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주=데일리카 신종윤 기자] 지프 어벤저는 브랜드 최초의 순수 전기차 모델로 지프의 전동화 전략에 새로운 이정표를 장식하는 소형 전기 SUV이다. 지프만의 아이코닉 디자인들을 적용하고 개성있는 외장 컬러로 마감해 주변의 눈길을 사로잡는 매력을 지녔다.
어벤저의 플랫폼은 푸조에서 개발된 e-CMP를 활용했다. 스텔란티스 그룹에 편입된 덕분에 그룹내 자원을 활용할 수 있게 된 것으로, 개발비 절약과 함께 효율성을 높인 부분이라고 볼 수 있다.
차량 외관을 살펴보면 전장 4m를 갓 넘기는 콤팩트한 차체에 지프만의 디테일들이 더해져 귀여운 분위기로 완성됐다. 프론트 그릴이 없는 여느 전기차들과 달리 지프를 상징하는 세븐-슬롯 그릴이 차량 전면을 장식했으며 LED 주간주행등과 헤드램프를 적용해 뛰어난 시인성을 확보했다.
전장 4085mm, 휠베이스 2560mm의 작은 차체지만 앞뒤 오버행을 줄여 안정적인 실루엣을 연출했으며, 앞뒤 펜더가 돋보일 수 있게 굵은 캐릭터 라인을 그려 역동적인 이미지도 구현했다. 2열 도어 캐치는 윈도우 프레임에 포함되며, 1열 도어에는 차명 레터링이 적용됐다. 시승차에 적용된 휠 사이즈는 18인치 사양으로 어벤저의 단단한 비율을 완성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아울러 차량 앞뒤 오버행을 줄인 결과는 동급 모델 중 가장 넓은 진입각(20˚)과 이탈각(32˚)을 확보하는데 도움을 줬다.
후면도 지프만의 디자인이 적용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제리캔(Jerry Can, 휴대용 연료통)에서 볼 수 있던 X자 디자인을 테일램프에 맞게 변형해 지프 아이덴티티를 이식 했으며, 트렁크 해치에는 전기차임을 알리는 충전 플러그 형상 ‘e’ 레터링이 파랗게 부착됐다.
차량 내부로 들어가면 소형 SUV임에도 부족함 없는 전방 시야를 확인할 수 있다. 200mm 지상고와 615mm의 시트고를 확보해 SUV 모델에 걸맞은 주행 포지션을 확보했다. 운전석 시트는 전동 조절을 비롯해 마사지 기능을 포함하는 반면 조수석은 슬라이딩과 등받이 각도 조절(다이얼) 모두 수동으로 가능하다. 두 좌석 모두 열선 기능이 제공된다.
계기판에서는 푸조의 향취를 확인할 수 있다. 그래픽과 디자인 구성에서 기존 레이아웃을 활용한 것을 알 수 있으며, 전기차 특성에 맞는 간결한 디자인을 적용했다. 센터디스플레이는 10.25인치 사양으로 유커넥트 5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 적용됐다. 이를 통해 무선 폰 프로젝션이 가능하며, 지프 앱을 통해 간단한 차량 원격 제어도 사용할 수 있다. 참고로 기어 셀렉터는 버튼식으로 마련 됐으며, 회생제동은 B 모드를 통해 온오프 방식으로 작동한다.
2열 공간은 B세그먼트 차량 다운 구성으로 넉넉함보다는 탑승에 의의가 있다. 리클라이닝과 슬라이딩 기능은 포함되지 않았으며 6:4 폴딩 시트를 제공한다. 2열에 정자세로 앉으면 1열 시트까지 주먹 한 개가 들어가고 약간의 공간이 남는 수준이며, 머리공간 역시 루프라이너를 파놓은 덕분에 레그룸 수준의 공간이 남는다. 트렁크 공간은 321L를 제공한다.
주행을 시작하면 다소 둔감하게 세팅된 조작부를 확인할 수 있다. 브레이크 페달의 감도를 비롯해 스티어링 휠의 중앙 정렬이 여유롭게 느껴진다. 랭글러를 기준으로 마련된 세팅이었다면 납득할 감각이지만 도심형 SUV로는 다소 이해가 되지 않는 영역이다. 물론 주행에 무리가 되는 수준은 아니며, 스포츠 모드 전환 시 조금 더 또렷해지는 핸들링 감각을 확인할 수 있다.
승차감은 소형차 이상의 감각이다. 플랫폼 바닥에 깔린 배터리를 바탕으로 묵직한 주행감각을 제공하며, 안정적인 달리기 실력을 보여준다. 다만 휠하우스를 타고 올라오는 노면 소음과 A필러 및 선루프 등에서 확인되는 풍절음을 듣고 있으면 다시금 차량이 속한 체급을 확인할 수 있다. 또한 방향지시등 소리 역시 체급에 어울리는 힙한 감각으로 제공된다. 아울러 어벤저에는 차선 중앙 유지 시스템 및 스탑 앤 고 기능이 포함된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기능이 제공돼 시내 주행이나 장거리 주행에서 요긴하게 사용할 수 있다.
어벤저에 탑재된 배터리 용량은 54kWh로 CATL의 리튬이온 배터리가 탑재됐다. 전기모터가 제공하는 최고출력은 156마력, 최대토크는 27.5kg・m로 소형 SUV에 알맞는 힘을 발휘한다. 표준전비는 복합 5.0km/kWh를 인증받았으며, 1회 충전주행 가능거리는 복합 292km다. 배터리 잔량 20%에서 80%까지 충전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고속충전기 이용시 평균 24분이 소요된다.
전기차 개발이 가속화 되고 그 결과물들이 본격적으로 등장해 패러다임 변화를 체감할 수 있는 시기다. 전기차가 지닌 장점과 그 한계가 명확하지만 그럼에도 각자만의 차별화 된 경쟁력을 바탕으로 상품성을 어필한다. 유럽시장에서 10만 대 판매고를 기록한 어벤저는 아시아 최초로 찾은 한국시장에서 어떤 결과물을 보여줄까. 그 귀추가 주목되는 지프 어벤저의 판매가격은 5290만~5640만원이다.
신종윤 기자jyshin@dailyca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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