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카 박경수 기자] 다국적 자동차 그룹 스텔란티스가 향후 투자 방향을 핵심 4개 브랜드에 집중하는 구조조정에 나선다. 수익성과 판매량이 높은 브랜드 중심으로 ‘선택과 집중’ 전략을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스텔란티스의 안토니오 필로사 최고경영자(CEO)는 지프, 램, 푸조, 피아트 등 4개 브랜드에 대한 투자를 대폭 확대하는 전략을 채택했다. 이들 브랜드는 그룹 내에서 판매량과 수익성이 가장 높은 브랜드로 꼽힌다.
이는 14개 브랜드에 비교적 균등하게 투자해온 기존 전략과 대비된다. 스텔란티스는 업계에서 가장 많은 브랜드를 보유한 기업으로, 그동안 방대한 포트폴리오가 강점이자 부담으로 동시에 지적돼 왔다.
핵심 브랜드를 제외한 나머지 브랜드들은 독자 투자 대신 공통 플랫폼과 기술을 활용하는 방식으로 운영될 전망이다. 시트로엥, 오펠, 알파 로메오 등은 주요 4개 브랜드에서 개발된 기술을 기반으로 모델을 출시하고, 특정 국가나 시장에 집중하는 전략을 택할 것으로 보인다.
지프 레콘
다만 필로사 CEO는 비핵심 브랜드를 폐지할 계획은 없다는 입장이다. 시장 상황에 따라 특정 지역에서 여전히 역할을 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실제로 일부 투자자들은 유럽 내 중복 브랜드를 정리해 비용을 절감해야 한다고 압박하고 있지만, 회사는 브랜드 자산을 유지하는 쪽에 무게를 두고 있다.
자동차 업계에서는 이번 전략을 스텔란티스의 체질 개선 시도로 보고 있다. 스텔란티스는 2021년 피아트크라이슬러와 PSA그룹 합병으로 출범했지만, 이후 미국과 유럽 시장에서 점유율 회복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여기에 중국 업체들의 공세와 전기차 전환 비용 부담까지 겹치며 수익성이 악화된 상태다.
실제로 스텔란티스는 올해 초 전기차 투자 계획을 조정하면서 222억 유로 규모의 손실을 반영하기도 했다. 현재 시가총액도 약 210억 유로 수준으로, 전기차 신생 업체와 비슷한 수준까지 떨어진 상태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브랜드가 많다는 것은 선택지가 많다는 의미이지만, 동시에 비용 구조를 복잡하게 만드는 요인이기도 하다”며 “스텔란티스가 핵심 브랜드 중심으로 재편에 나선 것은 생존을 위한 불가피한 선택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