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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벤츠·BMW만 보던 시대는 끝”..아우디 A5 40 TFSI 콰트로

Audi
2025-09-24 15:47:30
더 뉴 아우디 A5
더 뉴 아우디 A5

[데일리카 김경현 기자] ‘아우디의 전성기’ 라고 하면, 은빛 탄환처럼 쏜살같이 아스팔트를 미끄러지던 세단을 먼저 떠올리게 된다. 영화 속 단골로 등장하며 대중들의 머릿속에 아우디의 이미지를 각인시킨 것도 바로 그 장면이었다.

하지만 SUV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세단의 자리는 점차 좁아졌고, 라인업의 업데이트도 늦어지며 제 빛을 발하지 못 했다. 그러나 다시금 그 맥을 잇겠다는 듯, 아우디가 새로운 답을 내놓았다. 볼륨 모델은 아니지만, 충분히 눈길을 끌 만하다.

2007년 첫 출시 이후 진화를 거듭해 어느덧 3세대에 이른 A5는 이번 세대에서 완성도를 한층 높였다. 직접 마주한 신형 A5는 기대 이상이었으며, 대부분의 영역에서 높은 점수를 줄 만했다. 빠르고 좋은 차는 많지만, 이렇게 다루기 쉽고 일상 주행에서 편안함까지 제공하는 차는 흔치 않다.

민첩한 차체 움직임 덕분에 도심은 물론 어떤 주행 환경에서도 부담이 없었고, 적당한 차체 크기로 공간 활용성도 만족스러웠다. 여기에 아우디 특유의 고속 안정성이 더해지며 ‘편안함과 역동성’을 동시에 갖췄다.

아우디 A5
아우디 A5

경쟁 모델로는 BMW 3시리즈와 메르세데스-벤츠 C클래스가 있지만, A5는 내연기관 및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 전용으로 새롭게 개발된 ‘PPC(Premium Platform Combustion)’ 플랫폼을 기반으로 차체 크기에서도 우위를 확보했다.

파워트레인은 2.0리터 4기통 가솔린 터보 엔진과 7단 S 트로닉 자동변속기의 조합이다. 최고출력 204마력, 최대토크 34.67kg·m를 발휘한다. 덕분에,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6.8초 만에 도달한다. 수치상으로는 평범해 보이지만 실제 주행 감각은 기대 이상이다.

저속 구간에서는 듀얼클러치 특유의 울컥거림이 가끔 느껴지지만, 엑셀러레이터 반응에 익숙해지면 불편하지 않다. 초반 가속 시 적극적인 킥다운 덕분에 경쾌한 출발이 가능하고, 중·고속 영역에서도 힘 있게 밀어붙인다. 진동과 소음 억제력도 만족스럽다. 엔진 회전수가 3000rpm 부근에 도달해야 비로소 소음이 들리기 시작하며, 불쾌한 진동은 좀처럼 전해지지 않는다.

물론 폭발적인 발진 성능은 기대하기 어렵지만, 일상 주행에서는 부족함이 없다. 오히려 정제된 질감과 경쾌한 가속감이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아우디 A5
아우디 A5

한마디로 정리하면, 일상용으로는 40 TFSI 트림만으로도 충분하다. 단순히 가속력뿐만 아니라 주행 질감과 편의성까지 고려했을 때 A5의 파워트레인은 상당히 완성도가 높다.

승차감은 기교 없이 담백하다. 서스펜션을 무리하게 풀어 부드럽게 만들지도, 반대로 단단히 조여 스포츠 세단을 표방하지도 않는다. 담백한 주행 질감 덕분에 차체 크기를 잊을 정도로 자연스러운 승차감이 일품이다. 요철 구간에서도 만족스러웠고, 고른 노면에서는 더할 나위 없었다. 다만 특정 임계치에서는 휠하우스로부터 전해지는 진동이 느껴지기도 했지만 경쟁 차종 대비 우위에 있었다.

세차게 몰아붙여도 좀처럼 흐트러지지 않았다. 콰트로 모델인 만큼 휠스핀도 허용하지 않았고, 후륜에서 자연스럽게 밀어주는 구동 감각은 만족스러웠다. 경쟁 차량처럼 코너를 과도하게 감아돌지도 않았고, 스포츠카라는 착각을 일으킬 만큼 과장되지도 않았다. 누구나 쉽게 다룰 수 있는 승차감은 정말 독보적이다.

시트도 만족스러웠다. 스포츠 시트가 적용돼 헤드레스트 조절은 불가능하고 쿠션감도 그리 부드럽지는 않지만, 이상적인 자동차 시트의 조건인 ‘너무 딱딱하지도, 너무 부드럽지도 않은 중간값’을 구현했다. 여기에 한국 시장에서 선호도가 높은 통풍·열선 시트를 갖췄으며, 헤드레스트에 내장된 스피커 역시 단순한 기술 과시가 아니라 실사용 만족도를 높였다.

아우디 A5
아우디 A5

A5의 제원은 전장 4835mm, 전고 1455mm, 전폭 1860mm, 축거 2892mm다. 제원만 놓고 보면 세그먼트를 단번에 구분하기 어렵다. PPC 플랫폼이 적용된 첫 번째 모델로, 전작 대비 덩치를 대폭 키워 전장이 A4(B9)보다 110mm, A5 스포트백보다 102mm 늘어났다. 현행 BMW 3시리즈(G20)보다도 130mm 길어 사실상 중형급에 해당한다. 축거 역시 A4 대비 72mm, A5 스포트백 대비 77mm 늘어나 실내 거주성이 크게 향상됐다.

외관 디자인은 호불호 없이 세련됐다. 긴 휠베이스와 낮고 스포티한 차체 비율이 역동성과 우아함을 동시에 표현한다. 쿠페 스타일 루프라인과 후면 유리까지 모두 열리는 테일게이트는 실루엣의 완성도와 트렁크 활용성까지 높여 아우디의 새로운 세단 디자인 콘셉트를 보여준다.

가장 칭찬할 만한 부분은 인테리어 변화다. 기존 아우디는 운전 몰입도를 높이기 위해 대시보드를 낮게 설계했고, 디스플레이도 눕혀 직관적으로 조작할 수 있도록 했다. 몰입도와 편의성은 뛰어났지만, 빛 반사가 심하고 화면 크기가 경쟁 차량 대비 작아 보였다는 점이다. 그러나 신형 A5는 다르다. 대시보드를 살짝 높이면서도 경쟁 차량보다 낮은 수준을 유지했고, 디스플레이는 운전자에게 더 가깝고 각도를 세웠다.

11.9인치 버추얼 콕핏, 14.5인치 MMI 터치 디스플레이, 10.9인치 조수석 디스플레이가 결합된 파노라믹 ‘디지털 스테이지’는 운전자와 탑승자 모두에게 직관적이고 몰입감 있는 경험을 제공한다. 마치 영화관에 앉아 있는 듯한 감각이다. 블랙 하이그로시 소재 사용도 줄어 관리가 한결 수월해졌다.

아우디 A5
아우디 A5

옵션도 눈길을 끈다. 아우디 최초로 적용된 투명도 조절이 가능한 ‘스위처블 파노라믹 루프’, AI 기반 아우디 어시스턴트, 다양한 앱을 다운로드해 사용할 수 있는 아우디 어플리케이션 스토어 등이 조화를 이뤄 미래형 인테리어의 면모를 보여준다.

주행 환경과 상황별로 다양한 시그널과 컬러를 설정할 수 있는 다이내믹 인터랙션 라이트, 최대 8가지 라이트 시그니처를 지원하는 진보된 헤드·테일램프, 전 라인업에 기본 제공되는 스포츠 시트, 앞좌석 통풍·열선 시트, 이중 접합 유리, 전동식 스티어링 칼럼 등 프리미엄 사양도 빠짐없이 담겼다.

아울러, 뱅앤올룹슨 사운드 시스템의 만족도도 높았다. 3D 사운드의 공간감이 잘 구현됐고, 베이스를 크게 키우거나 고음을 강조해도 소리가 뭉개지지 않고 선명하게 전달됐다.

새로운 아우디 A5는 단순히 ‘준중형 세단’이라는 틀을 뛰어넘는다. 경쟁 모델과의 비교에서 차체 크기와 공간성, 주행 감각, 인테리어 완성도까지 모든 영역에서 한 단계 높은 기준을 제시했다. 특히 누구나 쉽게 다룰 수 있는 편안함과 고속 안정성, 그리고 세련된 디자인과 첨단 디지털 인테리어는 ‘프리미엄 세단의 새로운 정의’를 담아낸다.

결국 A5는 더 이상 벤츠와 BMW의 뒤를 쫓는 도전자가 아니다. 일상 속 안락함과 다이내믹한 주행의 즐거움, 그리고 아우디만의 디지털 혁신까지 더해 ‘독일 프리미엄 3강 구도’를 뒤흔들 수 있는 새로운 카드로 자리 잡았다.

아우디 A5 40 TFSI Quattro의 국내 판매 가격은 5789만원부터 시작된다.

아우디 A5
아우디 A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