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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일린 황 지커(Zeekr) 디자이너가 전하는..‘라이트 디자인’의 차별적 포인트는?

Zeekr
2026-02-25 08:03
아일린 황Eileen Hwang 디자이너 링크앤코 02
아일린 황(Eileen Hwang) 디자이너 (링크앤코 02)

[고텐버그(스웨덴)=데일리카 하영선 기자] 자동차는 처음 볼 때 ‘부담감’이 없어야 한다는 건 상식적인 내용이다. 그러면서도 차를 보는 그 순간적 찰나에 나름대로 인상을 강하게 끄집어내는 ‘카리스마’도 동시에 간직해야만 한다. 이런 차는 훌륭한 디자인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게 된다.

내연기관차에서 전기차 시대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가운데, 자동차 디자인 트렌드도 자연스럽게 진화하고 있다. 이 중에서도 살짝 생소하게 느껴지는 ‘라이트 디자인(Light Design)’은 차별적인 디자인 언어로 꼽힌다.

라이트는 헤드램프와 주간주행등(DRL), 리어램프 등 외관을 비롯해 인스트루먼트에서 계기판, 센터터널, 도어 패널에 이르기까지 실내 곳곳에 적용된다. 미래지향적인 요소 뿐 아니라 인간미, 따스함 등 감성적인 분위기를 결정짓기 때문이다.

지리자동차그룹 산하 럭셔리 전동화 브랜드 지커(Zeekr)의 스웨덴 글로벌 디자인 센터에서 최근 데일리카 기자와 만난 한국인 출신 아일린 황(34. Eileen Hwang, 한국명 황유지) 디자이너는 ‘라이트 디자이너’라는 전문적인 자동차 디자이너라는 점에서 주목을 끈다.

링크앤코 light detail sketch 아일린 황Eileen Hwang 디자이너 제공
링크앤코 (light detail sketch) (아일린 황(Eileen Hwang) 디자이너 제공)

한국인 부모를 둔 그는 미국에서 태어났지만, 서울 중대부속초등학교를 거쳐 중국과 미국을 오가며 성장기를 보냈다. 어릴 때는 순수 미술을 좋아했던 ‘명랑공주’로 불린 그는 어머니의 추천으로 자동차 디자이너로서의 꿈을 키우게 됐다는 것.

세계 3대 자동차 디자인 스쿨인 미국 칼리지 포 크리에이티브 스터디스(CCS, College for Creative Studies)에서 자동차 디자인을 연구한 그는 볼보트럭에 입사해 자동차 디자이너로서의 첫 발을 내딛는다.

당시 볼보트럭의 디자인 지향점은 ‘전동화’였던 만큼 황 디자이너는 외관과 내관 디자인 설계를 동시에 주도하는 역할을 맡게 된다. 이후 지리차(Geely)와 볼보(Volvo) 브랜드가 합작해 탄생한 프리미엄 브랜드 링크앤코(Lynk&Co)에서 최초의 한국인 디자이너로서 그 만의 역량을 발휘한다.

황 디자이너는 링크앤코에서 중형 SUV ‘08’의 라이트 디자인을 주도한 인물이다. 링크앤코 08은 ‘더 넥스트 데이(The Next Day)’라는 새로운 디자인 언어가 적용돼 미래지향적이면서도 세련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링크앤코 08 도어 디자인 아일린 황Eileen Hwang 디자이너 제공
링크앤코 08 (도어 디자인) (아일린 황(Eileen Hwang) 디자이너 제공)

보닛 위로 솟은 주간주행등은 ‘h’ 형상으로 날렵한데다, 1만 개 이상의 LED 비즈가 사용돼 시그니처 라이팅으로서의 면모를 돋보이게 만든다. 플러시 도어 핸들과 프레임리스 사이드 미러, 유려한 루프 라인을 통해 에어로 다이내믹한 감각도 묻어난다. 플로팅 루프 디자인 설계를 통해 차체는 더 낮아지면서 스포티한 감각도 자연스럽다.

스칸디나비안 스타일이 강조된 실내는 나파 가죽과 스웨이드 등 친환경 소재를 활용해 거실 같은 안락한 분위기다. 15.4인치 터치스크린과 92인치 증강현실 헤드업 디스플레이(AR-HUD)가 탑재됐는데, 스마트폰처럼 매끄러운 조작감 등으로 디자인 측면에선 높은 점수를 받는다. 여기에 물리 버튼을 최소화해 시각적으론 깔끔하지만, 주행 중 조작 편의성을 높인 점도 차별적 디자인 포인트다.

황 디자이너는 ‘링크앤코 08’에 대해 “견고하면서도 미니멀리즘, 그리고 링크앤코 만의 화려한 조명 예술을 담아낸 모델”이라고 자평했다.

지리그룹 산하엔 지리차, 볼보, 폴스타, 링크앤코, 지커 등의 브랜드가 존재하는데, 링크앤코에서 디자인 설계를 주도한 황 디자이너는 최근엔 자리를 옮겨 지커 브랜드의 라이트 디자인을 이끈다.

링크앤코 Z10 아일린 황Eileen Hwang 디자이너 제공
링크앤코 Z10 (아일린 황(Eileen Hwang) 디자이너 제공)

그는 “라이트 디자인은 (각각의 자동차를 구성하는) 시스템에 추가적으로 더 넣을 여러 파트를 지속적으로 연구하고 있다”며 “(라이트 디자인은 실내 뿐 아니라) 루프, B필러 등에도 접근하는 방식으로 확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지커 브랜드는 최대한 럭셔리를 추구하지만, 여기에 더해 안전성은 그 무엇보다도 바꿀 수 없기에 최우선적으로 중시한다”며 “터널을 들어갈 때 차 안이 어두워지지면 센서가 감지해 스스로 톤을 낮추고, 주행 중 보행자나 자전거 등 물체가 접근하면 오른 쪽에만 불빛이 들어오게 하는 라이트 시스템 디자인이 요구되고 있다”고 귀띔했다.

빛(라이팅)의 톤 조절을 통해 주행 중 안전을 위한 라이트 디자인 설계가 중요하다는 게 황 디자이너의 지적이다. 그런만큼 라이트 디자인은 기존엔 실내 중심이었지만, 이젠 실내의 앞과 뒤, 천장 뿐 아니라 외관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하게 확대되고 있다는 것.

황 디자이너는 “(지금은 전기차 시대로 빠르게 전환되고 있지만) 보여지는 디자인 측면에서 전기차와 내연기관차가 서로 굳이 다른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다만 전기차에서 라이트 디자인은 전기차의 주행거리, 전기 소비량, 소모량 등 배터리의 효율성 측면에서 매우 중요한 포인트로 작용한다”고 강조했다.

링크앤코 02
링크앤코 02

그는 이와 함께 “라이트 디자인은 디자이너의 섬세함이 요구된다”고 전제한 뒤, “세련미가 너무 강조된 라이트 설계를 추구하기 보다는 브랜드의 디자인 방향성과 컨텐츠의 차별화를 위해 라이트 색의 감도를 결정해야만 하는 점도 중요한 디자인 요소”라고 덧붙였다.

스웨덴 예테보리(고텐버그)에 위치한 지커 글로벌 디자인 센터엔 황 디자이너를 포함, 총 4명(지커 1명, 링크앤코 3명)의 한국인 디자이너가 활약하고 있다. 그는 “점심 시간이 되면 이들과 함께 김치, 쌀밥이 나오는 식당을 자주 찾는다”며 “한국인의 뿌리는 세계 어디를 가나 변함이 없어 보인다”고 미소를 띄었다.

황 디자이너는 자동차 디자이너의 꿈을 지닌 젊은이들에게도 관심을 보였다. 지금은 AI(인공지능) 시대인 만큼 자동차 디자이너가 대체될 수도 있다는 말이 나오지만, 많은 걸 알수록 좋은 디자인을 만들어 낼 수 있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여행도 많이 다니고, 빠르게 글로벌화가 진행되고 있다는 점에서 다변화, 다양성에 대한 연구도 필요하다는 얘기다.

볼보트럭과 링크앤코, 지커 브랜드에 이르기까지 8년여간 자동차 디자이너로서, 또 라이트 디자이너로서 활동 영역을 넓혀온 황 디자이너는 향후 현대차의 럭셔리 브랜드 제네시스 등에서 자동차 디자인을 이끌어 보겠다는 소망도 내비쳤다.

아일린 황Eileen Hwang 디자이너
아일린 황(Eileen Hwang) 디자이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