 성장한 수치지만, 업계의 당초 기대치를 훨씬 못미치는 수치라는 게 일반적인 해석이다.
글로벌 시장 조사 기업 엠브레인트렌드모니터가 현재 자동차를 보유 중이거나 운전 경험자 만 19~59세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2025 전기자동차 관련 인식 조사’를 실시한 결과, 배터리 화재사고와 관련된 이슈로 인해 전기 자동차의 안전성에 대한 우려가 크게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는 건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 적잖다.
그런만큼 자동차 소비자들은 순수 전기차보다는 ‘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PHEV)’와 같은 절충형 모델에 대한 선호도가 두드러지는 모습도 확인할 수 있다.
기아 EV6 스탠다드
대중 교통을 중심으로 전기차 도입이 확대되면서 버스와 택시 등에서의 전기차 이용 경험은 2022년 23.7%에서 올해들어 46.3%로 크게 증가한 점은 고무적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또 2022년 대비 올해들어 전기차를 이용해본 소비자는 카셰어링의 경우 13.1%에서 18.7%로, 차량 렌털 서비스는 15.0%에서 18.4%, 전기차 보유자는 3.7%에서 6.7%로 소폭 증가한 모습이다. 전기차의 대중화 단계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이와 함께 전기차의 운전 경험자의 상당수는 전기차 이용 전반에 만족감(59.8%)을 보였으며, 특히 소음 발생 정도(78.4%), 주행감(68.2%), 승차감(58.0%)등의 항목에서 긍정적인 평가가 두드러졌다.
제네시스 GV60
여기에 눈에 띄는 점은 ‘충전이 용이하다’는 답변도 20.6%에서 31.3%, 배터리 사용에 대한 심리적 만족도는 21.3%에서 27.0%로 한층 높아진 반응이었다.
‘이전 대비 동네 및 거주지에서 전기차 충전 인프라가 많아진 거 같다’는 답변도 41.8%에서 64.0%로 크게 증가해 전기차에 대한 체감도가 상승하는 분위기다. 그동안 전기차 사용 시 불편 요소로 지적돼온 충전 인프라 부족과 배터리 성능에 대한 불만이 소폭적으로 개선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엠브레인트렌드모니터는 이번 조사에서 전기차가 친환경차냐는 질문에는 71.8%에서 63.7%로 떨어지는 등 전기차 이미지가 실추하고 있다는 건 의외다.
더 뉴 EQS 450 4MATIC SUV
특히 ‘전기차가 불안하다’고 생각하는 답변은 2022년 13.9%에서 올해들어 무려 45.3%로 급증했다. ‘전기차가 위험하다’는 답변도 5.8%에서 41.3%로 소비자 인식이 크게 변화됐다.
이는 전기차의 기술 발전에도 불구하고, 열폭주 현상 등 전기차 화재 발생에 대한 안전성은 여전히 해소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는 게 엠브레인트렌드모니터 측의 붆석이다.
설문에 응한 자동차 소비자들은 여전히 ‘전기차 기술력이 부족하다’는 응답이 45.8%에서 53.0%, ‘전기차는 아직은 시기상조’라는 답변도 24.8%에서 32.2%로 인식하고 있다.
뉴 i4 M50 xDrive
실제로 전체 응답자의 상당수가 전기차 화재 사고 뉴스를 접한 이후 전기차에 대한 인식이 안 좋아진 것 같다(81.6%)는 데에 공감을 보여, 전기차 배터리 화재 사고와 관련된 이슈들이 소비자들의 불안감을 키운 주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엠브레인트렌드모니터 관계자는 “향후 전기차의 확산과 활성화를 위해서는 전기차의 화재 안전성 문제로 인한 소비자 불안을 해소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포인트”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