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카 김경현 기자] 토요타가 미국 애리조나주 시험장을 대대적으로 손보고 북미 연구·개발(R&D) 역량을 강화했다.
토요타 모터 노스 아메리카(Toyota Motor North America·TMNA)는 10일(현지시간) 애리조나주 위트먼에 위치한 ‘도요타 애리조나 프로빙 그라운드(Toyota Arizona Proving Ground·TAPG)’의 신규 트랙 건설과 시설 업그레이드를 마치고 현지 정부 관계자들과 함께 기념 행사를 열었다고 밝혔다.
이번 투자는 완성차와 신기술 개발·검증 기능을 키우는 동시에, 제3자 임대와 장기 상주 고객을 위한 시험 인프라를 확충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TAPG는 2021년부터 외부 완성차·모빌리티 기업에 임대되고 있으며, 현재 인터텍 트랜스포테이션 테크놀로지스가 ‘애리조나 모빌리티 테스트 센터(Arizona Mobility Test Center·AMTC)’란 이름으로 운영을 맡고 있다.
TAPG는 피닉스에서 북서쪽으로 약 60마일(약 97㎞) 떨어진 소노란 사막 인근에 자리 잡고 있다. 부지 면적은 약 1만1천650에이커(약 47㎢)에 이르며, 총 77마일(약 124㎞)의 시험 주행로를 갖추고 있다. 이 가운데 약 60마일은 포장 도로, 50마일 이상은 오프로드 및 비포장로이며, 새 5.5마일 오벌(oval) 트랙도 포함된다.
TAPG는 1993년 설립된 이후 북미 시장에 투입된 50여 종의 도요타·렉서스 차량 시험에 활용돼 왔다. 도요타는 이번 증·개축을 계기로 TAPG를 북미 R&D 허브이자 업계 공용 시험장으로 더욱 적극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기존 대형 오벌의 북측 직선로는 ‘도그본(dog bone)’ 형태의 직선 코스로 재구성됐다. 이 구간에는 1.75마일(약 2.8㎞) 길이의 ‘코스트 다운(coast down)’ 노면이 포함돼 있어 공기저항과 구름저항 등을 정밀 측정해 연비와 효율을 평가할 수 있다. 동시에 다양한 차량 및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ADAS) 시험도 가능하도록 설계됐다.
프레임 바디 및 오프로드 차량 개발을 위한 신규 비포장·험로 구간도 대폭 늘었다. 더불어 차량 주행 소음을 각국 규제 기준에 맞춰 측정·평가할 수 있는 신규 소음 패스바이(noise pass-by) 시험장도 새로 갖췄다.
이 밖에 차량 성능·타이어 평가·젖은 노면 시험 등에 쓰이는 1.5마일(약 2.4㎞) 승차감·핸들링 트랙이 개선됐고, 차체 거동 시험 등을 위한 다이내믹 패드도 재포장을 앞두고 있다.
몬테 카에어 TMNA 차량 개발 엔지니어링 담당 부사장은 “애리조나의 세계적 수준 시험장 역량을 도요타뿐 아니라 관련 시설이 필요한 모든 기업을 위해 강화하게 돼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했다.
스테판 영 TMNA R&D 부사장은 “TAPG는 북미 연구·개발 조직에 매우 중요한 자산”이라며 “미래 기술 개발 수요에 맞춰 투자를 이어가고, 시설 개방을 통해 지역에 더 많은 기업을 끌어들이는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