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카 박경수 기자] 미국 캘리포니아주가 자율주행 트럭 시대의 규제를 풀기로 결정했다. 그동안 사실상 금지돼 있던 대형 자율주행 트럭의 도로 테스트를 허용하기로 하면서다.
미국 모빌리티 전문매체 더로봇리포트에 따르면, 캘리포니아 차량관리국(DMV)은 최근 자율주행 대형 트럭 시험 운행을 허용하는 새 규정을 공식 채택했다. 이에 따라 자율주행 트럭 업체들은 캘리포니아 내에서 시험 허가 신청이 가능해졌다.
그동안 캘리포니아주는 총중량 1만파운드(약 4.5t)를 초과하는 자율주행 차량의 공공도로 운행을 금지해왔다. 미국 최대 기술 기업들이 몰려 있는 실리콘밸리의 본거지이면서도, 정작 대형 자율주행 트럭 실험에는 가장 보수적인 지역 중 하나였던 셈이다.
그러나 최근 분위기가 달라졌다. 인공지능(AI)과 자율주행 기술 경쟁이 격화되면서 캘리포니아 역시 물류·운송 혁신 주도권을 놓칠 수 없다는 위기감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특히 텍사스·애리조나 등 일부 주들이 이미 자율주행 화물차 테스트를 적극 허용하며 기업 유치 경쟁에 나선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새 규정은 단순 허용에 그치지 않는다. 완전 무인 자율주행으로 전환하려면 안전 운전자가 탑승한 상태에서 최소 50만마일(약 80만㎞)의 시험 주행을 완료해야 한다. 사실상 충분한 실도로 데이터 없이는 무인 운행을 허용하지 않겠다는 조건을 붙인 셈이다.
볼보 자율주행트럭 이미지
감독 규정도 대폭 강화됐다. 앞으로 경찰 등 법 집행 기관은 자율주행 차량의 교통 위반 사항에 대해 차량 소유 기업에 직접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다. 자율주행 업체들은 긴급구조기관 호출에 30초 이내 응답해야 하며, 규정 위반 사항은 72시간 안에 보고해야 한다. 충돌 사고 같은 중대 사건은 24시간 이내 신고 의무가 적용된다.
캘리포니아 DMV는 반복 위반 업체에 대해 차량 운행 대수 제한이나 허가 정지까지 가능하도록 했다. 업계에서는 “자율주행 기업들에 사실상 항공 수준의 안전 관리 체계를 요구하기 시작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캘리포니아의 이번 결정은 미국 자율주행 산업 전체에 상당한 파급력을 미칠 전망이다. 현재 미국에서는 웨이모, 오로라, 투심플 등이 대형 자율주행 화물 시장 선점을 두고 경쟁 중이다.
기술업계는 환영 분위기다. 미국 기술기업 단체 챔버 오브 프로그레스의 로버트 싱글턴 선임이사는 “자율주행 트럭은 물류 비용 절감과 공급망 효율 개선, 도로 안전 향상이라는 세 가지 효과를 동시에 가져올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