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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각지대도 문제 없다”.현대차·기아, 장애물 너머 보는 ‘비전 펄스’ 첫선

Hyundai
2026-01-29 10:18
Vision Pulse 작동 그래픽
Vision Pulse 작동 그래픽

[데일리카 김경현 기자] 현대자동차와 기아가 장애물에 가려 보이지 않는 사각지대의 위험 요소까지 감지할 수 있는 차세대 주행 안전 기술을 공개했다.

현대차·기아는 UWB(Ultra-Wide Band·초광대역) 전파를 활용해 차량 주변 객체의 위치를 실시간으로 파악하는 첨단 센싱 기술 ‘비전 펄스(Vision Pulse)’를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고 29일 밝혔다.

‘비전 펄스’는 차량과 보행자(혹은 다른 차량)가 각각 소지한 UWB 모듈이 서로 신호를 주고받는 시간을 측정해 위치를 파악하는 기술이다.

가장 큰 특징은 탁월한 투과성과 회절성(장애물을 돌아가는 성질)이다. 기존의 카메라나 레이더, 라이다 센서는 벽이나 앞차에 가려진 물체를 인식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하지만 비전 펄스는 건물이나 차량 등 장애물 너머에 있는 객체도 반경 약 100m 범위 내에서 감지해낸다. 위치 파악 오차 범위는 10cm 이내에 불과할 정도로 정밀하다.

악천후나 야간 상황에서의 신뢰성도 높다. GHz(기가헤르츠) 대역의 전파를 사용해 다른 전파와의 간섭이 적고, 비가 오거나 어두운 환경에서도 99% 이상의 탐지 성능을 유지한다. 통신 속도 역시 1~5ms(밀리초·1000분의 1초) 수준으로 빨라, 고속으로 이동하는 물체의 위치도 실시간으로 예측할 수 있다.

경제성 또한 강점이다. 현대차·기아의 최신 차량에 적용된 ‘디지털 키 2’ 시스템에는 이미 UWB 모듈이 탑재돼 있어, 별도의 고가 장비를 추가하지 않고도 해당 기술을 구현할 수 있다. 회사 측은 이 기술이 상용화되면 고가의 라이다 센서 의존도를 낮추면서도 안전성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차·기아는 비전 펄스 기술이 승용차뿐만 아니라 산업 현장과 공공 안전 분야에서도 폭넓게 활용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실제로 기아는 올해부터 화성 PBV 컨버전센터 생산라인 내 지게차와 작업자 간 충돌 방지 시스템에 이 기술을 시범 적용하고 있으며, 현대차는 지난해 10월부터 부산항만공사와 협력해 항만 현장 내 안전 관리 실증 사업을 진행 중이다. 재해 발생 시 매몰된 실종자의 위치를 파악하는 데도 활용 가능하다.

이날 현대차·기아는 비전 펄스 기술을 유치원 통학 버스에 적용한 캠페인 영상 ‘보이지 않는 것을 보는 기술’도 공개했다. 아이들이 UWB 모듈을 거부감 없이 휴대할 수 있도록 ‘수호신’ 캐릭터 키링 형태로 제작했으며, 무드등 기능을 넣어 충전을 유도하는 아이디어를 선보였다.

현대차·기아 관계자는 “비전 펄스는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는 기업 철학이 담긴 기술이다”며 “산업의 경계를 넘어 다양한 분야에서 인류의 안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기술을 고도화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