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카 김경현 기자] 제네시스가 주력 세단 G80의 연식 변경 모델을 출시하며 기본 가격을 또다시 인상했다. 운전석 시트 기능 강화 등을 인상 요인으로 내세웠지만, 선호 옵션 패키지 구성을 교묘하게 변경해 사실상 소비자들의 추가 지출을 유도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제네시스는 8일 상품성을 개선한 ‘2026 G80’와 ‘2026 G80 블랙’을 출시하고 본격적인 판매에 돌입했다고 밝혔다. 이번 2026년형 모델은 연식 변경을 거치며 일부 편의 사양을 기본화하고 내·외장 디자인 디테일을 다듬은 것이 특징이다.
가장 큰 변화는 인상된 가격이다. 엔트리 모델인 2.5 가솔린 터보 모델의 판매 가격은 5978만원으로 책정됐다. 이는 직전 2025년형(5899만원) 대비 79만원 인상된 금액이다. 상위 라인업인 G80 블랙 모델 역시 8243만원으로 기존 대비 94만원 올랐다. 취득세 등을 포함하면 기본 모델의 실구매가도 6000만원 중반대에 육박하게 된다.
제네시스 측은 이번 가격 인상의 주된 이유로 ‘운전석 에르고 모션 시트’의 전 트림 기본화를 꼽았다. 기존에는 선택 사양이었던 고기능성 시트를 기본 적용해 상품성을 높였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지난해 2025년형 출시 당시 헤드업 디스플레이(HUD)를 기본화하며 가격을 조정한 데 이어, 매년 선호 사양을 하나씩 기본 품목에 편입시키며 가격을 올리는 이른바 ‘징검다리 인상’이 고착화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반면 기존에 기본으로 제공되던 항균 패키지는 선택 사양으로 변경돼 원가 절감 의혹도 피하기 어렵게 됐다.
제네시스 G80 블랙
옵션 패키지 구성을 두고도 뒷말이 나온다. 제네시스는 이번 연식 변경을 통해 기존 ‘파퓰러 패키지 1·2’를 423만원짜리 단일 ‘파퓰러 패키지’로 통합했다. 드라이빙 어시스턴스 패키지 1·2와 빌트인 캠 패키지를 묶어 선택 편의를 높였다는 취지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기존 파퓰러 패키지 2의 핵심 구성이었던 ‘컨비니언스 패키지(고스트 도어 클로징 포함)’가 제외됐다. 소비자가 인기 사양인 ‘고스트 도어’ 기능을 원할 경우, 423만원짜리 파퓰러 패키지를 선택하고도 128만원 상당의 컨비니언스 패키지를 별도로 추가 구매해야 한다.
주요 개별 옵션 가격을 3~4만 원씩 소폭 인하한 점도 눈에 띈다. 드라이빙 어시스턴스 패키지 1·2와 2열 컴포트 패키지 등의 가격이 전년 대비 소폭 내려갔지만, 기본 찻값 인상분(79만 원)과 패키지 분리에 따른 부담을 고려하면 체감은 그리 크지 않다.
업계 관계자는 ““개별 옵션 단가를 소폭 낮췄다고는 하지만, 선호 사양이 패키지에서 빠지면서 소비자가 체감하는 실질적인 구매 가격은 오히려 상승한 셈이다” ”수입차 시장의 할인 공세가 거센 상황에서, 복잡한 옵션 구성과 잦은 가격 인상은 소비자의 피로감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