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카 박경수 기자] 미국이 캐나다를 경유한 중국산 전기차의 자국 유입을 원천 차단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중국 전기차의 우회 진출 가능성을 봉쇄하겠다는 조치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캐나다 주재 특사인 피트 훅스트라는 최근 인터뷰에서 “중국에서 캐나다로 들어온 차량이 미국 국경을 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그런 일은 결코 허용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는 “캐나다를 통해 중국차가 미국 시장에 대거 유입되는 상황은 막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 정부는 이 같은 조치의 배경으로 차량 데이터 보안 문제를 들고 있다. 최근 차량이 수집·전송하는 각종 데이터가 국가 안보와 직결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실제로 미국은 중국과 러시아 기술이 적용된 ‘커넥티드카’의 수입 및 판매를 제한하는 규제를 도입한 상태다.
중국산 배터리
다만 훅스트라는 구체적인 차단 방식에 대해서는 명확히 밝히지 않았다. 캐나다에서 합법적으로 수입된 중국 전기차에 대해 미국 내 판매 승인 서류를 발급하지 않는 방식인지, 국경 통과 자체를 금지하는 것인지, 혹은 추가적인 행정 장벽을 둘 것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이번 발언은 캐나다가 중국과의 무역 조건을 완화한 직후 나온 것이다. 마크 카니 총리는 지난 1월 시진핑 국가주석과의 합의를 통해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관세를 대폭 낮추고, 연간 4만9000대 규모의 수입 물량을 허용했다. 대신 중국은 캐나다산 카놀라유와 바닷가재 등 일부 농산물에 대한 관세를 인하하기로 했다.
글로벌 자동차 공급망 갈등은 한층 격화되는 양상이다. 앞서 캐나다는 2024년 조 바이든 행정부의 정책 기조에 맞춰 중국 전기차에 100% 관세를 부과했지만, 미·중 간 관세 압박 속에서 정책 방향을 선회한 바 있다. 그러나 이후 트럼프 대통령이 캐나다산 자동차에도 별도의 관세를 부과하면서 양국 간 긴장이 이어지고 있다.
폴스타 4, 폴스타 2
훅스트라는 다만 미·캐나다 자동차 산업 협력 자체는 여전히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캐나다는 자동차 문제의 핵심 대상이 아니다”라며 “양국 간 생산 차량은 50~75%가 미국산 부품으로 구성돼 있어 이런 차량은 환영한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 자동차 산업에 실질적인 위협은 한국, 일본, 멕시코에서 나온다”며 “생산을 미국으로 되돌리기 위해서는 이들 국가와의 경쟁 구도를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자동차 업계에서는 이를 “중국 전기차를 겨냥한 미국의 견제 정책이 북미 전체로 확장되는 신호”라고 분석한다. 특히 캐나다를 통한 우회 수출까지 차단할 경우, 중국 완성차 업체들의 북미 진출 전략 수정이 불가피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