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카 박경수 기자] 미국 의회가 자율주행차에 대한 연방 차원의 통합 안전 기준 마련에 나섰다. 주(州)별로 제각각인 규제를 걷어내고 국가 단일 규칙을 적용해 산업 성장을 가속화하겠다는 취지다.
미 하원 에너지·상무위원회는 10일(현지 시각) 자율주행 법안을 찬성 12표, 반대 11표로 통과시켰다. 법안을 발의한 밥 래타 공화당 하원의원은 "자율주행차 기술은 빠르게 발전하고 있지만 이를 규율할 연방 차원의 틀이 없다"며 법안 취지를 설명했다.
법안은 미국 교통부 산하 도로교통안전국(NHTSA)이 2027년 9월까지 자율주행차 제조사에 적용되는 연방 안전 기준을 마련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 기준은 각 주의 별도 규정보다 우선 적용돼 사실상 주 정부의 독자 규제를 무력화하는 효과를 낳는다.
또 자율주행의 정의와 단계별 운전 보조 기술 수준을 명확히 구분하는 통일된 용어 체계도 도입한다. 상업용 차량의 제한적 자율주행 시험 운행도 허용하기로 했다.
자율주행차를 테스트 중인 포니닷에이아이. (사진: 포니닷에이아이)
이 법안을 두고 미국이 자율주행 기술의 글로벌 표준을 선점하려는 전략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래타 의원은 "미국이 자율주행 안전 기준을 주도하면 국제 사회의 표준을 우리가 정할 수 있다"며 "일자리를 미국에 붙잡아 두고 중국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확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법안은 이미 자율주행 상용화가 본격화된 상황에서 나왔다. 구글 모회사 알파벳의 웨이모는 애틀랜타·마이애미·샌프란시스코·오스틴 등 주요 도시에서 무인 로보택시를 운행 중이다. 테슬라도 자율주행 택시 사업을 미래 핵심 성장동력으로 내세우며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주요 완성차 업체들은 법안 통과를 공개 지지했다. 테슬라는 "자율주행차 보급을 위한 명확한 국가 프레임워크를 제시해 생명을 구하고 제조업 성장을 촉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혼다도 "전국 단일 기준을 마련하는 중요한 진전"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