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카 김경현 기자] 지프(Jeep)는 단순한 자동차 브랜드가 아니다. 누군가에게는 모험의 도구이자, 누군가에게는 자유를 상징하는 아이콘이다. 그런 지프가 컬러 마이 프리덤 캠페인의 마지막 퍼즐을 내놨다. 바로 ‘패덤 블루(Fathom Blue)’ 에디션이다.
패덤은 수심을 측정하는 단위다. 이름처럼 깊고 고요한 바다를 연상시키는 짙은 블루 컬러를 입었다. 기존 모히또나 주스 에디션이 강렬한 에너지를 발산했다면, 이번에는 고요함 속의 자유를 이야기한다. 배우 강하늘이 1호 고객으로 선택했다는 점도 이 차가 가진 차분하면서도 진정성 있는 캐릭터를 대변한다.
파워트레인의 경우 2.0리터 직렬 4기통 가솔린 터보 엔진과 8단 자동변속기가 탑재됐다. 최고 출력 272마력, 최대 토크 40.8kg·m를 발휘한다. 다운사이징 엔진이지만 수치상으로는 2톤이 넘는 거구를 이끌기에 부족함이 없다.
지프 랭글러 패덤블루 에디션
시동을 걸고 도로에 나서면 가장 먼저 놀라게 되는 건 반전 매력이다. 통상적인 미국차에서 느껴지던 초반의 굼뜬 반응, 이른바 ‘허당’ 치는 느낌이 전혀 없다. 가속 페달에 발을 올리면 지체 없이 경쾌하게 튀어 나간다.
저속에서 중속으로 속도를 높여가는 과정도 매끄럽다. 4기통 터보 엔진은 생각보다 넉넉한 출력을 뿜어내며 차체를 가볍게 밀어붙인다. 답답함은 느낄 겨를이 없다.
변속기 세팅은 여유롭다. 듀얼 클러치처럼 칼같이 빠릿빠릿하게 변속하는 타입은 아니다. 대신 기어비를 길게 가져가며 엔진의 힘을 진득하게 노면으로 전달한다. 변속 충격 없이 부드럽게 속도를 올려주는 이 매끄러운 가속 질감은 사하라라는 트림이 추구하는 도심형 SUV의 성격과 정확히 맞아떨어진다.
지프 랭글러 패덤블루 에디션
승차감 역시 부드럽다. 오프로드에 특화된 타이어를 장착한 루비콘 모델이 다소 투박하고 거친 감각을 준다면, 사하라는 전반적으로 부드럽고 유연하다. 노면의 요철을 부드럽게 걸러내며, 장거리 주행에서도 피로감이 덜하다. 데일리카로 쓰기에 손색없는 안락함이다.
이번 에디션의 백미는 단연 선라이더 플립 탑(Sunrider Flip Top)이다. 조작 방식은 직관적이고 단순하다. 고정 장치를 풀고 뒤로 젖히기만 하면 끝이다. 신호 대기 중에도 순식간에 하늘을 열 수 있을 만큼 신속하다.
디자인은 랭글러 고유의 헤리티지에 현대적인 감각을 더했다. 상징적인 세븐-슬롯 그릴과 원형 LED 헤드램프는 여전히 당당하다. 여기에 깊은 색감의 패덤 블루 컬러가 더해져, 낮에는 청량함을, 밤에는 묵직한 고급스러움을 자아낸다.
지프 랭글러 패덤블루 에디션
실내 편의성도 놓치지 않았다. 12.3인치 터치스크린에는 국내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티맵(TMAP) 내비게이션이 기본으로 내장됐다. 이전 세대보다 5배 빨라진 유커넥트 5 시스템 덕분에 조작 반응도 시원시원하다. 사하라 트림 특권인 프리미엄 맥킨리 시트와 앞좌석 열선/전동 시트, 열선 스티어링 휠 등은 쾌적한 주행을 돕는다.
총평하자면, 랭글러 패덤 블루 에디션은 ‘불편함을 감수해야 했던 낭만’을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는 낭만’으로 바꾼 모델이다.
통상 랭글러 오너들이 오픈 에어링을 즐기기 위해 육중한 하드탑을 분리하는 수고를 감내해야 했다면, 이 차는 신호 대기 중에도 손가락 하나로 하늘을 열 수 있다.
지프 랭글러 패덤블루 에디션
물론 아쉬움이 없는 것은 아니다. 변속기의 반응 속도가 스포츠카처럼 빠릿빠릿하지는 않다. 하지만 넉넉한 엔진 출력과 긴 기어비가 만들어내는 특유의 여유로운 주행 감각은, 오히려 이 차가 지향하는 고요한 자유라는 테마와 묘하게 잘 어울린다.
도로 위에서 흔히 볼 수 없는 희소한 컬러, 그리고 일상 속에서 가장 간편하게 일탈을 맛보고 싶은 이들에게 랭글러 패덤 블루 에디션은 대체 불가능한 선택지인 지프 랭글러의 국내 판매 가격은 7570만원부터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