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중국)=데일리카 하영선 기자] 현대차가 중국 시장에서 재도약을 다짐했다. 현대차는 중국 자동차 시장에서 지난 2016년 114만2016대를 판매해 역대 최고치를 찍은 뒤, 작년엔 13만대 판매에 머무는 등 하락세가 지속됐다.
현대차의 판매 부진은 가격은 낮지만, 상대적으로 디자인과 성능이 뛰어난 중국 현지 토종 브랜드의 전기차 공세 때문으로 풀이된다.
"(현대차는) 오는 2030년까지 중국 시장에 20개 차종의 신차를 투입하고, 누적 판매 50만대를 달성하겠습니다."
호세 무뇨스(José Muñoz) 현대자동차 사장은 24일 개막된 '2026 베이징모터쇼(오토차이나 2026)'에서 글로벌 미디어 라운드테이블을 갖고 이 같이 자신감을 나타냈다. 중국 시장 점유율 1%대에서 향후 9%로 높이겠다는 얘기다.
현대차 아이오닉 V (중국 전용 브랜드) (2026 베이징모터쇼, 오토차이나 2026)
현대차는 이번 모터쇼에서 '비너스 콘셉트'의 양산형 모델인 '아이오닉 V'를 세계 최초로 공개해 주목을 받았다. 아이오닉 V는 현대차의 새로운 디자인 언어인 '디 오리진'이 반영돼 차체 면이 중시되면서도 직선과 곡선이 어울어져 강렬함이 더해졌다. 일각에서는 람보르기니 아벤타도르, 토요타 프리우스가 연상된다는 말도 나온다.
중국 베이징자동차(BAIC)와 공동으로 개발한 아이오닉 V는 중국 CATL에서 배터리를 공급한다. 여기에 중국 자율주행 스타트업 모멘타(Momenta)와 협업을 통해 현지 도로 환경에 최적화된 고성능 능동형운전자보조시스템(ADAS)), 레벨 2 플러스 수준의 자율주행 기술이 탑재된다.
또 27인치 4K 파노라마 디스플레이와 퀄컴 스냅드래곤 8295 칩셋을 탑재해 반응 속도가 빠르다. 여기에 바이테댄스의 두바오(Doubao) AI 모델 등 거대언어모델(LLM) 기반의 스마트 AI 비서다 탑재돼 자연스러운 음성 제어가 지원되는 점도 차별적 포인트다. 참고로 한번 충전으로 600km 이상의 거리를 주행할 수 있다.
무뇨스 사장은 "전기 세단 아이오닉 V를 시작으로 오는 2030년까지 중국에 20개의 신차를 투입할 계획이다"며 "(아이오닉 V를 통해) 중국 시장에서 (현대차의) 반등에 속도를 내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오는 2030년까지 중국 시장에서의 50만대를 판매하겠다"고 강조했다.
현대차 아이오닉 V (2026 베이징모터쇼, 오토차이나 2026)
중국에서 선보일 신차는 현대차가 최근 공개한 어스 콘셉트카 기반으로 제작되는 SUV 아이오닉 E를 비롯해 향후 2년 내에 3개의 전기차와 3개의 주행거리연장형전기차(EREV)가 투입된다.
무뇨스 사장은 "(아이오닉 V는) 중국 시장에서의 성과에 따라 아시아태평양, 호주, 동남아시아 등으로 수출을 고려하고 있다"며 "고객 수요가 입증되면, 중동과 중남아메리카 시장에서도 출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무뇨스 사장은 "중국 정부의 전기차 지원이 축소되는 시기에 아이오닉 V가 출시된 만큼, 현대차의 근원적인 시장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도전을 받아들이고 이를 통해 도약하는 것이 (정주영) 창업회장님의 철학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한편, 1965년 스페인 마드리드 출생한 호세 무뇨스 현대차 CEO는 현대차 역사상 첫 외국인 대표이사 사장으로 임명돼 2025년 1월1일부터 현대차의 지휘봉을 잡고 있다. 2019년 현대차 글로벌 최고운영책임자(COO) 및 북미권역본부장을 역임했으며, 공급망 혼란 속에서도 북미 시장 판매량을 30% 이상 성장시키는 등 역대 최대 실적을 경신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