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카 박경수 기자] 테슬라가 역대 최대 규모의 급속충전소(슈퍼차저) 구축에 나선다. 전기차 시장 경쟁이 격화되는 가운데 충전 인프라 확대를 통해 시장 주도권을 유지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테슬라에 따르면, 테슬라는 호주에 25기 이상 규모의 신규 슈퍼차저를 건설할 계획이다. 완공될 경우 호주 역대 최대 규모가 된다. 최신 V4 슈퍼차저가 적용될 가능성이 높으며, 이는 더 빠른 충전 속도를 지원해 주행 거리 확보 시간을 크게 단축할 수 있다.
앞서 테슬라는 굴번에 20기 규모 충전소를 설립했다. 이 지역은 시드니와 캔버라를 잇는 주요 이동 경로에 위치해 전기차 장거리 운행의 핵심 거점으로 꼽힌다.
현재 테슬라는 호주 전역에서 148개의 슈퍼차저 사이트를 운영하고 있으며, 이 중 80곳은 타 브랜드 전기차에도 개방돼 있다. 충전 인프라를 자사 차량에 한정하지 않고 확대하는 전략이다.
테슬라, V4 슈퍼차저
이번 투자 확대는 최근 호주 시장에서의 판매 둔화와도 맞물려 있다. 테슬라는 2025년 호주에서 2만8856대를 판매해 전년 대비 약 25% 감소하며 역대 최대 감소폭을 기록했다. 2년 연속 판매 감소세다.
다만 차종별로는 희비가 엇갈렸다. 중형 SUV인 테슬라 모델Y는 2만2239대가 판매되며 전년 대비 증가했고, 전체 판매의 약 77%를 차지하는 핵심 모델로 자리 잡았다. 반면 세단인 테슬라 모델3는 6000여 대 수준에 그치며 판매가 급감했다. SUV 선호 확대와 경쟁 심화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그럼에도 테슬라는 약 28%의 점유율로 호주 전기차 시장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전체 전기차 판매는 15만 대를 넘어서는 등 시장 자체는 빠르게 성장하는 추세다. 특히 2026년 들어서는 전기차 판매가 전년 대비 크게 늘고 모델Y 판매도 회복세를 보이면서 반등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이처럼 테슬라가 충전 인프라를 대거 확대하는 이유에 대해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충전 네트워크를 선점한 기업이 전기차 생태계의 주도권을 확보하게 되자, 테슬라가 차량 판매 둔화 속에서도 인프라 투자에 집중하고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