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카 하영선 기자] 지난 2023년 6월, 국산 최초의 대형 전기 SUV로 화려하게 등장하며 ‘북미 올해의 차’를 석권했던 기아 EV9이 한층 강력해진 상품성과 파격적인 가격 경쟁력을 갖췄다는 말이 나온다.
기아는 시장의 목소리를 적극적으로 수용해 가격 문턱은 낮추고, 내실은 채운 ‘2026년형 EV9’을 선보이는 등 대형 전기차 시장에서 주도권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기아 EV 연식변경 모델의 핵심은 단연 ‘가격 재포지셔닝’이 꼽힌다. 기아는 진입장벽을 낮추기 위해 신규 엔트리 트림인 ‘라이트(Light)’를 도입했다.
기아 EV9
스탠다드 2WD 라이트 모델의 가격은 6197만 원(세제혜택 적용 기준)으로 책정됐다. 여기에 정부 및 지자체 보조금과 기아의 전기차 전환 지원금을 더할 경우, 서울시 기준 실구매가는 5800만 원대까지 떨어진다. 플래그십 대형 SUV를 5000만 원대에 소유할 수 있는 길이 열린 셈이다.
기존 주력 트림들의 가격도 과감하게 조정됐다. 롱레인지 4WD 에어 트림은 기존 대비 약 480만 원 인하된 7205만 원에 선보이며, 어스와 GT-라인 역시 각각 474만 원, 462만 원씩 몸값을 낮췄다. 이는 단순한 프로모션 차원을 넘어 지난 2년간의 시장 데이터를 분석해 고객들이 체감할 수 있는 실질적인 혜택을 제공하겠다는 전략적 결정으로 풀이된다
가격은 합리화됐지만 상품성은 오히려 진화된 점도 포인트다. 실내 인테리어는 시각과 촉각을 아우르는 고급감 강화에 집중했다. 스티어링 휠 그립부에 투톤 배색을 적용해 감각적인 분위기를 연출했으며, 도어 트림과 베젤 등 주요 부위에는 다크 그레이 하이그로시 마감을 전 트림 기본 적용했다.
에어 트림 이상부터는 크래시 패드와 암레스트, 헤드라이닝 등에 스웨이드 소재를 확대 적용해 플래그십 모델다운 안락함을 극대화했다.
기아 EV9
사용자 편의성도 꼼꼼하게 챙겼다. ▲100W 급속 충전을 지원하는 C타입 USB 단자 ▲소음 저감 구조가 적용된 컵홀더 ▲차량에서 멀어지면 자동으로 문이 잠기는 ‘워크어웨이 락’ 등 실사용 환경에서 만족도가 높은 사양들이 새롭게 탑재됐다. 외관에서는 리어 브레이크 등의 점등 영역을 넓혀 야간 주행 시 시인성과 존재감을 동시에 잡았다.
기아는 차량 구매 후의 유지관리 부담을 줄이는 데도 공을 들였다. 전기차 고객의 최대 관심사인 배터리 관리를 위해 고전압 배터리 부분 수리가 가능한 전용 거점을 전국적으로 확대했다. 여기에 전기차 전문 정비 인력인 ‘KEVT PRO’를 현장에 배치해 정비 서비스의 전문성과 신뢰도를 대폭 끌어올렸다.
업계 관계자는 “EV9은 출시 당시부터 세계적인 수작으로 인정받았으나, 다소 높은 가격대가 구매 결정의 마지막 걸림돌이었던 것이 사실”이라며 “사양은 더하고 가격 거품은 걷어낸 이번 2026년형 모델은 대형 SUV 시장에서 압도적인 선택지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