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시속 200km로 날아가는(?) 고성능 스포츠카..토요타 GR 야리스·GR 코롤라
2025-11-26 17:42
토요타, GR 야리스 (토요타 테크니컬센터 시모야마 컨트리로)
[오카자카(일본)=데일리카 하영선 기자] 토요타 가주 레이싱(Toyota Gazoo Racing)은 토요타 브랜드의 모터스포츠 부문을 의미하는데, GR은 모터스포츠를 통해 쌓은 기술과 역량을 바탕으로 ‘더 나은 자동차’를 만드는 걸 목표로 삼는다.
일본 오카자키시 외곽에 위치한 토요타 테크니컬 센터 시모야마. 이곳은 토요타의 핵심 연구개발 시설로 독일의 뉘르부르크링을 연상시키는 시오야마 컨트리로(테스트 코스)가 운영된다.
시오야마 컨트리로는 일반도로, 고속주행, 울퉁불퉁한 특수 시험코스 등을 갖췄다. 그런만큼 일반 서킷과는 살짝 다른 모습이다. 총 길이는 5.385km에 달하며, 고저차는 75m, 코너는 32개, 경사는 +15에서 -12%로 설계됐다.
토요타, GR 코롤라 (토요타 테크니컬센터 시모야마 컨트리로)
‘모리조’라는 가명을 사용해 각종 레이싱에도 참가해온 토요타 아키오 회장은 이 곳에서 고성능 모델 GR 야리스 개발차(프로토타입 버전)를 타고 직접 테스트 주행을 실시하기도 했다. 마스터 드라이버로서 랠리카 개발을 진행하던 과정에 예기치 못한 움직임으로 차량이 산비탈에서 전복되는 사고를 겪기도 했다.
아키오 회장은 차량 전복 후에도 침착하게 코드라이버와 함께 서로 소통하며 신속하고 안전하게 차량 밖으로 탈출했다. 탑승한 두 사람은 모두 다치지 않았으며, 딜러 옵션인 롤 케이지의 강도 평가에도 의미 있는 결과를 남겼다는 후문이다.
‘더 나은 차’를 만들기 위해 “차가 부서지더라도 (차량의 성능) 개발을 멈추지 않는다”, “달리고, 부수고, 고친다”는 철학을 상징하는 곳이 바로 시오야 컨트리로라는 말이 나온다.
토요타, GR 야리스 (토요타 테크니컬센터 시모야마 컨트리로)
토요타 테크니컬 센터 시모야마엔 약 3000명의 GR 및 렉서스 개발팀, 또 차량 개발 과정에서 차량의 성능을 체크하는 65명의 테스트 드라이버가 모인 처완기능양성부가 운영되는 점도 차별적이다. 이 중에서도 베테랑에 속하는 10명은 탑건으로 불린다.
뉘르부르크링을 연상시키는 이곳 시오야마 컨트리로에서 탑건으로 꼽히는 테스트 드라이버와 함께 GR 야리스, GR 코롤라를 택시 드라이브 방식으로 잇따라 시승해봤다.
먼저 GR 야리스. 컨트리로에서의 운전은 야부키 히사시 처완기능양성부 주사가 맡았다. 야부키 주사는 토요타 전 차종의 동적 성능 평가를 총괄한다. GR 야리스는 지난 2020년 9월 출시 이후 다양한 모터스포츠에서 선보였는데, 모터스포츠 현장에서 얻은 지식과 드라이버의 피드백을 반영해 끊임없이 개선하고 진화해왔다. 토요타 가주 레이싱의 자동차 개발 철학을 상징하는 모델이다.
야부키 히사시 토요타 처완기능양성부 주사 (드라이버)
야부키 주사는 컨트리로 출발 선상에서 풀스로틀로 달렸다. 1.6리터 터보 엔진이 적용된 GR 야리스는 풀 액셀러레이팅에서 비행기가 이륙하는 느낌을 그대로 전달한다. 최고출력 304마력(6500rpm), 최대토크 40.8kgf.m(3250~6500rpm)의 힘을 발휘하는 만큼, 고성능 스포츠카로서 폭발적인 가속력이 돋보인다.
6단 수동변속기(iMT)와 GR FOUR 4WD 시스템이 장착됐는데, 고속주행과 급제동이 이어지는 코너링 구간에서도 이질감은 적었다. 핸들링에서의 드리프트는 짜릿하면서도 펀-투 드라이빙의 맛을 더한다. 야리스는 운전자가 요구하는대로, 그대로 맞춰주는 느낌이다.
고속주행에서는 계기판을 흘깃 살펴보니 시속 203km를 넘겼는데, 곧바로 고저차가 심한 구간이 이어지면서 이 속도로 2~3초간 하늘을 날다가 뚝 떨어진다. 잠깐 비행기를 탄 느낌이 들었지만, 착지에서도 차량의 흔들림이 적은데다, 서스펜션 등 충격이 크진 않은 점도 인상적이다. 타이어의 그립감도 안정적인 모습이다.
토요타, GR 야리스 (토요타 테크니컬센터 시모야마 컨트리로)
GR 코롤라 운전은 토요오카 사토시 처완기능양성부 부장이 맡았다. 그는 탑건 중 탑건으로 불리는데, 마스터 드라이버 모리조와 협력해 양산차 GR 야리스를 개발한 이끈 인물이다. 이곳 컨트리로에서 “사람과 자동차를 단련하는 활동을 맡고 있다” 게 그의 설명이다.
코롤라는 지난 1966년 처음으로 선보인 이후 세단과 왜건, 해치백, SUV 등 다양한 모델 라인업으로 진화를 거듭해왔다. 2022년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는 코롤라를 되찾고 싶다는 아키오 회장의 뜻에 따라 고성능 GR 코롤라가 소개됐다.
토요오카 사토시 토요타 처완기능양성부 부장 (드라이버)
GR 코롤라는 배기량 1618cc의 직렬 3기통 터보차저 및 인터쿨러가 탑재된 스포츠카로 최고출력 304마력(6500rpm), 최대토크 40.8kgf.m(3250~4600rpm)의 파워를 발휘한다. iMT 6단 수동변속기와 GR FOUR 4WD 시스템이 탑재됐다. 파워트레인, 트랜스미션, 드라이브 트레인은 GR 야리스와 같게 세팅됐다.
토요오카 부장이 정지상태에서 풀 액셀, 풀 스로틀로 출발하자 GR 코롤라는 굉음을 내뿜으며, 경쾌하게 달렸다. GR 야리스처럼 일반도로, 고속주행과 울퉁불퉁한 특수 시험코스 등에서도 차체 반응은 날카로운 모습이다. 다만, 주행 중 승차감과 노면에서 전달되는 차체 반응은 GR 야리스 대비 더 부드럽고, 더 안락한 감각도 체킹된다.
토요오카 사토시 부장은 “이곳 토요타 테크니컬센터 시모야마의 컨트리로는 (극한으로) 차를 달리고, 차를 부수고, 차를 고치기 위한 상징적인 장소”라며 “사람과 자동차가 함께 (이곳에서) 단련을 통해 ‘더 좋은 차 만들기’라는 목표를 향해 끊임없이 단련한다”고 설명했다.
토요타, GR 코롤라 (토요타 테크니컬센터 시모야마 컨트리로)
토요타 테크니컬 센터 시모야마 컨트리로는 지난 2024년 3월부터 본격 운영된 토요타의 핵심 R&D 시설이다. 시모야마 자연 지형과 고도 차이를 활용한 곡선로와 역뱅크 구간, 고속주행 구간, 횡단 배수로 단차 구간, 거친 노면, 콘크리트 단차 구간 등 혹독한 주행 조건을 갖췄다. 그만큼 자동차를 철저히 테스트할 수 있는 환경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