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UTO DESIGN AWARD
A
데일리카 뉴스

[시승기] “수익성보다 낭만 택했다”..426마력 V8의 포효, GMC 시에라 드날리

GMC
2026-01-16 16:00
GMC 시에라 드날리
GMC 시에라 드날리

[데일리카 김경현 기자] 시에라는 많이 팔기 위한 차가 아니다. 한국 소비자들을 향한 GM의 ‘팬서비스’이자, 한국 시장에서 철수하지 않겠다는 강력한 의지의 표명이다.

이는 GMC 시에라 드날리를 시승하며 내린 결론이다. 사실 시에라는 대중적인 차량도 아니고, 국내 도로 환경상 수요가 폭발적인 모델도 아니다.

자동차 제조사가 신차 1종을 출시하기 위해서는 인증부터 정비 매뉴얼, 부품 수급망 구축까지 막대한 제반 비용이 투입된다. 애초에 수익성을 기대하기 힘든 ‘니치 마켓(Niche Market)’ 모델을 들여온다는 것은 남는 장사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GM은 이 차를 내놓았다. 한국 시장에 대한 진정성을 보여주기 위함이다.

시에라는 지난 2022년 6월 ‘GM 브랜드 데이’를 통해 국내에 정식 데뷔했다. 캐딜락 에스컬레이드, 쉐보레 타호와 같은 풀사이즈 플랫폼을 공유하며, 국내에는 최고급 트림인 ‘드날리(DENALI)’ 단일 모델로 판매된다.

GMC 시에라 드날리
GMC 시에라 드날리

파워트레인은 ‘아메리칸 럭셔리’의 정점인 V8 6.2L OHV 자연흡기 가솔린 엔진과 10단 자동변속기가 조합됐다. 최고출력 426마력, 최대토크는 63.6kg.m를 발휘한다. 아울러 4륜 구동 시스템이 기본으로 탑재된다. 복합연비는 6.6km/L다.

운전석에 올라 시동을 걸면 V8 엔진 특유의 부드러운 회전 질감이 전해진다. 가속 페달은 고출력 차량 대비 가볍게 세팅됐다. 발끝에 힘을 살짝만 줘도 쏜살같이 튀어나간다.

초반 토크감은 상상 이상으로 강력하다. 시승 당시 윈터 타이어를 장착됐음을 감안하더라도, 엑셀러레이터를 조금만 깊게 밟으면 휠스핀이 발생하며 그립을 놓칠 정도다. 넘치는 힘을 주체하지 못한다는 표현이 적절하다.

10단 자동변속기의 세팅도 인상적이다. 기어비가 촘촘하게 설정되어 있어 일상 주행 영역에서는 RPM을 높게 쓰지 않는다. 항속 주행 시에도 차분하고 정숙한 주행이 가능하다.

GMC 시에라 드날리
GMC 시에라 드날리

승차감은 픽업트럭이라는특성을 고려했을 때 상당히 부드러운 편이다.

기본적으로 프레임 바디 구조를 갖췄지만, ‘리얼타임 댐핑 어댑티브 서스펜션’이 적용돼 노면에서 올라오는 충격을 유연하게 걸러낸다. 1000분의 2초마다 노면 상태를 감지하는 만큼, 과속방지턱이나 요철을 지날 때 발생하는 차체의 투박한 흔들림이 잘 억제됐다.

적재함이 비어있는 상태에서도 후륜이 튀는 현상이 크지 않아, 전반적으로 트럭보다는 대형 SUV에 가까운 편안한 승차감을 제공한다.

시에라의 백미는 단연 적재 공간이다. 적재함 용량만 1781ℓ에 달한다. 특히 GM의 특허 기술이 적용된 ‘멀티프로 테일게이트’는 6가지 형태로 변형이 가능한데, 사용 목적에 따라 계단으로 만들거나 작업용 선반으로 활용할 수 있다.

GMC 시에라 드날리
GMC 시에라 드날리

실내로 들어서면 이 차가 ‘트럭’임을 잠시 망각하게 된다. 국내 출시된 그 어떤 픽업트럭보다 고급스러운 구성을 갖췄다. 천연 가죽과 오픈 포어 우드, 알루미늄 크롬 가니시 등 고급 소재를 아낌없이 둘러 럭셔리 SUV 수준의 감성을 구현했다.

디지털 구성도 화려하다. 12.3인치 디지털 클러스터와 13.4인치 인포테인먼트 스크린, 15인치 헤드업 디스플레이(HUD)가 시원한 시인성을 제공한다. 무선 폰 프로젝션 및 충전까지 지원해 편의성을 높였다.

‘픽업트럭 뒷좌석은 좁고 불편하다’는 편견도 시에라 앞에서는 통하지 않는다. 2열 레그룸은 1102mm에 달해 어지간한 대형 SUV보다 여유롭다.

GMC 시에라 드날리
GMC 시에라 드날리

비록 리클라이닝 기능은 빠져있지만, 등받이 각도가 적당히 기울어져 있어 장시간 착석에도 불편함이 없다. 시트 등받이와 하단에 숨겨진 히든 스토리지 공간은 자잘한 짐을 수납하기에 제격이다.

GMC 시에라는 효율이나 가성비를 논하는 차가 아니다. 도로 위를 압도하는 존재감, 그리고 8기통 자연흡기 엔진이 주는 ‘날 것’의 감동만으로도 이 차의 존재 가치는 충분하다. 한국GM이 던진 ‘낭만’의 승부수인 GMC 시에라 드날리의 국내 판매 가격은 9420만원부터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