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카 박경수 기자] 영국에서 전기차 가격이 내연기관차보다 저렴한 가격 역전 현상이 현실화됐다. 초기 비용이 비싸다는 이유로 보급에 제약을 받아온 전기차가 가격 경쟁력까지 확보하면서, 자동차 시장의 판도가 근본적으로 바뀌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영국 자동차 거래 플랫폼 오토트레이더 집계 결과, 전기차 신차 평균 가격은 4만2620파운드(약 8500만원)로 가솔린차(4만3405파운드)를 처음으로 밑돌았다. 전기차가 비싼 차라는 기존 인식을 뒤집은 상징적 변화다.
이 같은 가격 역전의 배경에는 정부 정책과 시장 경쟁이 동시에 작용했다. 영국 정부는 2025년부터 생산 과정의 탄소 배출 수준에 따라 최대 3750파운드의 보조금을 지급하며 전기차 수요를 자극하고 있다. 여기에 중국 업체들의 저가 공세가 더해지며 가격 하락을 가속화했다.
실제 BYD와 리프모터 등은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모델을 잇따라 출시하며 시장 평균가를 끌어내렸다. 이에 대응해 르노 4 E-테크 일렉트릭 등 기존 완성차 업체들도 가격을 낮춘 신모델을 속속 내놓고 있다.
재규어 GT
전문가들은 이번 변화를 단순한 가격 경쟁을 넘어 수요 전환의 임계점으로 보고 있다. 전기차는 이미 연료비와 유지비 측면에서 내연기관차보다 유리한 구조를 갖고 있는데, 초기 구매 가격까지 낮아지면서 소비자 입장에서 선택을 망설일 이유가 크게 줄었다는 것이다.
영국 정부가 추진 중인 도로 교통 탈탄소화 정책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현지에서는 전기차가 가격과 운영 비용 모두에서 우위를 확보하면서 보급 확대가 가속화될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다만 이러한 흐름은 국가별로 차이를 보이고 있다. 미국의 경우 중국산 전기차에 고율 관세를 부과하고 있어 가격 인하 속도가 상대적으로 더디다. 이로 인해 전기차 가격이 여전히 내연기관차보다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자동차 업계에서는 결국 정책 환경과 시장 개방성이 전기차 확산 속도를 좌우할 핵심 변수로 보고 있다. 이들은 “보조금과 경쟁 환경이 결합되면 전기차 가격은 빠르게 내려갈 수밖에 없다”며 “영국 사례는 전기차 대중화가 현실이 됐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