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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기상 칼럼] “이젠 전기 DRT 시대”..사람 따라 움직이는 수요응답형 행복버스!

Hyundai
2026-02-20 07:50
경기도 수요응답형 버스DRT 똑버스
경기도 수요응답형 버스(DRT) 똑버스

충남 서산의 ‘행복버스’와 ‘임산부버스’는 지역 교통이 어떤 방향으로 바뀌어야 하는지 보여준다. 정해진 노선에 주민을 끼워 맞추지 않는다. 병원 진료, 장보기, 임산부 검진처럼 실제 이동 수요에 맞춰 차량이 움직인다. 인구 감소와 고령화가 일상이 된 지방에서 교통은 선택재가 아니라 생활 인프라다. 이런 모델이 ‘좋은 사례’로만 남지 않으려면 제도와 재정이 구조를 바꿔야 한다.

지방 버스의 위기는 적자 규모가 아니라 설계의 낡음에서 시작한다. 비첨두 시간대에는 중형 버스가 비어 달리는 구간이 늘었지만, 인건비·연료비·정비비는 승객 수와 무관하게 고정비로 쌓인다. 적자 보전은 상시화되고 지자체 재정은 더 경직된다. 정작 주민은 “버스가 있어도 필요할 때는 없다”고 말한다. 공급은 존재하지만 이동권은 비어 있는 모순이다.

이제 정책의 질문을 바꿔야 한다. ‘노선을 얼마나 유지할 것인가’가 아니라 ‘이동을 어떻게 관리할 것인가’다. 수요응답형교통(DRT)은 호출이 있을 때 운행하고 수요가 없으면 멈춘다. 앱 호출만으로는 고령층을 배제할 수 있다. 전화 호출을 병행하고 교통약자 우선 배차 기준을 명문화해야 한다.

운영 기준이 갖춰지면 같은 예산으로도 대기시간을 줄이고 문앞 이동 같은 서비스 품질을 높일 수 있다. 서산의 사례는 생활권 수요를 정밀하게 잡을수록 체감 효과가 커진다는 점을 증명한다. 전환의 질을 결정하는 핵심은 차량과 원칙이다. 국비가 투입되는 DRT가 디젤 중심으로 보급되면 연료비 변동 리스크와 대기오염 비용을 장기간 떠안는다.

경기도 수요응답형 버스DRT 똑버스
경기도 수요응답형 버스(DRT) 똑버스

전기 DRT를 기본 원칙으로 묶어야 한다. 전기는 연료·정비 비용을 낮추고 소음·매연을 줄여 생활권 대기질을 개선한다. 탄소 감축 목표와의 정합성도 확보된다. 충전 인프라가 취약한 도서·산간은 예외를 둘 수 있지만, 예외가 관행이 되지 않도록 단계적 전환 계획 제출을 의무화해야 한다.

지원 방식도 ‘구매’에서 ‘성과’로 옮겨가야 한다. 차량 보조로 끝내면 구조는 남는다. 공차율, 평균 대기시간, 교통약자 이용 비율, 온실가스 감축 같은 지표로 평가하고 KPI를 충족한 지자체에 인센티브를 연동해야 한다. 표준 규격과 안전 기준, 관제 시스템 연계 의무까지 함께 세워야 사업이 차량 도입이 아니라 서비스 혁신으로 이어진다.

빈 버스를 줄이고 필요한 이동을 늘리는 일은 지역 소멸을 늦추는 정책이다. 전기 DRT는 친환경 구호가 아니라 재정 효율과 이동권을 동시에 세우는 구조 전환이다. 서산의 실험을 전국 교통의 표준으로 만드는 시기가 도래했다.

경기도 수요응답형 버스DRT 똑버스
경기도 수요응답형 버스(DRT) 똑버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