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오스트리아)=데일리카 하영선 기자] 메르세데스-벤츠가 지난 1965년에 생산한 ‘200(W110)’은 지금의 E클래스 3세대 모델에 속하는데, 당시 럭셔리 세단의 기준을 제시하는 ‘방점’을 찍었던 차라는 평가를 받는다.
보는 순간 한없이 우아하면서도 차별적인 디자인이 돋보인다. 여기에 넉넉한 실내 공간, 1960년대 당시로서는 고급스러움이 더해진 편의사양, 안락한 승차감 등을 통해 독보적인 세단이라는 명성을 낳았다.
200은 프론트에서 리어에 이르기까지 차체가 분리되지 않고 이어지는 폰톤(Ponton) 디자인이 적용된 점도 포인트다. 매끈매끈하게 보이는 표면 처리는 클래식함과 모던함이 동시에 엿보이는 감각이다.
벤츠 삼각별 엠블럼과 함께 직사각형 스타일의 대형 라디에이터 그릴에는 크롬을 두텁게 처리해 고급감을 연출한다.
둥그런 헤드램프는 멋스러운데, 바로 밑엔 안개등이 적용됐다. 그릴뿐 아니라 램프 라인, 프론트 범퍼에도 크롬 재질을 덕지덕지 붙인 건 럭셔리함을 강조하기 위한 디자이너의 선택 때문이었다. 지금으로서는 좀 지나친 감도 없지 않다.
200의 디자인 초첨은 리어에서 찾을 수 있다. C필러에서 리어스크린을 지나는 차체 라인 뒷날개엔 꼬리 지느러미 처럼 뾰족하게 처리된 모습 때문이다. 벤츠는 이를 ‘테일핀(Tailfin)’이라고 묘사한다. 그래서 벤츠 200은 ‘200 테일핀’이라는 애칭이 따라 붙는다.
200 테일핀의 실내는 고급스러움이 한껏 느껴진다. ‘T’자 형상의 인스트루먼트 패널과 이전에는 보지 못했던 독립된 계기판이 자리잡는다. 가늘고 얇은 파워 스티어링 휠, 휠 안에는 ‘D’자 형상의 림도 배치된다. 누르면 경적음을 낼 수 있다. 휠 칼럼에는 변속 레버가 적용됐다.
센터페시아엔 에어벤트와 라디오 등 음향장치가 적용됐으며, 큼지막한 아날로그 시계도 돋보인다. 시트 상단에는 머리와 목을 받쳐주는 지지대가 없는 점도 눈에 띈다.
윈도우를 여닫는 레버는 수동방식이어서 손으로 직접 돌려야만 한다. 진한 향수를 불러 일으키는 대목이다. 선루프가 적용된 점도 럭셔리 세단으로서의 존재감을 더한다. 실내 곳곳에는 재떨이도 배치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