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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숫자에 놀라고, 실력에 감탄한다”..BMW M235 xDrive

BMW
2025-11-21 11:41
BMW 뉴 2시리즈 그란쿠페 M235
BMW 뉴 2시리즈 그란쿠페 M235

[데일리카 김경현 기자] 지난 2019년, 코드명 F44 2시리즈 그란쿠페가 처음 모습을 드러냈다. 여러모로 파격적인 차였다. 당시 이 세그먼트는 사실상 메르세데스-벤츠 CLA의 독무대였다. 하지만 CLA는 ‘급 나누기’를 위한 요소가 너무 많았다. 빠진 옵션이 적지 않았고, 브랜드 특유의 매력도 옅게 느껴졌다.

BMW는 달랐다. 엔트리급 포지션임에도 세련된 외관과 상위 모델과 동일한 패밀리룩을 갖췄고, 옵션 구성도 풍부했다. 이 차급에서 담아낼 수 있는 것들을 최대한 우겨 넣었다는 표현이 어울릴 정도였다.

가격도 꽤 파격적으로 책정됐다. 각종 프로모션을 더하면 실구매가는 4000만 원대 초반 수준이었다. 국산 중형 세단에 옵션 조금 더한 금액으로, 프리미엄 브랜드의 4도어 세단을 손에 넣을 수 있었다.

그리고 이제, 그 2시리즈 그란쿠페가 새단장을 마쳤다. 완성도가 높았던 전작의 플랫폼을 그대로 잇되, 디테일과 상품성을 다듬어 한 단계 더 진화한 모습이다. 이번 시승의 주인공은 2시리즈 그란쿠페의 최상위 모델, M235 xDrive다

파워트레인의 경우 2리터 4기통 가솔린 터보엔진과 7단 자동변속기가 탑재됐다. 덕분에 최고 출력 317마력, 최대 토크는 400Nm를 발휘한다. 정지 상태에서 100km/h까지 가속하는데 소요되는 시간은 4.9초에 불과하며, 최고 속도는 250km/h에서 제한된다.

BMW 뉴 2시리즈 그란쿠페 M235
BMW 뉴 2시리즈 그란쿠페 M235

전반적인 엔진 필링은 가볍고 날카롭다. 가속 시 유입되는 진동과 소음은 잘 정제됐다. 터보랙이 아예 없다고 할 수는 없지만, 일상 주행에서 체감하기는 쉽지 않다. 엔진 회전수 3000rpm 넘기면 본격적으로 힘이 몰려오며 속도를 끌어올린다.

사실 이 차와 정면으로 맞붙일 만한 경쟁 모델이 쉽게 떠오르지 않는다. 비슷한 가격대에서 ‘고성능’을 내세우는 차들은 많지만, M235가 만들어내는 필링과 짜릿함을 그대로 복제할 수 있는 모델은 흔치 않을 것 같다.

다만 변속기 세팅은 의외로 보수적인 편이다. 엔진 성격에 맞춰 기어비를 촘촘하게 가져갔다 시속 120km 항속 주행을 하면 엔진 회전수는 2000rpm 중반까지 올라간다. 그 덕분에 배기량 대비 상당히 경쾌한 가속감을 맛볼 수 있다는 점은 분명 장점이지만, 효율성 측면에서는 단점으로 작용한다.

또한 가속 응답 방식도 살펴볼 필요성이 있다. 정속 주행 중 엑셀러레이터를 지긋이 더 밟아 속도만 살짝 올리려 해도, 곧바로 가속하는 대신 변속기가 먼저 킥다운을 선택한다.

종합하면 파워트레인의 완성도가 상당히 높다. 기본적인 질감 자체가 워낙 매끄러워서, 운전자가 일부러 계기판을 들여다보지 않는 이상 엔진 회전수가 꽤 높은 영역을 쓰고 있다는 사실을 잘 느끼기 어렵다. 그 대신 체감되는 건 속 시원한 가속뿐이다. 페달만 밟았다 하면 거침없이 치고 나간다. 정말 ‘날아다닌다’는 표현이 과장이 아니다.

BMW 뉴 2시리즈 그란쿠페 M235
BMW 뉴 2시리즈 그란쿠페 M235

반대로, 4기통 특유의 ‘쥐어짜는’ 듯한 짜릿함을 기대했다면 다소 아쉬울 수 있다. 팝앤뱅 사운드나 귓가를 가득 채우는 배기음은 거의 들리지 않는다. 변속 충격도 체감하기 어려울 정도로 억제됐다.

승차감은 분명 단단한 쪽이다. 하지만 불편하다기보다, 지루한 출근길도 조금은 ‘놀이터’로 만들어 줄 만한 세팅이다. 노면 변화가 손바닥처럼 읽히고, 차가 운전자의 입력에 바로바로 반응한다.

진짜 성격을 확인하기 위해 와인딩 코스로 향했다. 드라이빙 모드를 스포츠로 바꾸자 차체가 한 번 더 조여지는 느낌이다. 곡선 구간에서 속도를 올리자, 해치백 특유의 날렵함이 그대로 살아난다. 불필요한 롤이나 피칭은 잘 억제돼 있고, 차는 운전자가 그린 궤적대로 묵묵히 따라간다.

본래 FF 기반 차량은 한계가 비교적 뚜렷하다. “여기쯤이면 이제 언더스티어가 나겠구나” 하는 지점이 느껴지는데, M235는 그 구간에서 한 번 더 치고 올라간다. 이는 사륜구동 시스템 xDrive 덕분이다. 그 한계점에서 뒷바퀴에 동력을 줘, 한번 더 차체를 밀고 올라간다. 아울러 노면이 미끄러운 구간에서는 뒤가 살짝 흐르기도 한다. 이는 운전자가 충분히 제어할 수 있을 정도로 운전의 재미를 더한다.

전자제어 개입도 제법 관대하다. 정말 말도 안 되는 수준으로 몰아붙이지 않는 이상, 끝까지 운전자의 재량을 믿고 맡기는 편이다. “이만한 FF 베이스 차가 이렇게 재밌어도 되나” 싶은, 꽤 신선한 놀라움이다.

BMW 뉴 2시리즈 그란쿠페 M235
BMW 뉴 2시리즈 그란쿠페 M235

시트의 홀딩력도 꽤 만족스럽다. 너무 단단하지도 부드럽지도 않아서 일상 주행에서도 불편함을 느낄 수 없는 수준이다.
제동 성능도 인상적이다. 공차중량이 약 1.4톤 수준임에도, 대부분의 상황에서 운전자가 원하는 지점에 정확히 멈춰 세울 수 있다. ABS 개입 빈도는 다소 잦은 편이지만, 그 강도가 과하게 느껴지지 않는다. 오히려 과도하게 개입하면 제동거리가 길어지는데, M235는 딱 필요한 만큼만 절묘하게 개입해 제동을 돕는다.

외관은 이전보다 차체를 낮고 넓게 깔아 스탠스를 강조한 게 핵심이다. 전면에는 슬림해진 키드니 그릴과 얇은 헤드라이트를 조합해 시각적으로 눌러 놓은 듯한 인상을 만들었다. 후면은 좌우로 길게 이어진 테일램프와 수직 리플렉터, 블랙 디퓨저 형상의 범퍼를 넣어 시각적인 폭을 키웠다.

시승차인 M235 xDrive는 일반 모델과 디테일에서 차이를 둔다. 가로 바를 적용한 전용 M 키드니 그릴, 블랙 사이드 미러, 4개 배기구를 갖춘 M 배기 시스템, 19인치 M 멀티스포크 휠 등이 기본으로 들어가 고성능 라인업이라는 점을 바로 드러낸다.

실내는 운전자 중심 레이아웃에 최신 BMW 스타일을 그대로 이식했다. 10.25인치 디지털 계기판과 10.7인치 센터 디스플레이로 구성된 커브드 디스플레이를 적용했고, 공조·인포테인먼트 버튼을 크게 줄이면서 토글 타입 기어 셀렉터를 더해 정리된 인상을 만든다.

국내 사양의 특징으로는 TMAP 기반 BMW 내비게이션과 한국형 인포테인먼트 구성이 있다. 실시간 교통 정보를 반영하는 온라인 맵을 쓰며, 헤드업 디스플레이와 연동된다.

BMW 뉴 2시리즈 그란쿠페 M235
BMW 뉴 2시리즈 그란쿠페 M235

안전·편의 장비는 기본 ‘드라이빙 어시스턴트 플러스’로 전방 충돌 경고, 차선 이탈 경고 등을 지원하고, 상위 트림에는 차선 유지·차선 변경 보조 기능을 포함한 ‘드라이빙 어시스턴트 프로페셔널’이 더해진다.

종합하면, 뉴 2시리즈 그란쿠페 M235 xDrive는 더 이상 ‘엔트리 라인업’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2리터 4기통에서 뽑아낸 317마력, 제로백 4.9초라는 수치가 눈에 먼저 들어오지만, 진짜 매력은 그 성능을 도로 위에서 어떻게 풀어내느냐다.

엔진은 초반부터 부드럽게 밀어 올리면서도, 회전수가 높아지면, 숨겨둔 공격력을 마음껏 발휘한다. 여기에 똑똑한 xDrive와 정교하게 조율된 차체까지 갖췄다.

덕분에 지루한 퇴근길, 마음만 먹으면 그대로 와인딩 코스로 향할 수 있는 몇 안되는 차량인 뉴 2시리즈 그란쿠페 M235 xDrive의 국내 판매 가격은 6240만원부터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