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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기상 칼럼] 전기차 대중화...걸림돌은 화재 위험성!

Mercedes-Benz
2024-08-21 08:45:30
메르세데스벤츠 더 뉴 EQE
메르세데스-벤츠, 더 뉴 EQE

최근 인천 청라 아파트 주차장에서 발생한 전기차 화재 사건으로 인해 배터리 안전성 문제가 다시 한번 주목받고 있다. 이번 사고는 전기차 구매를 고려 중이던 많은 소비자에게 충격을 주었으며, 안전한 전기차를 언제쯤 구매할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을 깊게 만들었다.

전기차는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중요한 수단으로 자리 잡고 있지만, 현재 보급 속도는 정부 목표에 크게 미치지 못하고 있다. 오는 2030년까지 약 450만 대의 전기차 보급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지금까지는 58만 대에 불과하다. 매년 60만 대씩 판매해야 목표를 달성할 수 있지만, 실제 판매량은 16만 대 수준에 그쳐 목표 달성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전기차 초기 개발에서 리튬 이온 배터리가 채택된 이유는 기술이 이미 완성되어 있었고 대량 생산이 가능했기 때문이다. 리튬 이온 배터리는 성능이 뛰어나지만, 내부의 액체 전해질이 충격이나 과열 시 화재와 폭발을 일으킬 위험이 있다.

BMW i5 eDrive40
BMW, i5 eDrive40

최근 인천에서 발생한 메르세데스-벤츠 EQE 전기차 화재 사건도 이러한 위험성을 잘 보여준다. 배터리 내부에서 '리튬 덴드라이트'라는 것이 형성되면 치명적인 화재 위험성이 있다.

반면, ‘전고체 배터리’는 고체 전해질을 사용해 화재와 폭발 위험이 훨씬 낮다. 덴드라이트 형성도 억제되어 배터리 수명과 안전성이 크게 향상된다. 현재 한국, 일본, 미국이 전고체 배터리 기술 개발에서 앞서고 있으며, 현대차와 삼성SDI, LG에너지솔루션도 이 기술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

리튬 이온 배터리 덴드라이트는 충전 중에 음극에 리튬 이온이 불균일하게 축적되면서 형성되는 나뭇가지 모양의 구조이며, 이 덴드라이트가 자라서 양극과 음극 사이의 분리막을 뚫으면, 단락(short circuit)이 발생하면서, 배터리 내부에서 급격한 발열이 생기는 열폭주(thermal runaway)로 화재나 폭발이 이어진다.

현대차 미국 파이크스 피크 힐 클라임 대회
현대차, 미국 파이크스 피크 힐 클라임 대회

전고체 배터리(Solid-State Battery)는 고체 전해질을 사용하는 차세대 배터리 기술로 안전성과 에너지 밀도, 충전 속도 등에서 장점을 지닌다.

고체 전해질을 사용하기 때문에 열폭주가 억제되면서 발화나 폭발 위험이 거의 없다. 또 리튬 금속 음극을 적용해 에너지 밀도가 높아져 주행 거리가 증가하는 점도 포인트다. 여기에 고체 전해질을 통해 빠른 충전이 가능하며, 배터리 수명도 연장된다.

전기차 보급이 더딘 이유로는 신차 가격과 충전 인프라 부족이 자주 언급되지만, 가장 큰 걸림돌은 배터리 화재 위험성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 문제는 미국과 유럽 등 해외 시장에서도 공통적으로 제기되는 사안으로, 전기차 구매를 미루거나 취소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기아 EV6
기아 EV6

그렇다면 소비자들이 안심하고 전기차를 구매할 수 있는 시기는 언제일까? 해외 전문가들은 오는 2027년을 전기차 구매의 적절한 시점으로 보고 있다. 이는 전고체 배터리 기술의 발전에 대한 기대감 때문이다.

전고체 배터리는 기존의 리튬이온 배터리보다 안전성이 높아 화재 위험을 크게 줄일 수 있으며, 내구성이 뛰어나고 에너지 밀도가 높아 한 번 충전으로 더 긴 거리를 주행할 수 있고, 충전 시간도 크게 단축될 전망이다.

현재 글로벌 자동차 제조사들과 배터리 기업들이 전고체 배터리 상용화를 목표로 연구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으며, 2027년에서 2028년 사이 상용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제네시스 G80 전기차
제네시스, G80 전기차

현재 2600만 대의 자동차 중에서 10년 이상 차량은 35%로, 3대 중 1대 꼴이다. 노후차는 계속 증가 추세를 보인다. 운전자들이 새 차를 구매하기 보다는 기존 내연기관차를 정비해서 계속 사용하는 경향이 증가하고 있다.

한국자동차 전문정비사업조합연합회 강순근 회장은 경제적인 이유, 전기차 인프라 부족, 그리고 전기차 안전성 문제로 인해 많은 운전자가 기존 내연기관차를 정비해서 사용하는 운전자가 증가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전기차 구매를 고려했던 소비자들 사이에서도 중고차를 정비해 사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는 추세다.

이는 전기차 화재에 대한 불안감을 해소하고 초기 비용 부담을 줄이려는 경제적 이유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2027년 이후 전고체 배터리가 상용화된다면, 전기차 시장에 큰 변화가 일어날 가능성이 크며, 이때 많은 소비자가 전기차로 전환할 것으로 전망된다.

볼트 EUV GM 밀포드 프루빙 그라운드 MPG
볼트 EUV (GM 밀포드 프루빙 그라운드, MPG)

전기차 배터리 화재 문제는 전 세계적인 이슈다. 전기차 보급률 1위 국가인 노르웨이는 2023년 기준 신차 판매의 약 80%가 전기차다. 노르웨이는 터널 내 화재 발생 시 신속한 대응을 위해 터널 인프라를 개선하고, 환기 시스템을 강화하는 한편 접근이 쉬운 비상 출구를 마련했다. 또, 전기차 배터리 화재의 강력한 열을 제어할 수 있는 물안개 시스템을 도입해 화재를 빠르게 진압하고 유독 가스의 확산을 방지하고 있다.

미국은 전기차 화재에 대비한 특별 대응 지침을 마련해, 화재 발생 시 신속히 리콜과 배터리 교체를 진행하며 소비자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독일 역시 전기차 화재 발생 시 신속하게 대처할 수 있는 전문 소방팀을 운영하고 있으며, 배터리 관리 시스템을 개선해 화재 발생 시 신속한 리콜과 배터리 교체 절차를 마련하고 있다.

결론적으로 전기차 구매를 고려하는 소비자들에게 2027년 이후 전고체 배터리 상용화 시점이 최적의 구매 적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 시기는 전기차 시장의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판단된다.

코란도 EV 택시
코란도 EV 택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