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UTO DESIGN AWARD
KO
EN
Dailycar News

“세단은 현대, RV는 기아”..대감집 안방서 벌어진 살벌한 ‘영토 전쟁’

Hyundai
2026-02-03 12:05
현대차 디 올 뉴 그랜저
현대차 디 올 뉴 그랜저

[데일리카 김경현 기자] 새해 첫달부터 국내 자동차 시장의 양대 산맥인 현대차와 기아가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현대차는 세단 라인업을 앞세워 내수 시장을 공략했고, 기아는 레저용 차량(RV)에 화력을 집중하며 확실한 색깔 굳히기에 나섰다.

2일 발표된 1월 판매 실적에 따르면, 현대차와 기아는 각각 전년 동기 대비 9.0%, 12.2% 증가한 내수 성적을 거뒀다. 판매량은 커졌지만, 그 내용을 들여다보면 흥미로운 쏠림 현상이 나타난다.

현대차의 1월은 ‘세단의 부활’로 요약된다. SUV가 대세인 글로벌 흐름 속에서도 현대차는 안방에서 세단의 저력을 과시했다. ‘국민차’ 타이틀을 쥔 아반떼(5244대)를 필두로 쏘나타(5143대), 그랜저(5016대)가 나란히 월 판매 5000대 고지를 밟았다.

특정 차종 하나가 독주한 것이 아니라, 준중형부터 준대형까지 세단 라인업 전체가 고른 판매량을 기록하며 ‘허리’ 역할을 톡톡히 해낸 셈이다. 이들 세 차종의 합산 판매량(1만 5403대)은 현대차 전체 승용 판매의 98.4%를 차지하며 실적을 견인했다.

반면, 기아의 운동장은 철저히 ‘RV’로 기울었다. 기아의 1월 내수 판매량 4만 3107대 중 RV가 차지하는 비중은 무려 64.0%(2만 7584대)에 달했다. 내수 판매된 기아 차량 10대 중 6대 이상이 RV인 셈이다.

기아 쏘렌토
기아 쏘렌토

그 중심에는 쏘렌토가 있었다. 쏘렌토는 1월 한 달간 8388대가 팔리며 현대차와 기아 전 차종을 통틀어 압도적인 내수 1위에 올랐다. 여기에 스포티지(6015대)와 카니발(5278대)이 가세하며 기아의 실적을 떠받쳤다.

단만 RV의 눈부신 활약과 달리, 승용 부문에서는 현대차의 아성을 넘지 못했다. 현대차의 쏘나타와 그랜저가 나란히 5000대 벽을 넘어서며 건재함을 알린 반면, 경쟁 모델인 기아 K5와 K8은 고전하는 모습을 보였다. K5는 2752대, K8은 2135대 판매에 그치며 현대차 경쟁 모델의 절반 수준에 머물렀다.

결과적으로 현대차와 기아는 경쟁이 아닌 완벽한 분업을 이뤄냈다. 현대차는 전통적인 세단 수요를, 기아는 급증하는 레저 및 패밀리카 수요를 각각 흡수하며 내수 시장의 지배력을 공고히 했다. 자칫 제 살 깎아먹기가 될 수 있는 집안 싸움을 가장 효율적으로 승화시킨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는 세단을 앞세워 보수적인 수요층을 붙잡아두는 사이, 기아는 쏘렌토·카니발 등 대체 불가한 라인업으로 실용파 고객을 끌어들였다”며 “두 브랜드의 색깔이 선명해질수록 시너지 효과는 더욱 커질 것이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