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카 하영선 기자] 전기차 보유자는 월 평균 9회 충전을 실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급속충전의 경우 10번 중 1번 이상 실패한 것으로 조사됐다.
컨슈머인사이트(대표 김진국)는 전기차 보유자 1809명을 대상으로 전기차 시장 인식과 차량 구입·이용·충전 행태에 대한 리서치를 실시한 결과 이같은 결과가 나왔다고 2일 밝혔다.
먼저 충전 유형 중 가장 가장 불편한 충전 장소로 급속을 선택한 응답은 87%에 달해 완속(13%)을 압도했다. ’24년도 조사 결과(각각 급속 89%, 완속 11%)와 비교해 급속이 소폭 감소했지만 큰 변화는 없었다.
기아, 더 EV9 GT
실제로 올해 10회의 급속충전 시도 중 1회 이상 충전 실패(불가능)를 경험한 비율이 73%에 달했다. 이 중 1회 경험자가 38%, 2회 경험자는 19%, 3회 또는 4회 이상의 다수 경험자도 각각 8%였다.
주목할 대목은 충전소·충전기 등 인프라 확충이 계속되고 있음에도 여전히 급속충전 불편 비율이 높고 충전 실패도 빈번하다는 점이다. 문제의 본질이 충전 인프라보다는 기기 자체의 신뢰성과 관리체계 미흡에 있다는 추정이 가능하다.
이는 응답자가 꼽은 불편의 이유에서 확인된다. 평소 급속충전에서 어떤 점이 불편했는지 묻는 질문에 △충전기 고장·에러(22%)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고, 그 다음은 △높은 충전비(20%) △충전기 부족(18%) 순이었다.
제네시스, G80 전동화 부분변경 (G80 전기차)
또 △충전 이용시간 제한(9%) △충전기 관리·청결 불량(8%) △배터리 불안감(8%)이라는 응답도 각각 10%에 근접했다. 시장 초기 제일 많이 언급됐던 인프라(충전기) 부족은 3위로 내려선 반면 유지관리 측면에서 해결할 수 있었던 문제(고장·에러, 시간 제한, 관리·청결)에 대한 지적이 늘었다.
이와 함께 충전 사업자별 체감 만족도에서는 △워터가 764점(1000점 만점)으로 1위를 차지했다. 이어 △한화모티브(693점) △볼트업(675점) △이피트·하이차저(663점) △에버온(645점)이 뒤를 이었다.
18개 충전 사업자 중 워터는 유일한 700점대로, 2위 한화모티브를 70점 이상 앞서는 등 독보적 1위를 기록했다. 9개 평가 항목 중 충전 비용, 결제 편의성, 유지관리 수준, 부가 서비스 등 8개에서 최고점을 얻었다. 고속도로 휴게소 네트워크를 통해 저렴한 요금 정책, 초급속 충전 서비스, 차량 등록 후 자동 결제(‘오토차지’ 기능) 등 차별화된 고객경험을 제공한 결과로 보인다.
르노 세닉 E-Tech 100 Electric
한화모티브는 접근성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얻었고 충전 비용, 주변 시설, 유지관리 수준 등 6개 항목에서 2위로 평가됐다. 3위 볼트업은 접근성, 유지관리 등 다수 항목에서 고르게 양호한 평가를 받았다. 4위 이피트·하이차저는 충전 속도와 주차·충전 공간에서, 5위 에버온은 접근성과 충전 속도에서 우수했으나 둘 다 충전 비용 측면의 평가는 비교적 낮았다.
충전 서비스 평가에서는 소비자로서 민감할 수밖에 없는 충전 비용의 중요도가 제일 높았고(16.8%), 주변 시설(15.2%), 접근성(14.5%), 유지관리 수준(14.1%) 순으로 중요하게 생각했다. 사업자의 전략적 선택과 운영 역량에 따라 크게 좌우될 만한 항목들이다. 반면 충전 속도(5.5%), 주차·충전 공간(5.3%), 조작 용이성(4.4%) 등 사업자 역량이 평준화된 항목은 중요도가 낮았고 사업자간 만족도 점수 차이도 작았다.
만족도 1위 사업자 워터는 중요도가 높고 사업자간 점수 차이가 큰 항목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요금과 꼼꼼한 운영·관리 전략이 선발 사업자를 큰 차이로 앞지른 비결인 셈이다. 충전 사업자의 경쟁력이 단순 인프라 확충보다 운영 품질·유지관리 역량으로 전환되고 있음을 시사하는 사례로 주목할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