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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노코리아, 그랑 콜레오스로 체질 개선 본격화..독자 노선 시험대(?)

Renault Korea
2025-11-10 15:16
르노 그랑 콜레오스 에스카파드escapade 루프박스 버전
르노 그랑 콜레오스 에스카파드(escapade) 루프박스 버전

[데일리카 김경현 기자] 르노코리아가 본격적인 체질 전환에 나섰다. 신차 출시 후 변화가 더뎠던 과거와 달리, 주기적 상품성 개선과 한국 시장 특화 현지화를 병행하는 전략으로 방향을 틀었다. 변화의 전면에는 신형 ‘그랑 콜레오스’가 서 있다.

르노코리아는 과거부터 품질과 뛰어난 상품성이 뛰어났다. SM5·SM7은 국산 세단의 품질 기준을 끌어올렸고, SM6는 중형 세단 시장에 프리미엄 바람을 일으켰다.

2016년 출시된 SM6는 퀼팅 대시보드, 마사지 시트, 세로형 디스플레이 등 기존 국산 차에서 보기 어려운 사양을 적용하며 “준대형급 이상의 고급스러움”을 구현했다. 특히 상위 트림인 RE 모델은 1열 마사지 시트와 화이트 가죽 인테리어, LED 헤드램프 등을 탑재해, 당시 3.0ℓ V6 엔진을 얹은 그랜저 HG 중간 트림보다 비싼 가격에 책정됐다. 그런데도 출시 첫해 5만 7000여 대, 이듬해 3만 9000여 대를 판매하며 시장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뉴 르노 QM6
뉴 르노 QM6

이후 QM6 역시 실용성과 고급감을 절묘하게 결합해 SUV 시장의 판도를 바꿨다. 합리적인 가격과 세련된 감각으로 소비자층을 빠르게 넓혔다. 르노코리아의 전성기였다. 누구도 그 아성을 쉽게 도전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

하지만 르노그룹은 국내 경쟁사 대비 풀체인지·페이스리프트·연식 변경 주기가 길고 변화 폭이 제한적이다. 그사이 경쟁 차종은 잦은 개선으로 최신 추세를 반영해 최신 추세를 충족시켰던 반면, 르노코리아의 차들은 그대로였다. 즉 페이스리프트 간격이 긴 유럽식 운영 구조가 한국 시장의 빠른 트렌드 변화와 맞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에 르노코리아는 최근 운영 전략을 근본적으로 바꾸기 시작했다. 최근 시장에서 판매 호조를 보이는 ‘그랑 콜레오스’가 그 첫 타자다. 단순한 신차 한 종이 아니다. 지리 자동차에서 플랫폼을 들여온 만큼, 르노코리아가 그룹 의존도를 낮추고 국내 시장에 유연하게 대응하기 위해 택한 독자 노선의 첫 결과물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SM6 필
SM6 필

그랑 콜레오스는 첫 번째 연식 변경을 진행하면서, 소비자 피드백을 반영한 옵션을 추가하고 스페셜 에디션 등이 투입됐다. 실내 마감 보강, 파노라마 선루프 확대 적용, 알핀 트림 화이트 인테리어 추가 등 ‘눈에 보이는 변화’를 짧은 주기로 구현해 체감 만족도를 끌어올렸다.

전동화 전략도 본격화했다. 르노코리아는 올해 7월, 프랑스 현지에서 생산되는 ‘세닉 E-테크 일렉트릭’을 국내 시장에 투입했다. 완성차 수입 구조로 인해 물류비·관세·환율 부담이 크지만, 대용량 87㎾h급 배터리와 첨단 안전·편의 사양을 탑재한 채 국내에 도입했다. 마진을 최소화하면서도 소비자 선택지를 넓히려는 의지로 평가된다.

전문가들은 이번 변화가 단순한 신차 출시 전략이 아니라, 르노코리아의 조직적 전환을 상징한다고 본다. 디자인·감성 품질 중심의 기존 강점에 ‘속도와 일관성’을 더함으로써, 빠르게 변하는 국내 시장에서도 경쟁력을 확보하려는 시도라는 분석이다.

르노 세닉 ETech 100 Electric
르노 세닉 E-Tech 100 Electric

르노코리아는 이미 변화를 실행에 옮기고 있다. 관건은 이 흐름을 주기적 상품성 개선과 신속한 현지화로 지속하는 것이다. 초기 신호는 긍정적이다. 다만 성과는 연식 변경 주기의 정례화, 국내 선호 사양의 신속 반영 등 실행의 일관성에 좌우된다. 해당 체계가 자리 잡을 경우, 르노코리아의 시장 신뢰 회복과 점유 확장은 현실적인 시나리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