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카 하영선 기자] 전기차와 내연기관차의 초기 품질 문제점수가 대등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AV시스템은 전기차가 내연기관차를 앞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컨슈머인사이트(대표 김진국)는 새차 구입 후 1년 이내(’24년 7월~’25년 6월 구입)인 소비자에게 그 간 경험한 문제점에 대한 리서치 결과 전기차는 140 PPH, 내연기관차는 118 PPH로 조사됐다고 16일 밝혔다.
PPH(Problems Per Hundred)는 100대당 문제점 수를 의미한다. 초기품질 평가 부문은 총 12개였으며, 측정 항목은 내연기관 185개, 전기차 172개로 구성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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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전기차의 초기품질 문제점수가 내연기관차 대비 여전히 1.2배가 높았지만, 지난 2년 연속 1.6배 차이였던 걸 고려할 때 전기차의 체감 품질 개선이 빠르게 진행된 것으로 분석된다.
전기차의 체험 문제점 수는 작년(190 PPH) 대비 약 26%(50 PPH) 감소했다. 문제점을 경험한 소비자 비율도 55%에서 43%로 12%p 감소했다. 반면 같은 기간 내연기관차의 문제점 수(119→118 PPH)는 사실상 변화가 없었고, 문제 경험 소비자 비율은 2%p 감소(38%→36%)에 그쳤다.
이 결과 내연기관 대비 전기차 문제점 경험자 비율도 전년 1.4배에서 1.2배로 줄어들어 전기차 구입자의 체감 품질 개선이 확인된다.
문제점 부문별로는 △소음·잡소리(전기차 26.2 PPH, 내연기관차 18.9 PPH)가 제일 많았고, 이어 △전기장치·액세서리(25.0 PPH, 16.8 PPH)였다. 전기차는 △AV시스템 △온도조절·환기장치 △차체·도장·몰딩·누수 △브레이크 순이었고, 내연기관차는 △구동계 △AV시스템 △핸들·조향장치 △브레이크 순으로 차이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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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 구동장치(전기차의 배터리, 내연기관차의 엔진)보다 소음·잡소리, 전기장치·액세서리 등 감성적 부문의 문제점 경험이 더 많았던 건 눈에 띈다. 이는 주요 기계 부품의 신뢰성, 특히 전기차의 배터리 품질은 안정화된 반면 조립 완성도, 내장 마감 등 세부 영역에 대한 불만이 남아 있음을 의미한다.
전기차의 소음·잡소리 문제 경험률이 내연기관차보다 높은 역설적 현상은 계속되고 있다. 전기차 특유의 정숙성으로 인해 미세한 소음이 더 부각되기 때문으로 해석되나, 차체 강성 보강과 함께 감성적 불쾌감을 최소화하는 종합적 품질 관리도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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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를 원산지별로 비교했을 때 국산(139 PPH)과 수입차(140 PPH)의 차이는 거의 없었다. 다만 국산차는 △내장·인테리어 △소음·잡소리 △구동계에서, 수입차는 △전기장치·액세서리 △브레이크 △AV시스템에서 상대적으로 더 많은 문제점이 지적됐다. 각각 강점을 보이는 품질 영역이 뚜렷하게 다른 만큼 취약 부분을 보완하는 전략이 필요해 보인다.
김진국 컨슈머인사이트 대표는 “전기차의 초기 품질이 전방위적으로 개선되는 추세임은 분명하다. 초기시장에서 나타났던 배터리·전장 관련 결합은 많이 해소됐고, 내연기관과의 품질 격차도 빠르게 좁혀지고 있다”며 “부품 결함이나 오류 발생을 줄이는 수준을 넘어 소비자가 경험하는 정숙성, 내장품질, 조작 경험 등 체감 품질을 향상시키는 단계로 전환이 요구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