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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버려질 부품도 공예가 됐다”..렉서스가 고른 ‘경계를 허무는’ 장인들

Lexus
2025-12-15 12:17
렉서스 크리에이티브 마스터스 2025
렉서스 크리에이티브 마스터스 2025

[데일리카 김경현 기자] “문화와 예술 저변 확대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12일 오후 1시께 서울 강남구 코엑스 ‘2025 공예트렌드페어’ 전시장 한켠에 자리 잡은 ‘렉서스 크리에이티브 마스터즈’ 부스 앞에 관람객들이 하나둘 발걸음을 멈췄다.

불투명한 외벽 사이로 보이는 것은 낯익은 물건들이었다. 종이, 키친타월, 비닐봉지, 연탄재, 심지어 자동차 부품까지. 버려질 법한 재료들이 공예 작품으로 다시 태어난 모습에 관람객들은 유리벽 가까이 얼굴을 바짝 들이댔다.

이날 렉서스는 ‘바운더리스(Boundless)’를 주제로, 2017년부터 이어온 ‘렉서스 크리에이티브 마스터즈’ 프로젝트의 결과물을 한데 모아 선보였다. 이름 그대로 전통 공예와 폐자원, 자동차 부품의 경계를 흐린 작품들이 관람객을 맞았다.

전시장 내부는 연도별로 구획을 나눠 타임라인처럼 구성됐다. 입구에서 안쪽으로 걸어 들어가면 관람객은 자연스럽게 2017년부터 최근까지의 공모전 변화를 따라가게 된다. 우드 톤의 벽과 따뜻한 조명은 렉서스 전시장 인테리어를 연상시켰다.

렉서스 크리에이티브 마스터스 2025
렉서스 크리에이티브 마스터스 2025

프로젝트의 출발점은 2017년 플래그십 세단 LS 출시다. 렉서스는 “6만 시간 이상 경력을 쌓은 타쿠미가 만드는 차”라는 자사 이미지를 한국 공예와 연결해 보자는 취지로 공모전을 시작했다.

첫해 지원자는 10명에 불과했다. 그 가운데 한 명인 해운대 수제 안경 장인 김길수 씨는 회사원을 그만두고 공방을 열었다. 안경테 하나를 만드는 데 사흘을 들이는 수작업을 고집했지만 6개월 동안 손님이 거의 없어 적자만 쌓였다고 한다. 이후 렉서스 공모전 우승을 계기로 일본에 양산 라인까지 갖추게 됐고, 지원자 역시 2024년 기준 960여 명으로 늘어났다.

올해 새로 선보인 프로젝트는 ‘타임리스 파츠(Timeless Parts)’다. “결국 우리는 자동차를 만드는 브랜드”라는 자기 고백에서 출발했다.

렉서스 관계자는 “자동차 한 대에는 평균 2만 5000개의 부품이 들어가지만, 소비자가 그 부품을 직접 볼 일은 거의 없다”며 “버려질 뻔한, 고철이 될 뻔한 부품들을 공예 작품으로 만들 수 없을지 고민한 것이 타임리스 파츠의 시작이다”고 설명했다.

실제, 부스 한쪽에는 실제 자동차 부품을 활용한 오브제가 놓였다. 폐부품을 재가공해 만든 의자와 조형물은 “부품도 충분히 공예가 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담았다. 관람객들은 재료 설명을 확인한 뒤 다시 한번 작품 표면을 손으로 쓸어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렉서스 크리에이티브 마스터스 2025
렉서스 크리에이티브 마스터스 2025

타임리스 파츠 프로젝트는 서울 성수동 ‘커넥트투’ 공간과도 연결된다. 렉서스는 일부 작품을 성수 전시장에 상설 전시해 소비자가 실제로 만지고 체험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최종 위너로 선정된 작품은 ‘깨진 그릇’을 주제로 한 도자 작업이다. 작가는 ‘굽고, 깨고, 다시 붙이는 과정’을 철학으로 삼고 있다. 당초 작품은 깨진 조각을 글루로 붙여 완성한 형태였으나, 촬영 도중 충격으로 한 번 무너져 내렸다.

작가는 복원을 고민하다 “인위적으로 깨졌다가 다시 스스로 복원된 그릇”이라는 새로운 스토리를 더해 작품을 다시 완성했다. 최종 위너 작가 최혜정 씨는 충남 서천에 거주하며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렉서스는 이 프로젝트를 단순한 공모전이 아니라 “작가 성장 과정을 함께 지켜보는 프로그램”으로 규정한다.

렉서스 관계자는 “크리에이티브 마스터즈는 잠재력을 지닌 신진 공예 작가들을 발굴·지원하는 장기 프로젝트다”며 “앞으로도 한국 사회의 문화·예술 저변 확대에 이바지할 수 있도록 지원 규모와 교류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