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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가슴을 울리는 8기통의 미학“..포르쉐 파나메라 GTS

Porsche
2026-01-15 11:55
포르쉐 파나메라 GTS
포르쉐 파나메라 GTS

[데일리카 김경현 기자] 자동차 마니아들에게 포르쉐라는 거대한 세계관 안에서 가장 가슴 뛰는 모델을 묻는다면, 십중팔구는 ‘GTS’를 꼽을 것이다. 터보(Turbo) 모델처럼 압도적인 출력을 뽐내지는 않지만, 운전자가 느낄 수 있는 희열의 총량은 결코 뒤쳐지지 않기 때문이다.

스타일과 성능, 그리고 가격까지. 모든 면에서 가장 합리적인 구성을 갖췄으면서도, 오로지 ‘운전의 재미’라는 본질에 가장 가까이 다가선 차. 이번 시승의 주인공은 포르쉐 파나메라 GTS다.

파워트레인의 경우 8기통 4리터 가솔린 터보 엔진과 8단 자동 변속기가 탑재됐다. 최고출력 510마력, 최대토크 67.3kg·m로 정지 상태에서 100km/h까지 가속하는 데는 단 3.8초면 충분하다. 공인 연비는 7.2km/l로, 이 차가 선사하는 퍼포먼스를 감안하면 충분히 납득할 만한 수준이다.

포르쉐 파나메라 GTS
포르쉐 파나메라 GTS

하지만 GTS는 단순히 숫자와 제원표로 평가될 차가 아니다. 진가는 오직 ‘감각’의 영역에서 드러난다. 시동 버튼을 누르는 찰나, 귓가를 때리는 배기음은 그 자체로 현대 예술이라 칭할 만하다. 거칠면서도 아름다운 그 포효를 듣고 있자면, “도대체 인증을 어떻게 받은 거지?”라는 유쾌한 의문이 머릿속을 수차례 스치고 지나간다.

도로 위에 오르면 8기통 특유의 매끄러운 회전 질감이 운전자를 맞이한다. 고성능 모델임을 암시하듯 페달의 답력은 묵직하게 세팅되어 있다.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지만, 막상 엑셀러레이터를 부드럽게 가져가면 영락없는 쇼퍼드리븐 세단이다.

일상 영역에서는 날카로운 발톱을 숨긴 고양이처럼, 럭셔리 세단 특유의 안락함과 부드러움을 선사한다. 그러나 엔진회전 바늘이 2000rpm 부근을 넘어서는 순간, 숨겨왔던 배기 사운드가 터져 나오며 운전자의 질주 본능을 자극한다. 천천히 달려도 지루할 틈이 없는, 몇 안 되는 희귀한 경험이다.

포르쉐 파나메라 GTS
포르쉐 파나메라 GTS

특히 가속 페달을 깊게 밟았을 때 8단 PDK가 전해주는 감각은 압권이다. 등 뒤를 걷어차는 듯한 변속 충격은 불쾌함이 아닌 기계적인 직결감이 주는 쾌감이다. 다운시프트 시 배기구에서 터져 나오는 '팝콘 사운드)'는 이 차가 단순한 세단이 아님을 청각적으로 끊임없이 증명한다.

스티어링 휠을 쥔 순간부터 이미 객관적인 평가는 불가능했다. 머리가 아닌 가슴이 먼저 반응했기 때문이다. 포르쉐가 작심하고 마니아들의 마음을 훔치기 위해 빚어낸 걸작인 만큼, 감히 흠 잡을 곳을 찾기 어렵다.

승차감은 노멀 모델 대비 단단하게 조여졌지만, 불쾌함 대신 신뢰감을 준다. 사실 2.2톤에 달하는 공차중량을 생각하면 물리적으로 날렵한 움직임은 불가능에 가깝다. 하지만 포르쉐는 기어이 그것을 해냈다.

포르쉐 파나메라 GTS
포르쉐 파나메라 GTS

물리 법칙을 거스르는 듯한 거동은 경이롭기까지 하다. 한계 영역에서 운전자에게 명확한 정보를 전달하고, 선을 넘으려는 찰나 차체가 든든하게 개입해 궤적을 바로잡는다. 달리는 것만큼 중요한 제동력 역시 ‘외계인이 만들었다’는 소문 그대로다.

고속 영역에서 급브레이크를 밟아도 차체는 노면에 꽂히듯 가라앉으며, 운전자에게 “아직 여유가 있다”는 신호를 보낸다.

디자인은 전례 없는 아름다움이 느껴진다. 쿠페를 능가할 만큼 유려하면서도, 플래그십 세단으로서의 위용까지 갖췄다. 전면부 대형 에어 인테이크와 6만 4000개 이상의 픽셀로 구현되는 매트릭스 LED 헤드라이트는 포르쉐의 기술적 정체성을 또렷하게 드러낸다.

포르쉐 파나메라 GTS
포르쉐 파나메라 GTS

특히 시승차에 적용된 ‘오크 그린 메탈릭 네오’ 컬러는 신의 한 수다. 570만 원에 달하는 옵션이지만 실물을 보는 순간 가격표는 잊혀진다. 빛을 머금으면 마치 해변가의 모래알처럼 은은하게 반짝이며, 차체의 볼륨감을 극대화해 보는 이의 시선을 단번에 사로잡는다.

실내로 들어서면 시각과 촉각을 동시에 압도한다. 전형적인 포르쉐 레이아웃에 310만 원 상당의 클럽 레더 옵션이 더해져, 눈길과 손길이 닿는 거의 모든 곳이 최고급 가죽과 알칸타라로 감싸져 있다.

주행의 즐거움을 완성하는 마지막 퍼즐은 오디오다. 탑재된 부메스터 시스템은 언제 들어도 감동적이다. 섬세한 고음과 웅장한 저음이 조화를 이루며, 때로는 8기통 배기음 대신 음악에 심취하고 싶게 만들 정도로 완벽한 청각적 경험을 선사한다.

포르쉐 파나메라 GTS
포르쉐 파나메라 GTS

무엇보다 놀라운 점은 뒷좌석이다. 운전석에서는 아드레날린이 솟구치지만, 2열은 평온한 안식처다. 성인 남성이 탑승해도 부족함 없는 레그룸을 갖췄고, 독립된 시트는 스포츠 주행 시에도 탑승객의 몸을 단단히 지지해 준다. 운전의 재미와 가족을 위한 배려, 이 양립할 수 없는 두 가치를 완벽하게 조율해 낸 아빠들의 드림카다.

GTS는 터보 라인업보다 조금 느릴지는 모른다. 하지만 운전석에서 느껴지는 재미의 깊이는 그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다.

우리가 포르쉐에 열광하는 이유를 단번에 설명할 수 있는 파나메라 GTS의 국내 판매 가격은 2억 5280만원부터 시작된다.

포르쉐 파나메라 GTS
포르쉐 파나메라 G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