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카 김경현 기자] 최근 현대차가 선보인 고성능 전기 세단 아이오닉 6 N에는 최신 기술이 대거 적용됐다. 단순한 출력 경쟁을 넘어 주행 감각과 트랙 성능을 극대화한 차량인 만큼 곳곳에서 섬세한 배려가 돋보인다.
우선 주행 성능을 높이기 위해 하체가 강화됐다. 단순히 세팅만 바꾼 것이 아니라, 주요 부품까지 새로 설계했다. 서스펜션 지오메트리를 전면 수정해 로워 암과 허브 캐리어, 링크 각도와 연결 위치를 조정하고 롤 센터를 낮췄다. 이로써 한계 주행 시 접지력을 높이고 코너링 중 차체 움직임을 정교하게 제어할 수 있게 됐다.
캐스터 트레일도 늘려 직진 안정성과 조향 복원력을 강화했다. 또 스트로크 감응형 ECS(전자제어 서스펜션) 댐퍼를 새로 적용했다. 노면 상태에 따라 감쇠력을 실시간으로 조절해 트랙과 일상 주행 모두에서 균형 잡힌 승차감을 구현했다.
차체는 기본형 대비 용접점과 접착제를 늘렸고, 도어 개구부와 트렁크 주변에는 보강 구조물을 추가했다. 언더커버는 유리섬유 강화 플라스틱(GFRP) 소재를 사용해 강성을 높였다. 전륜에는 하이드로 G부싱, 후륜에는 듀얼 레이어 부싱을 적용해 진동을 줄이고 주행 안정성을 확보했다.
주행 특화 기술도 대폭 강화됐다. 드리프트를 돕는 ‘N 드리프트 옵티마이저’는 세부 설정 기능을 추가해 드리프트 각도와 휠 스핀 정도를 10단계로 조절할 수 있다.
가상 변속 시스템 ‘N e-쉬프트’는 모든 주행 모드에서 작동한다. 일상 주행에서도 변속의 짜릿함을 느낄 수 있으며, N 런치 컨트롤과 N 그린 부스트, N 토크 디스트리뷰션과도 연동된다.
가상 사운드 시스템 ‘N 액티브 사운드 플러스’도 개선됐으며 이그니션, 에볼루션, 라이트스피드 등 세 가지 음향 콘셉트를 제공한다. 실내 스피커 6개 존을 개별 제어해 입체적인 사운드를 구현하는데 완성도가 생각보다 높다. 이어 ‘N 앰비언트 쉬프트 라이트’는 N e-쉬프트와 연동돼 변속 타이밍을 무드램프로 표시한다.
현대차 아이오닉 6 N
배터리 관리 기능도 한층 강화됐다. ‘N 배터리’는 드래그, 스프린트, 엔듀런스 등 세 가지 모드로 배터리 온도를 사전 제어한다. 특히 7kW 배터리 히터를 적용해 저온 상태에서도 컨디셔닝 시간을 단축했다.
후륜에는 2-스테이지 듀얼 인버터 모터가 탑재됐다. SiC 인버터와 Si 인버터를 병렬 제어해 고속·고부하 영역에서 최대 1.7배의 출력을 낸다. 덕분에 효율도 기존 대비 3% 개선됐다.
제동 성능도 주행 성능 못지않게 강화됐다. 전기차 특성을 활용해 회생제동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N 페달’과 ‘N 회생제동’이 적용됐다. N 페달은 가속 페달을 놓는 순간 회생제동을 빠르게 걸어 앞바퀴 접지력을 높이고 코너링 성능을 강화한다. 회생제동 강도는 3단계로 조절할 수 있으며, 모터 응답성과 구동력 분배도 함께 바뀐다.
e-LSD(전자식 차동제한장치)와 회생제동을 함께 제어해 코너 진입부터 탈출까지 선형적이고 예측 가능한 움직임을 구현한다. N 페달과 연계된 제어 로직으로 코너링 라인을 따라가는 감각을 높였다.
회생제동은 기본 모드와 N RBM(N Regen Brake Maximize) 모드로 나뉜다. 기본 모드는 후륜만 개입하지만, N RBM 모드는 앞뒤 바퀴 모두 회생제동을 활용한다. 스포츠·N 모드에서는 상시 N RBM이 작동하며, ABS 개입 시에도 최대 0.35g까지 감속이 이뤄진다.
트랙 전용 기능도 갖췄다. ‘N 트랙 매니저’는 주행 기록, 고스트카, 랩타임 분석 기능을 제공한다. ‘N 레이스 캠’은 주행 영상을 빌트인 캠으로 촬영하며 G-포스, 스티어링 각도, 속도, 페달 조작량 등을 동시에 기록한다. 천장에는 액션캠을 장착할 수 있는 마운트가 마련됐고, ‘TPMS 커스텀 모드’를 통해 공기압 경고를 비활성화할 수 있다.
박준우 현대자동차 N매니지먼트실 상무는 “아이오닉 6 N은 단순히 빠른 전기차가 아니라 운전자가 예측 가능한 퍼포먼스를 통해 한계까지 주행할 수 있는 차다”며 “전기 고성능차의 새로운 스탠더드를 제시하고자 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