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속담에 "작은 고추가 맵다"는 말이 있다. 크기는 작아도 그 안에 숨겨진 값어치는 크다는 뜻이다.
폭스바겐 '보라(BORA)'는 유럽에서는 소형차로 분류된다. 일단 크기가 작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서는 배기량에 따라 기준을 정하기 때문에 2000cc급인 '보라'는 중형차에 해당한다.
'보라'를 대하는 첫 느낌은 외관상 현대 아반떼XD나 기아 스펙트라, GM대우 라세티, 르노삼성 SM3 등 국내 준중형급 차량을 연상시키면서도 의외로 '딴딴'해 보이는 이미지가 강렬하다.
중소형차임을 감안할 때 너무 크다 싶을 정도로 라디에이터 그릴에 위치한 폭스바겐 엠블럼은 인상적이며, 각진 스타일의 헤드렘프 등 프런트부터 리어로 이어지는 보디라인은 전체적으로 깔끔한 맛과 다이나믹한 인상을 주기에 충분하다.
실내 대쉬보드는 경쟁차종들과는 달리 검정색으로 처리돼 있어 다소 어두운 느낌의 색다른 분위기를 주기도 하지만, 고속주행시엔 내려쬐는 햇살로 인한 운전자의 눈부심 현상을 방지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
계기판은 푸른색 조명과 붉은 바늘이 어울어져 네 개의 원형 다이얼과 조화를 이루는데, 아마도 20~30대 젊은 층들에게는 호감을 주기에 충분할 것으로 보인다.
'보라'를 보면 실내 센터페시아에 위치한 터치형 컵홀더 장치와 워셔액이 방사형으로 흩뿌려져 나오는 와이퍼, 비상시 안전을 감안해 트렁크안에 있는 '안전표시판' 장치 등이 눈에 띄는데 이는 운전자를 최대한 배려한 독일차의 정교함과 섬세함을 직간접적으로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다소 실내공간이 작아 '조그만 차'로만 여겨지던 '보라'는 좀 과장을 섞어 '젊은이가 뛰는 속도(?)'보다는 약간 빠른 속도로 서울 도심를 빠져 나와 외곽도로에서 본격적인 주행에 나서면서부터 본색이 드러나 진가를 발휘하기 시작한다.
엑셀을 밟으면 엔진에서 나오는 '우~우웅' 거리는 소리가 귀에 거슬릴 정도로 크게 들려 다소 의아스런 인상을 받는다. '보라'에서 내뿜는 거친 엔진소음은 수초간 지속되지만, 120km가 넘으면서 부터는 조용해지기 시작하고, 140km에 이르자 차안엔 엔진소리가 들리지 않을 정도로 정숙해 진다.
'조그만 차'가 얼마나 달릴까 싶어서 엑셀을 더 밟아 시속 180km를 넘어섰는데도 '보라'는 '더 밟아 보라는 듯' 엔진힘은 남아돌고 있음을 직감한다. 도로 여건상 속력을 더 내보지 못하는 것이 안타깝긴 했지만, 봄기운에 밀려 도로 위에 물을 끼얹은 모습의 아지랑이 기운을 맞으며 맛보는 속도감은 그야말로 일품이다.
1984cc 직렬 4기통 SOHC 엔진을 탑재한 것으로 최고 115 마력, 최대토크 170Nm을 바탕으로 안전 최고속도가 192km/h의 주행성능을 보여주는 '보라'는 그야말로 '매운 작은고추'에 비유하기에 손색없어 보인다.
'보라'가 스포츠 세단인 점을 감안하더라도 코너링은 '작은 몸매'에 맞지 않을 정도로 완벽한 수준이다. 급회전에도 차체는 떨림이나 기울기가 거의 없었으며, 운전자의 몸에도 큰 반응이 나타나지 않았지만 뒷좌석에 놓여진 카메라 가방은 반대방향으로 크게 움직일 뿐이다.
다만 고속주행에서 급제동을 걸때는 브레이크가 다소 밀리는 현상을 느낄 수 있었다. 이와 함께 공식 연비가 도심에서는 7.7km/ℓ, 고속도로에서는 14.5km/ℓ로 연비효율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지만, 이날 시승에서는 국내 도로여건의 취약성 때문인지 평균 8.5km/ℓ 수준을 유지해 연료소모율이 적지는 않은 듯 하다.
국내에서 선보이는 '보라'2.0은 판매가가 3천280만원 선이며, 미국에서는 '제타(Jetta)'라는 모델명으로 소형차 부문에서 3년 연속 1위를 차지한 베스트 셀링카에 속한다.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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