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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 독주했던 “정의선의 차” 기아 모하비..16년 SUV 이정표!

Kia
2025-12-11 12:57
기아 모하비
기아, 모하비

[데일리카 김경현 기자] 국산 프레임바디 SUV의 상징으로 불려온 기아 모하비는 국산 브랜드도 프레임바디 기반 고급 SUV를 성공적으로 안착시킬 수 있음을 보여준 모델로 평가된다. 모노코크 바디를 채택한 현대차 베라크루즈보다 더 긴 수명과 꾸준한 판매를 이어가며 프레임바디 SUV 세그먼트를 사실상 독점해 왔다.

기아가 2008년부터 2024년까지 생산한 모하비는 플랫폼을 바꾸지 않고 16년간 생산이 이어진 기아의 대표 장수 모델이다. 특히 현대차그룹 정의선 회장이 2005년 기아차 사장 재임 시절 개발에 착수한 대형 SUV로, 초기 기획과 개발 과정에 직접 관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배경 때문에 업계 일각에선 모하비를 ‘정의선의 차’로 부르기도 한다.

특히 모하비 신차 발표회 자리에는 평소 공식 석상에 잘 모습을 드러내지 않던 정의선 회장의 모친 고 이정화 여사가 참석했다. 이 여사는 환한 미소로 끝까지 자리를 지켰고, 정의선 회장은 행사 말미에 “어머니, 감사합니다”라고 인사를 건넸다. 이 일화는 모하비가 지닌 상징성과 중요성을 보여주는 사례로 자주 언급된다.

디자인은 기아에 합류한 피터 슈라이어 체제에서 완성됐다. 전체적으로 묵직한 비례와 직선 위주의 실루엣을 적용했으며, 2023년형 출시 이전까지는 기아 엠블럼 대신 오피러스에서 가져온 전용 엠블럼을 사용해 고급 이미지를 강조했다.

기아차 모하비
기아차 모하비

기본 구동 방식은 후륜구동이며, 옵션으로 4WD 시스템이 제공됐다. 파워트레인은 가솔린 V6 3.8·V8 4.6, 디젤 V6 3.0으로 구성됐다. 당시 고유가와 디젤 선호 흐름이 겹치면서 가솔린 모델은 판매가 부진해 국내에서는 일찍 단종됐다.

초기 판매 실적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그러나 아웃도어·캠핑 시장이 확대되면서 국산차 중 3톤 이상 견인에 적합한 모델로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고, 관련 수요를 흡수하며 판매가 회복됐다. 2013년에는 연간 9,012대가 판매돼 출시 이후 최고 실적을 기록했다.

모하비는 2016년 2월 1차 페이스리프트를 거쳤다. 유로6 배출가스 기준에 대응하기 위해 엔진을 개량하고, 외관을 일부 수정해 재출시했다. 이 시기 모델은 현재까지도 자동차 마니아들 사이에서 상품성과 디자인 균형이 좋았던 모하비로 회자된다.

2019년에는 ‘모하비 더 마스터’라는 명칭으로 2차 대규모 페이스리프트를 실시했다. 전작 대비 전고를 낮추고 전폭을 넓혀 비례를 조정했으며, 내·외장 디자인을 전반적으로 손질해 고급감을 높였다.

기아차 모하비 더 마스터
기아차, 모하비 더 마스터

사양 변화 폭도 컸다. 기존 유압식 파워스티어링은 R-MDPS로 변경됐고, 전방 레이더, 전자식 파킹브레이크(EPB), 오토홀드, 일부 반자율 주행 기능이 추가됐다. 주행 보조 시스템과 함께 20인치 휠, 헤드업 디스플레이(HUD), 220V 인버터 등이 옵션으로 적용됐고, 터레인 모드 조그셔틀과 스마트 파워 테일게이트는 기본 사양으로 탑재됐다.

2열 승차감과 정숙성 개선을 위한 하드웨어 변경도 이뤄졌다. 2열 승차감을 높이기 위해 리어 쇽업쇼버를 직립 구조로 변경하고, 섀시 프레임과 바디 연결부에 신규 프레임 마운트를 적용했다. 엔진룸과 실내 사이 대시보드 패널 강성도 높여 NVH 성능을 개선했다.

모하비는 국산차도 본격적인 프레임바디 SUV를 구현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 모델로 평가된다. 해외에서는 ‘보레고(Borrego)’라는 이름으로 수출됐으며, 국산 승용 프레임바디 SUV 역사에서 의미 있는 이정표를 남긴 차로 꼽힌다.

모하비의 생산은 2024년 7월 말을 끝으로 종료됐다. 화성공장은 모하비 프레임을 기반으로 한 픽업트럭 타스만 생산을 위해 라인 전환에 들어갔다. 이로써 모하비는 2008년부터 이어져 온 16년간의 생산을 마무리했다. 동시에 30년이 넘는 승용 프레임바디 플랫폼의 역사는 타스만으로 이어지게 됐고, 모하비는 기아 완성차 승용 라인업의 마지막 바디 온 프레임 SUV로 기록되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