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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좋은 건 다 넣었다”..2026년형 르노 그랑 콜레오스 하이브리드

Renault Korea
2025-10-30 14:57
2026년형 르노 그랑콜레오스
2026년형 르노 그랑콜레오스

[데일리카 김경현 기자] 르노 그랑 콜레오스가 한층 더 완벽해진 모습으로 돌아왔다. 새롭게 적용된 실내 컬러, 개방감을 키운 파노라마 선루프, 아웃도어 활동에 최적화된 에스카파드 사양까지 추가됐다. 단순한 연식 변경 수준의 손질이 아니다. 소비자들의 피드백을 적극 파악하고 채워 넣었다.

사실 르노코리아가 내놓은 주요 모델은 초반 시장 반응이 모두 강했다. SM6는 국산차 시장에 ‘프리미엄 중형 세단’ 개념을 전면화한 모델로, 출시 당시 풀옵션 가격이 국산 준대형 6기통 가솔린 세단의 상위 트림과 겹치거나 이를 상회했음에도 잘 팔렸다. QM6 역시 비교적 합리적인 가격과 실사용 측면에서의 완성도를 앞세워 중형 SUV 수요를 대거 흡수했다.

두 차종 모두 데뷔 초반에는 시장 내 입지를 단기간에 확보하며 세그먼트 내 구도를 흔들 수 있을 정도의 판매력을 보였다. 문제는 이후 상품성 유지 단계였다. 부분변경과 완전변경 주기가 길어지면서, 초기 경쟁력이 시간이 지날수록 약화됐다. 주행 성능, 편의사양, 첨단 안전장비 등 주요 항목이 동급 경쟁 차종 대비 빠르게 고도화되는 동안, 르노코리아의 대표 차종들은 이에 상응하는 개편 없이 동일한 패키지를 장기간 유지했다.

결과적으로 르노코리아의 주력 차종은 출시 직후 단기간 판매 상승을 반복했으나, 상품성 업그레이드 속도가 시장 변화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이후 수요를 지속적으로 확보하는 데 한계를 보이는 구조가 반복됐다.

2026년형 르노 그랑콜레오스
2026년형 르노 그랑콜레오스

르노그룹은 애초에 국내 완성차 업체들처럼 짧은 주기로 상품성을 보강하는 전략을 취해 오지 않았다. 신차 투입 주기가 길었고, 부분변경은 사례 자체가 적었으며, 이뤄지더라도 변화가 제한적이었다. 따라서 국내 시장의 개선 속도를 따라가지 못한 것이다.

하지만 르노코리아는 이번 그랑 콜레오스는 이 반복된 구조를 끊겠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프랑스 본사의 일정과 사양 구성에 전적으로 의존하지 않고, 한국 시장 수요에 맞춘 타이밍과 패키지를 독자적으로 조정하려는 의지가 확인된다는 점에서다.

따라서 이 차는 단순한 연식변경 모델이라기보다, 르노코리아가 과거의 한계를 해소할 수 있는지 가늠하는 첫 시험대에 가까운 2026년형 르노 그랑콜레오스 하이브리드를 시승해봤다.

파워트레인의 경우 1.5리터 4기통 가솔린 터보엔진과 자동 3단 변속기가 탑재됐다. 여기에 하이브리드 시스템까지 더해져 시스템 합산 최고출력 245마력을 발휘한다. 공인 연비는 복합 기준 15.7km/l에 달한다.

2026년형 르노 그랑콜레오스
2026년형 르노 그랑콜레오스

사실상 파워트레인에서 흠 잡을 만한 곳이 없었다. 가속력이 뛰어나다고 할 수는 없지만, 일반적인 주행 상황에서 부족함을 느낄 수 없는 수준이다.

순수 전기 주행 비중도 인상적이다. 웬만한 도심·저부하 구간에서는 사실상 엔진 개입이 거의 없다. 배터리와 전기모터가 실질적으로 주행을 담당하고 내연기관은 발전기 역할을 수행하는 EREV(Extended-Range Electric Vehicle)를 떠올리게 할 정도다.

주행 모드에 따른 성격 차별화도 장점이다. 일반적으로 국내 차종은 드라이브 모드 변경 시 가속 페달 반응(민감도)만 달라지는 경우가 많다. 그랑 콜레오스는 이와 다른 접근을 취한다. 에코 모드에서는 가속 페달을 깊게 밟아도 즉각적으로 치고 나가지 않도록 제어해 효율 우선의 주행 감각을 유지한다. 출력 제어, 응답 특성까지 통합적으로 조율한 셋업으로 모드 간 캐릭터가 명확히 갈린다.

스포츠 모드에서는 내연기관 개입이 훨씬 적극적으로 이뤄진다. 배기량 특성상 고부하 영역에서 힘이 떨어지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들 수 있으나, 엑셀러레이터를 끝까지 밟고 달려봐도 답답함은 느낄 수 없다. 필요한 구간에서 즉각적인 토크를 확보해주는 전기모터의 개입과 변속기의 세팅이 겹치면서, 체급 대비 납득할 만한 가속 성능을 확보한다.

2026년형 르노 그랑콜레오스
2026년형 르노 그랑콜레오스

기대보다 걱정이 앞선 3단 변속기도 만족스러웠다. 고속 주행시에도 사용되는 엔진 회전수도 낮았고, 변속의 질감도 부드러웠다. 다만 엔진이 개입할 때 소음과 진동은 꽤 들려오는 편이다. 다만 이를 단점으로 단정하기는 어렵다. 전체적인 차량의 정숙성이 높다 보니 전환 시점이 도드라져 들릴 뿐, 절대적인 소음·진동 수준이 동급 대비 뒤처진다고 보기는 어렵다.

승차감은 전반적으로 부드럽다. 서스펜션과 댐퍼가 비교적 소프트하게 세팅돼 있어 요철이나 포장이 매끄럽지 않은 구간에서도 차체가 강하게 튀어 오르지 않고 한 번 걸러서 전달한다. 덕분에 일상 주행, 도심 제한속도 구간에서 세단 못지 않은 부드러움이 느껴진다.

다만, 규정 속도 넘기고 고속 주행을 이어가거나 산길 와인딩처럼 반복적인 하중 이동이 큰 상황에서는 차체의 롤과 피칭이 눈에 띄게 드러난다. 처음에는 거동이 다소 불안정하게 느껴질 수 있다. 다만 실제로 노면을 놓치거나 라인이 크게 흐트러지는 수준까지는 가지 않는다. 차체 지지력 자체는 확보됐고, 스티어링의 응답도 과하게 느슨하지 않아 결과적으로는 의도한 궤적을 유지해낸다.

정리하면, 콜레오스는 ‘단단하게 묶어 고속에서 끈끈하게 버티는’ 타입이 아니라 ‘일상 영역을 우선시한 편안한 세팅’에 가깝다. 가족 SUV로 쓰는 전개를 생각하면 우선순위가 어디에 있는지 명확하다.

2026년형 르노 그랑콜레오스
2026년형 르노 그랑콜레오스

2026년형 그랑 콜레오스는 단순한 연식 변경이 아니라 상품성을 전반적으로 재정비한 수준의 변경이 이뤄졌다.

우선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 개선됐다. ‘openR(오픈알) 파노라마 스크린’은 사용자 인터페이스(UI)를 손보고 공조 위젯을 추가해 조작 편의성을 높였다. 차량 내 엔터테인먼트 기능도 강화됐다. 최대 20종의 ‘R:아케이드 게임’과 차량용 노래방 서비스 ‘R◆beat(비트)’를 지원한다.

다만 노래방 기능은 실제 사용 시 반주와 보컬 입력 간 박자가 한 박자 가량 밀리는 인식 지연이 확인돼 추후 개선이 필요한 부분으로 보인다.

기존 차량 보유 고객 역시 FOTA(무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해당 기능을 순차적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며, 1년 무상 이용 이후 유료 전환 동의를 받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2026년형 르노 그랑콜레오스
2026년형 르노 그랑콜레오스

내·외장 사양도 강화됐다. 에스프리 알핀(Esprit Alpine)과 아이코닉 트림에는 무광 계열의 신규 외장 컬러 ‘새틴 유니버스 화이트’가 추가됐다. 에스프리 알핀 트림 실내에는 ‘퓨어 라이트 그레이’ 나파 인조가죽 시트가 투입됐으며, 로장주 엠블럼과 모델명 레터링은 새틴 블랙으로 통일해 시각적 완성도를 높였다. 신규 조합은 색감과 형태가 모두 고급스럽고 차급 이상의 인상을 준다.

고객 선호 편의 사양으로 꼽혀온 파노라마 선루프는 에스프리 알핀과 아이코닉 트림에 확대 적용됐다. 이 선루프는 유리 패널이 차체 지붕 위로 올라가는 ‘탑 슬라이더’ 방식을 채택해 2열 헤드룸 침해를 최소화했다. 주행풍을 줄이는 윈드 디플렉터도 적용해 개방감 확보와 실내 정숙성 유지를 동시에 노렸다.

또한 아웃도어 수요를 겨냥한 스페셜 에디션 ‘그랑 콜레오스 에스카파드(Escapade)’가 추가됐다. 에스카파드는 파노라마 선루프를 기본으로 한 ‘선루프 버전’과 전용 루프박스를 탑재한 ‘루프박스 버전’으로 구성된다.

외관은 에스카파드 전용 20인치 다크 틴티드 하이랜드 알로이 휠과 블랙 바디 키트, 블랙 휠 아치 몰딩, 블랙 사이드 몰딩 등을 적용해 오프로드 콘셉트를 강화했다. 실내에는 퀼팅 라이트 브라운 가죽 시트, 전용 커스터마이징 플레이트, 미끄럼 방지 블랙 러버 매트를 기본 적용해 캠핑·레저 환경에 맞춘 활용성을 강조했다.

2026년형 르노 그랑콜레오스
2026년형 르노 그랑콜레오스

종합하면, 2026년형 그랑 콜레오스는 단순한 연식 변경이 아니라 르노코리아가 국내 시장 요구에 맞춰 상품성을 실제로 끌어올리기 시작했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인포테인먼트 고도화, 신규 컬러와 파노라마 선루프 확대, 아웃도어 특화 사양까지 전반의 개선 폭이 뚜렷하며, 일부 기능(인카 노래방 등)에서 보완 과제가 남아 있음에도 핵심은 명확하다. 출시 초반만 강하고 이후 대응이 늦었던 과거와 달리, 이제는 ‘지속적으로 손을 본다’는 의지가 차에 반영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중형 SUV를 고려 중인 소비자라면 우선 검토할 만한 2026년형 그랑 콜레오스 하이브리드의 국내 판매 가격은 3814만원부터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