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일본)=데일리카 하영선 기자] 지난 1967년 출시돼 3세대를 거친 토요타의 최고급차 센추리(Century)가 독립 브랜드로 공식 출범했다. 제네시스가 대중 브랜드 현대차에서 벗어나 프리미엄 브랜드로 변신한 것과 같은 의미다. 토요다 아키오 토요타자동차그룹 회장은 “센추리 브랜드는 일본의 자존심”이라고 추켜세웠다.
아키오 회장은 29일(현지시각) 도쿄 빅사이트에서 열린 ‘2025 재팬 모빌리티쇼’ 미디어데이 현장에서 센추리 브랜드의 출범을 알리며 이 같이 전했다.
그는 “센추리는 ‘최고봉’이자 ‘격(格)이 다른 자동차’로 저는 일본을 짊어지고 태어난 차라고 생각한다”며 “센추리는 단순한 자동차 이름이 아니라 일본에서 ‘앞으로의 100년’을 만들어 가는 도전이 바로 센추리”라고 설명했다.
그는 “단순히 자동차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일본인의 머리와 손으로 일본의 자동차 공업을 세워야 한다”는 토요타 창업자 토요다 기이치로의 말을 떠올리며 “1930년대 ‘일본인은 자동차를 만들 수 없다’고 여겨지던 시대에 그가 만들고자 했던 것은 ‘토요타’라는 회사가 아니라 ‘일본의 자동차 산업’이었다. 그 뜻에 공감한 동료들과 함께, 기이치로의 도전이 시작됐다”고 과거를 회상했다.
그는 또 “토요타 설립 1년 후인 1938년에 합류한 토요타 최초의 주사(主管)였던 나카무라 켄야가 1963년부터 센추리의 개발, 생산, 판매 전반에 일관되게 이끌었다”며 “토요타가 ‘세계에서 통할 수 있는 최고급 자동차’를 만들 수 있겠느냐는 회의적인 시선이 당연히 있었지만 (이를 일궈냈다)”고 센추리 개발 배경을 소개했다.
토요타그룹 센추리 (Century), 독립 브랜드 출범 (2025 재팬 모빌리티쇼)
아키오 회장은 “전통은 나중에 자연스럽게 생겨나는 것, 지금까지 없던 새로운 고급차를 만들자, 지금의 고급차들이 가진 아킬레스건은 새로운 일을 하지 못하는 것이다”라며 나카무라 개발자가 센추리에 적용한 대담한 아이디어와 혁신적인 기술 도전 정신을 강조했다.
참고로 센추리 엠블럼은 에도 시대의 나가하마 금공예(江戸長金), 시트 원단은 니시진 직물(西陣織) 등 일본의 전통 문화를 센추리 고급차에 적극적으로 융합됐다. 이렇게 탄생한 센추리는 토요타의 명예회장이었던 토요다 쇼이치로가 1세대와 2세대, 3세대에 걸쳐 타고 다닌 ‘평생의 애마’로도 불렸다.
쇼이치로 명예회장은 “고속도로를 달릴 때 직진성은 확실히 확보해라”, “바람 대응은 괜찮은가?” 등 매일 뒷좌석에서 엔지니어에게 개선돼야 할 항목을 지시하는 등 센추리에 집착했다는 것.
아키오 회장은 “1세대 센추리가 탄생한 지 반세기가 넘은 지금, 오늘날 일본은 ‘잃어버린 30년’ 이라는 말이 익숙할 정도로 활기와 생기를 잃은 듯하다”며 “센추리는 토요타자동차의 단순한 하나의 브랜드가 아니다. 일본의 마음, ‘재팬 프라이드’를 전 세계에 전하는 브랜드가 되도록 성장시켜 나갈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토요다 아키오 회장은 이번 센추리 브랜드의 출범을 통해 일본 자동차 산업에 다시 활기를 불어넣을 것이라고 자신의 확신을 전 세계에 전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