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가 시대 자동차 생활의 답은 차를 바꾸는 데 있지 않다. 오래 탄 차라도 새차처럼 덜 먹고 더 안전하게 달리도록 관리하는 데 있다.
한국교통안전공단과 자동차시민연합, 현대모비스는 최근 한국교통안전공단 세종검사소에서 ‘2026 대국민 자동차 캠페인’ 발대식을 열고 고유가 대응형 자동차 관리 문화를 확산하겠다고 밝혔다. 캠페인은 전국 59개 공단 검사소에서 연말까지 이어진다.
국토교통부 집계 기준 2026년 3월 말 국내 등록 차량은 2660만 대를 넘어섰고, 이 가운데 10년 이상 노후차는 3대중 1대아며, 전기차는 98만 대로 100만 대에 육박했지만, 전체의 3.7%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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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도로 위에서 연료를 태우는 주력은 여전히 내연기관차다. 고유가 대응의 승부처가 ‘차 교체’가 아니라 ‘지금 타는 차의 연료 손실을 얼마나 줄이느냐?’에 있다는 뜻이다.
해외 주요국의 대응도 같은 방향이다. 영국은 타이어 공기압과 적재 중량 관리를 통한 연비 향상 문화를, 일본은 에코 드라이브와 정기점검을 결합한 절약 운동을, 싱가포르는 혼잡 시간대 이용 절감 성과보수를 정착시켜 왔다. 공통점은 차를 못 타게 막는 것이 아니라 덜 몰고 제대로 관리하도록 유도한다는 점이다.
핵심 원칙은 ‘신차 동일성 유지’다. 차가 처음 출고됐을 때의 연소·제어·배출 균형을 유지하려면 제조사 설계 기준에 맞는 신차 부품과 인증 소모품을 써야 한다. 값이 싸다는 이유로 규격 미달 부품을 쓰면 연비는 떨어지고 고장은 잦아진다. 산소센서, 점화플러그, 공기필터, 엔진오일은 연비·배출·안전에 동시에 영향을 미친다. 안전 관리와 환경 관리, 그리고 절약은 애초에 분리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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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가장 현실적인 실천은 ‘내 차는 내가 직접 검사받기’다. 운전자가 공단 검사소를 직접 찾아 제동, 조향, 배출가스, 소음 등 주요 항목을 점검받으면 연료를 더 먹게 만드는 이상 징후를 미리 확인할 수 있다.
특히 7년 이상 차량은 작은 성능 저하가 연비 손실과 수리비 증가로 곧장 이어진다. 공단 직접검사는 단순한 법적 의무가 아니라 생활형 에너지 절약 수단에 가깝다. 검사는 통과 여부만 가르는 절차가 아니다. 내 차의 상태를 정확히 확인하는 종합진단이라는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 이번 캠페인이 자동차 검사를 ‘인간의 종합검진’에 비유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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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덜 타자’는 구호만으로 시민 참여를 이끌 수는 없다. 2부제·5부제가 작동하려면 갈아탈 수단이 있어야 한다. 교통 취약지역에 전기형 수요응답형 교통(DRT)을 확대하고, 출퇴근은 대중교통, 가족 이동은 자가용으로 쓰임을 나누는 생활 재설계가 병행돼야 한다.
차를 자주 바꿀 수 없는 시대다. 답은 하나다. 10년을 타도 새차처럼 달리게 하는 관리 문화·오래 타되 낡게 타지 않는 것. 그것이 고유가 시대를 건너는 가장 정직한 절약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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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기상 자동차시민연합 대표 (서울지방경찰청 교통안전시설심의위원)carngo@gmail.com기사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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