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카자키(일본)=데일리카 하영선 기자] 세계 제1의 자동차 브랜드로 꼽히는 토요타는 줄곳 ‘좋은 차 만들기(Making Ever-better Cars)’라는 슬로건을 내세운다. 글로벌 시장에서 자동차 소비자들에게 단순히 차를 많이 팔기 보다는 더 나은 좋은 차를 만들어 제공하겠다는 게 토요타그룹의 지향점인 셈이다.
지난달 31일 오전 9시. 일본 토요타시 일부를 포함하는 오카자키시 외곽에 위치한 토요타 테크니컬 센터 시모야마(Toyata Technical Center Shimoyama). 이곳은 토요타의 핵심 연구개발(R&D) 시설로 총 면적은 6508㎢에 달한다.
테크니컬 센터 시모야마는 연구개발동과 도로, 저수지, 녹지 공간, 독일의 뉘르부르크링을 연상시키는 주행 코스 등으로 이뤄진다. 주행 코스는 사람과 차 모두를 한계까지 몰아붙일 수 있도록 설계된 건 차별적이다.
토요타 테크니컬 센터 시모야마 (컨트리로, 서킷)
시오야마 컨트리로(테스트 코스, 서킷)는 총 5.385km로 횡단 배수로 단차 구간과 거친 노면, ABS 작동시 감속 특성에 주의해야만 하는 구간, 콘크리트 단차 구간, 앞이 보이지 않는 블라인드 코스 등 주행 중 착지 하중이 걸리는 역뱅크 구간이 7개에 달한다. 고저차는 무려 75m, 코너링은 32개로 짜여졌다. 이곳은 도로와 자동차 개발자들이 함께 성장하는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는 게 토요타 관계자의 설명이다.
토요타 테크니컬 센터 시모야마는 부지개발 작업을 마친 후 2018년 4월부터 시작됐다. 중앙구역의 일반도로 시험 코스와 고속주행 시험 코스, 전 세계의 다양한 도로 상황을 재현하는 특수 시험코스를 갖췄다.
이곳에선 지난 2020년 선보인 렉서스 IS와 같은 신차 개발이 이 시설에서 진행되기도 했다. 서쪽 구역에 위치한 새로운 차량개발 건물과 방문객 건물은 최근 완공돼 운영되고 있다.
토요타 테크니컬 센터 시모야마
차량 개발 건물은 프리미엄 브랜드 렉서스와 고성능 스포츠카 GR(가주 레이싱)의 사업 및 개발 센터로 활용된다. 뉘르부르크링 피트와 유사한 환경을 갖추고 기획, 설계, 개발 및 엔지니어링, 프로토타입 제작 및 평가 등 모든 단계가 이곳에서 이뤄진다.
또 시험코스를 활용해 반복적으로 차량을 개선하고 문제점을 찾아내기 위한 협업도 진행된다. 최첨단 디지털 장비는 실제 자동차 제조와 디지털 기술을 결합해 애자일 개발(Agile Development)을 가속화 하는데 활용된다.
방문객 건물은 비즈니스 파트너와 공급 업체들에게 단순한 협력을 넘어, 공동 창작을 위한 장소로 쓰인다. 이곳은 자동차와의 긴밀한 상호 작용을 통해 새로운 아이디어를 발굴하는 장소다.
토요타 테크니컬 센터 시모야마
환경보호는 ‘토요타 테크니컬 센터 시모야마’ 건설에서 가장 중요한 고려 사항이었다. 총 부지 면적(약 650헥타르)의 약 60%는 새롭게 개발된 녹지다. 또, 원래의 나무와 자연환경을 보존한 구역으로 구성됐다. 지난 2023년 3월, 동부지역에 환경 학습 센터가 완공됐다.
이곳은 지속가능한 생태계의 중요한 부분인 지역 사회의 관리된 언덕과 숲을 의미하는 ‘사토야마’를 포함한 환경보호 활동의 중심지로 활용된다. 이 센터는 지역사회와의 소통과 다양한 환경보호 이벤트를 경험할 수 있는 공간이다.
토요타는 사토야마 생태계의 숲과 계곡 바닥의 논(야츠)에서 환경보호를 위한 다양한 이니셔티브를 지속적으로 추진한다. 이를 위해 시설 주변의 전문가, 지방 정부, 지역 사회와 협력해 자연과 조화를 이루는 시설로 지역 사회와의 공존을 지속적으로 추구한다.
토요타 테크니컬 센터 시모야마
토요다 아키오 회장은 지난해 4월 ‘토요타 테크니컬 센터 시모야마’의 운영을 개시하는 기념식에서 “이 프로젝트가 구상된지 거의 30년이 지났다”며 “우리는 이 시설을 지역 사회에 사는 모든 사람에게 미소를 선사하고, 토요타가 시모야마에 온 것을 기쁘게 생각하는 장소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아키오 회장은 또 “토요타 테크니컬 센터 시모야마에는 약 3000명의 GR, 렉서스 개발팀, 테스트 드라이버들이 자동차를 운전하고, 브레이크를 테스트하며, 개선 작업을 진행한다. 우리가 더 많이 운전하고, 더 많이 차를 부술수록 자동차는 완성도가 높아질 것 ”이라며 “이곳이 생산 공장은 아니지만, 시모야마 도로에서 개발된 자동차는 전세계 도로를 달리며, 많은 사람들에게 미소를 선사할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이기도 했다.
한편, 토요타 테크니컬 센터 시모야마에서는 ‘더 좋은 차 만들기’라는 브랜드 철학을 위해 토요타다운 승차감과 운전 감성을 구현하는 평가 전문 조직인 처완기능양성부도 운영한다. 차량의 주행 성능 등 움직임과 사람과 차의 감성을 다듬어 진정한 차의 ‘맛’을 완성하기 위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