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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서 만들지 않으면 혜택 없다!"..전기차 보조금 문턱 높인 EU

BMW
2026-02-23 07:30
벤츠 E클래스 익스클루시브
벤츠, E-클래스 익스클루시브

[데일리카 박경수 기자] 유럽연합(EU)이 전기차 보조금 지급 기준을 대폭 강화하는 방안을 추진하면서, 사실상 유럽산 우대 원칙을 공식적으로 천명했다. 값싼 중국산 전기차의 공세가 거세지자, 보조금을 무기로 역내 산업을 보호하겠다는 의도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유럽연합 집행위원회는 전기차 보조금 지급 요건으로 역내 생산 비중 70% 기준을 도입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배터리를 제외한 차량 부품 가운데 가격 기준으로 최소 70%를 EU 내에서 생산해야 보조금 대상에 포함시키겠다는 것이다.

초안에 따르면 이 기준은 전기차뿐 아니라 하이브리드차, 수소 연료전지차에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개인 소비자는 물론 공공기관이 전기차를 구매하거나 리스할 때도 예외는 없다. 차량이 EU에서 조립되고, 핵심 부품 상당수가 역내에서 만들어져야만 정부 지원을 받을 수 있다.

BMW iX3
BMW iX3

EU 내부에서는 이 조치가 보조금을 활용한 산업 정책의 방향 전환이라고 해석한다. 그동안 친환경 전환을 명분으로 전기차 보급 확대에 초점을 맞췄다면, 이제는 누가 만드는 전기차인가를 따지겠다는 것이다. 사실상 중국산 전기차를 겨냥한 비관세 장벽이라는 지적도 적지 않다.

다만 70%라는 수치는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니다. 법안 초안에서는 해당 수치가 괄호 처리돼 있어, 향후 회원국 간 협상 과정에서 조정될 가능성도 남아 있다. 그럼에도 역내 생산 요건을 보조금과 연계한다는 방향 자체는 되돌리기 어렵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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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집행위는 이달 25일, 중국산 저가 제품 유입에 대응해 유럽 산업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내용을 담은 산업 가속화 법안(IAA)도 공개할 예정이다. 전기차 보조금 기준 강화 역시 이 법안의 핵심 축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전문가들은 이번 조치를 두고 "자유무역을 강조해온 EU가 보호무역 쪽으로 한 발 더 들어섰다는 신호"라고 평가한다. 탄소 중립과 산업 경쟁력, 지정학적 리스크가 맞물리면서 유럽의 전기차 시장도 본격적인 블록화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는 분석이다.

폭스바겐 콤팩트 전기 SUV ID크로스 콘셉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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