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스테르담(네덜란드)=데일리카 하영선 기자] 중국 지리자동차그룹 산하 럭셔리 브랜드 지커(Zeekr)가 오는 6월쯤 한국 시장에 진출한다. 지커가 국내에 투입할 첫번째 모델은 중형 전기 SUV ´7X´다.
7X는 테슬라 ´모델 Y´를 타깃으로 삼아 개발된 지커의 글로벌 전략 모델이라는 점은 흥미로운 일이다. 국내 시장에서는 세그먼트와 판매 가격 등을 감안할 때, 모델 Y 뿐 아니라 국산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 GV60, GV70 등과의 시장 경쟁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참고로, 지리그룹 산하엔 지리(Geely), 고성능 로터스(Lotus), 볼보(Volvo), 링크앤코(Lynk&Co), 폴스타(Polestar) 등 대중 브랜드에서 프리미엄 브랜드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지커는 럭셔리 브랜드를 표방하는 만큼 지리그룹 내에서 최상의 브랜드로 포지셔닝 된다. 7X는 이처럼 다양한 브랜드에서 경험한 디자인과 기술력이 그대로 녹아진 전기차라는 점은 주목해야 할 포인트다.
지커(Zeekr) 7X
7X의 첫 인상은 부담감이 없으면서도 우아한 스타일로 창의적인이다. 차체는 매끄러운 감각인데, 여기에 유려한 라인, 명료함이 더해졌다. 과장 보다는 차분하고 정제된 디자인 언어가 적용됐다.
차체는 전장 4825mm, 전폭 1930mm로 와이드한 자세다. 전고는 1656mm로 설계돼 SUV이면서도 세단처럼 낮아 보인다. 역동적인 이미지와 스포티한 감각을 더하기 위한 설계다. 차체 컬러는 펄이 더해져 빛의 각도나 보는 사람의 시선에 따라 색상이 달리 보인다. 럭셔리한 감성이다.
보닛 가장 자리엔 캐릭터 라인이 두툼하게 적용됐는데, 날카로움과 곡선미가 동시에 느껴진다. 입체적인 감각이다. 프론트 그릴 패널엔 가로바 형상의 주간주행등(DRL)과 스타 게이트(Star Gate)로 불리는 수천개의 LED가 적용된 라이트 시스템이 돋보인다. 라이트는 동물 형상 등 오너가 선택할 수 있다. 헤드 램프를 대체하는 역할도 맡는다.
지커(Zeekr) 7X
윈드 스크린은 살짝 가파른 경사로 느껴지는데, 루프 라인에서 리어 글래스로 이어지는 라인은 쿠페 형상이다. 윈도우 라인은 A,B 필러는 두텁게, C,D 필러는 가늘게 처리돼 역동적이다. 우측 아웃 사이드 미러엔 360도 감지가 가능한 카메라가 탑재됐는데, 이는 ADAS 등 자율주행을 지원하기 위한 때문이다. 도어 핸들은 플러시 타입이다. B 필러엔 지문 인식도 가능하다. 프론트에서 리어 휠 하우스는 클래딩 처리돼 깔끔한 인상이다.
리어 스포일러는 스톱 램프 일체형으로 고속 주행에서 안정성을 높인다. 리어 램프는 라이팅이 적용된 가로바 형상으로 최신의 디자인 트렌드를 적극 반영하고 있다. 범퍼 하단엔 가로 형상의 리플렉터가 자리잡는다. 리어 뷰는 차분한 감각이다.
실내는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면서도 고급감이 느껴진다. 계기판 클러스터는 살짝 작은 감각이지만, 16인치 센터 디스플레이는 시원시원한 분위기다. 시트는 나파 가죽 재질인데, 착좌감은 부드럽다. 휠베이스는 2925mm로 설계된 만큼, 2열 무릎 공간은 널찍해서 다리를 꼴 수 있는 정도로 공간 거주성이 넉넉하다.
지커(Zeekr) 7X
센터 터널엔 두 개의 스마트폰을 동시에 무선으로 충전이 가능하도록 설계됐다. 한국 시장에 투입되는 7X 콘솔박스는 냉장형이 가능한 것으로 전해진다. 트렁크 용량은 616리터로 28인치 여행용 캐리어 3개를 실을 수 있다. 2열 시트를 폴딩하면 1978리터로 늘어난다. 전기차로서 트림별 모델에 따라 프렁크는 42~66리터 용량이 추가된다.
주행 전 운전자의 취향에 따라 주행모드를 비롯해 에어 서스펜션의 감도 등을 미리 세팅할 수도 있다. 헤드업 디스플레이도 깔끔한 설계다.
주목되는 점은 인스트루먼트 패널에서부터 2열 도어 패널에 이르기까지 섬세한 라이팅 시스템이 적용됐다는 점. 레드, 블루 등 다양한 컬러를 선택할 수 있는데, 겉모습은 울퉁불퉁해 보이지만, 손에서 느끼는 터치감은 단순하게 매끄러운 라운딩 형상이다. 플라스틱 내부의 LED 라이트가 입체적인 디자인으로 설계돼 시각적으로는 달리 보인다는 점은 한없이 이색적이다. 라이팅 시스템은 실내 분위기를 감성적으로 한껏 고조시키는 역할도 맡는다.
지커(Zeekr) 7X (인포테인먼트시스템, 디스플레이)
시승차는 현재 유럽 시장에서 판매되고 있는 지커 7X 프리빌리지 AWD(상시 사륜구동) 최상위 버전으로, 시승은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시내와 고속도로, 잔세스칸스 풍차 마을, 파르덴 반 마르켄 인근 제방 도로를 거쳐, 볼렌담 항구까지 다이내믹한 주행이 가능한 코스에서 이뤄졌다.
7X는 두 개의 전기 모터가 탑재돼 최고출력 475kW(약 639마력), 최대토크 710Nm의 고성능 모델이다. CATL에서 공급하는 100kWh 용량의 NMC(니켈·망간·코발트) 배터리가 적용돼 한번 충전으로 543km 거리를 주행할 수 있다.
시트는 가죽 재질이어서 안락함이 묻어난다. 시동은 안면 인식 만으로도 가능한 설계여서 편의성을 높인다. 인스트루먼트 패널에서부터 1열과 2열 도어 패널에 이르기까지 푸르고 붉은 다양한 라이트 시스템이 적용돼 실내는 감성적인 분위기가 물씬하다. 선루프는 1.1㎡ 사이즈의 대용량이어서 2열에서도 개방감이 뛰어나다.
지커(Zeekr) 7X
액셀러레이팅에서는 풀스로틀이 아니어도 고성능 전기차인 만큼 민첩한 반응이다. 참고로 7X는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불과 3.8초면 도달한다. 최고속도는 시속 210km에서 제한된다. 페달의 답력은 적절하다. 발끝에서 전해오는 감도는 만족스럽지만, 주행 시 왼발의 풋레스트는 살짝 짧게 설계돼 불편한 감각도 없잖다.
7X는 주행감은 부드러운 쪽이다. 앞과 뒤에 더블 위시본과 멀티링크 방식의 에어 서스펜션이 적용된 때문이다. 승차감도 한없이 안락하기는 마찬가지다. 중형 SUV지만, 시내 주행에서는 소형차 못잖은 민첩함도 갖췄다. 변속에 따른 차량 반응은 이질감 없이 한 박자 빠르고 부드러운 쪽이다. 스티어링 휠 칼럼에 적용된 변속 레버는 그립감 뿐 아니라 디자인도 세련된 감각이다.
주행 모드는 컴포트와 스탠다드, 스포츠 등으로 구분되는데, 센터 디스플레이를 통해 미리 세팅이 가능하다. 모터 사운드는 6개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고, 브레이킹이나 스티어링 모드, 댐핑도 운전자의 주행 스타일에 맞춰 선택할 수 있다.
지커(Zeekr) 7X
고속도로와 북해를 잇는 제방 도로에서는 다이내믹한 주행이 가능한데, 7X의 달리기 성능 등 퍼포먼스는 펀-투 드라이빙의 맛을 제대로 전달한다. 직진 코스는 주행 안정성이 뛰어난데다, 핸들링에서는 피칭이나 롤링이 적다. 21인치 알로이 휠이 적용된 굿이어 타이어는 앞과 뒤에 265mm로 세팅됐는데, 차체의 성능을 감안할 때 적절하다. 리어 타이어는 더 큰 사이즈라도 어울릴 수 있는 조합이다. 7X는 배터리가 탑재된 전기차인 만큼 차체 중량은 2535kg에 달하지만, 주행감은 가벼운 반응이다.
7X에는 전후방 교차충돌경고,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차선변경보조기능 등 능동형운전자보조시스템(ADAS)이 대거 적용돼 안전 운전을 돕는다. 여기에 전기차 화재나 충돌 등 사고에 직면하는 위급 상황이 발생한 경우 운전석 창문을 손쉽게 깰 수 있는 원 클릭 기능이 적용된 점도 눈길을 모은다.
지커 7X는 창의적인 디자인에서부터 달리기 성능 등 퍼포먼스에 이르기까지 만족감이 돋보인다. 지리차그룹이 온전히 테슬라 모델 Y를 타깃으로 삼은 전략형 모델이지만, 국내에 투입되면 제네시스 GV60, GV70 등과의 시장 경쟁도 피할 수 없는 대목이다. 7X의 국내 판매 가격은 최종 결정된 건 아니지만, 5300만~6000만원 수준에서 결정될 예정이다. 럭셔리 브랜드 지커(Zeekr)에 대한 국내 소비자들의 브랜드 인지도나 브랜드 선호도는 확보된 건 아니지만, 7X의 디자인과 성능, 가격 등을 감안할 때, 한국 시장에서의 경쟁력 확보는 시간 문제로 판단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