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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젊어진 벤츠의 결론”..벤츠, CLE 53 AMG 4MATIC+ 카브리올레

Mercedes-AMG
2025-11-06 15:10
메르세데스AMG CLE 53 4MATIC 카브리올레
메르세데스-AMG CLE 53 4MATIC+ 카브리올레

[데일리카 김경현 기자] 메르세데스-벤츠는 변화가 필요했다. 성공의 대명사였지만 수요층은 더 젊어지고 저변은 넓어졌다. 브랜드는 더 젊고, 더 화려해져야 했다.

이에 대대적인 개편을 단행했다. 2020년 9월 신형 S클래스가 신호탄이었다. 외관은 한층 젊어졌고, 실내는 고풍스러움에서 세련되고 화려한 감각으로 전환했다. 우려와 달리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이어 2021년 3월 C클래스를 선보이며 가격 전략을 본격 전환했다. 베이스 모델 시작가는 전작 대비 약 1500만원 올랐지만 호평이 이어졌고, ‘베이비 S클래스’라는 별칭을 얻었다. 이후 E클래스(2023년 8월)와 SL클래스도 같은 방향으로 손봤다.

그 흐름의 정점이 CLE라고 할 수 있다. C클래스 쿠페와 E클래스 쿠페를 아우르는 모델로, 자칫 애매해질 수 있었지만 벤츠는 균형을 찾아냈다.

C클래스의 경쾌한 주행 감각과 스포티한 디자인, E클래스의 부드러운 승차감과 고급스러움을 결합했다는 평가가 뒤따랐다.

메르세데스AMG CLE 53 4MATIC 카브리올레
메르세데스-AMG CLE 53 4MATIC+ 카브리올레

그런 CLE가 AMG의 손길을 거쳐 돌아왔다. 이번 시승차는 CLE 53 AMG 4MATIC+ 카브리올레다.

파워트레인의 경우 6기통 3리터 가솔린 터보 엔진과 자동 9단 변속기가 탑재됐다. 덕분에 최고 출력은 449마력, 최대토크는 57.1kg.m를 발휘한다. 정지 상태에서 100km/h까지 가속하는데 소요되는 시간은 불과 4.4초다.

전반적인 주행 감각은 기존 AMG 라인업 대비 상당히 온화하다. 오히려 4기통 엔진을 쓰는 43 AMG 라인업이 더욱 날카롭게 느껴진다. 배기음도 정제됐다. 간헐적으로 팝·뱅(pop & bang)이 터지지만, 전형적 AMG 특유의 과격한 사운드를 기대했다면 아쉬울 수 있다. 체감 볼륨과 톤은 오히려 43 AMG가 더 크고 공격적이다.

다만 가속 페달을 깊게 밟으면 성격이 달라진다. 배기량 덕분에 터보렉은 느낄 수 없으며, 전 구간에서 부드럽지만 강하게 치고 나간다. 4000rpm 전후부터 부스트가 빠르게 올라 정점으로 치닫고, 제트기가 활주로 끝을 향해 가속하는 듯한 일관된 추진력이 이어진다.

정리하면 63 라인업처럼 날것의, 그렇다고 43 라인업처럼 거칠게 쥐어짜는 질감도 아니다. CLE 450의 유순한 베이스 위에 발진 성능과 여유를 덧댄, 데일리 지향 퍼포먼스 카브리올레에 가깝다.

메르세데스AMG CLE 53 4MATIC 카브리올레
메르세데스-AMG CLE 53 4MATIC+ 카브리올레

승차감은 전반적으로 부드럽다. 요철과 과속방지턱을 비교적 높은 속도로 넘어도 충격은 잘 걸러지며, 불쾌한 잔진동이 남지 않는다. 다만 드라이브 모드를 스포츠로 전환하면 하체가 즉시 단단해진다.

곡선 구간에서는 전자제어 장치를 끄고 스로틀을 과감히 열어 오버스티어를 유도해도 그립을 쉽게 놓치지 않는다. 4MATIC의 구동력 배분이 민첩하게 개입해, 경량 후륜 구동 스포츠카처럼 코너를 한번 더 말아서 돌아나간다.

시트도 칭찬할 만하다. 버킷 시트가 상체를 단단히 지지하면서도 장거리 주행 시 불편함은 없었다. 단단함과 부드러움 사이에서 절묘한 값을 찾아낸 것으로 보인다.

외관은 기본 CLE의 스포티한 비례에 AMG 전용 요소를 더해 강도를 높였다. 전면은 AMG 라디에이터 그릴과 A자형 프런트 스커트, 대형 공기 흡입구로 공격적인 인상을 만든다. 측면은 넓은 휠 아치와 레드 브레이크 캘리퍼가 적용된 20인치 AMG Y-스포크 경량 알로이 휠이 시선을 끈다.

소프트톱은 다층 구조로 단열·방음 성능을 확보했다. 전동식 개폐는 시속 60km/h에서도 작동하며, 여닫이는 약 20초 내외다. 오픈 주행을 위한 ‘에어캡’과 ‘에어스카프’도 탑재됐다. 에어캡은 전면 유리 상단·헤드레스트 뒤에서 기류를 정돈하고, 에어스카프는 목 뒤로 따뜻한 바람을 보내 사계절 오픈 에어링을 지원한다.

메르세데스AMG CLE 53 4MATIC 카브리올레
메르세데스-AMG CLE 53 4MATIC+ 카브리올레

실내는 CLE 53 AMG의 고급·스포티 캐릭터를 반영했다. 붉은 스티치의 AMG 전용 가죽 시트에는 근적외선 반사 코팅이 적용돼, 강한 일사 조건에서 일반 가죽 대비 체감 온도를 최대 12도 낮춘다. 12.3인치 디지털 계기판과 각도 조절이 가능한 11.9인치 세로형 중앙 디스플레이가 구성된다.

안전·보조 사양은 드라이빙 어시스턴스 패키지 플러스, 디지털 라이트 프로젝션, 360° 카메라를 포함한 주차 패키지 등이 기본이다. 이지-엔트리, 하이패스 톨 정산, 앞좌석 통풍·열선, 열선 스티어링 휠, 윈드스크린 워셔 시스템 등 편의 사양도 갖췄다. 오디오는 부메스터 3D 서라운드(돌비 애트모스 지원)를 적용했다.

CLE 53 AMG 4MATIC+ 카브리올레는 속도를 과시하기보다 바다를 항해하는 스피드보트처럼 우아하게 도로를 내달린다. 직렬 6기통·9단 4MATIC+, 고급스러운 실내와 오픈 에어링의 조합을 품은 메르세데스-AMG CLE 53 4MATIC+ 카브리올레의 국내 가격은 1억 1030만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