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카 하영선 기자] 현대차 체코공장이 친환경차 누적 50만대를 목전에 두고 있다. 현대차의 해외 최대의 친환경차 생산기지로 변신했다는 말이 나온다.
19일 현대자동차에 따르면 체코공장은 현대차의 유럽 시장 공략 핵심 거점이자, ‘해외 최대의 친환경차 생산기지’ 역할을 수행하며 올해 안에 친환경차 누적 판매(공장 출고 판매 기준) 50만대를 달성할 전망이다.
올해 캐즘(Chasm, 시장 성장기 일시적인 수요 정체) 현상을 겪으며 전기차 시장이 주춤하지만, 현대차는 특유의 유연 생산 체계와 다양한 친환경차 라인업을 활용해 친환경차 판매를 지속 확대하고 있다.
현대차는 하이브리드(HEV)부터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전기차를 아우르는 친환경차 풀라인업을 갖춘 만큼, 시장 상황에 맞춰 생산 차종을 최적화해 체코공장의 가동률을 끌어 올리고 인기 HEV·PHEV 모델의 생산과 판매를 지속 확대할 계획이다.
2008년 11월 체코 북동쪽 끝인 노소비체(Nošovice) 지역에 30만대 규모로 지어진 현대차 체코공장은 미국, 중국과 함께 세계 자동차 3대 시장인 유럽을 겨냥해 현지에서 인기가 높은 소형 차종과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생산해왔다.
현대차는 2010년 후반부터 유럽을 중심으로 친환경차 판매가 급증하자, 현지 수요를 적극적으로 공략하기 위해 현지 공장에서 본격적으로 친환경차 모델을 생산하기 시작했다.
2018년 유럽 시장(EU+EFTA) 친환경차 판매가 사상 처음으로 100만대(EV 및 PHEV 38만 5000여대 / HEV 62만 6000여대)를 넘어선데 이어, 2019년에는 전년 대비 약 50% 급증한 149만 6000여대(EV 및 PHEV 55만 8000여대 / HEV 93만 7000여대)를 기록 등 본격적인 친환경차 판매 확대가 진행됐다.
이에 현대차는 2020년부터 현지에서 인기가 높은 소·중형 SUV의 친환경 모델인 ▲코나 일렉트릭 ▲투싼 하이브리드(HEV) ▲투싼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등 친환경차 3개 차종을 생산해 올해 7월까지 총 45만 8099대를 판매했다.
친환경 모델 생산 첫 해인 2020년에는 체코공장 첫 친환경차인 1세대 코나(OS) 일렉트릭과 투싼 HEV를 합해 3만 7715대의 친환경 모델을 판매했으며, 2021년부터는 투싼 HEV의 판매 본격화와 PHEV 투입을 통해 연간 판매량을 86,338대로 늘렸다.
이후 2022년에는 11만 8217대, 2023년에는 13만 8849대로 친환경차 판매량을 크게 늘렸다. 2020년부터 2023년까지 3년간 친환경차 판매의 연평균 성장률(CAGR: Compound Annual Growth Rate)은 54.4%에 달했다.
이는 같은 기간동안 체코공장 전체 판매량의 연평균 증가폭 11.4%(2020년 24만 680대에서 2023년 34만 2대)를 훨씬 상회한다.
현대차 체코공장은 친환경차 생산 및 판매 확대를 통해 명실상부 현대차 글로벌 전동화 전략의 핵심 거점 역할을 하고 있다.
2021년에는 국내를 포함해 현대차의 8개 글로벌 완성차 공장 중에서 최초로 친환경차 판매 비중이 30%를 넘었다. 지난해에는 총 34만대의 체코공장 판매량 중에서 친환경차 판매가 13만 8849대에 달해 친환경차 판매 비중이 41%까지 올랐다.
올해도 7월까지 총 20만 1028대의 공장 판매량 중에 친환경차 판매가 38%에 달하는 7만 6980대로, 현대차의 글로벌 완성차 공장 중에서 가장 높은 친환경차 판매 비중을 기록하고 있다.
친환경차 모델 판매량에 있어서는 생산 차종이 다양한 국내 공장의 33만 1630대에 미치지 못하지만, 전체 생산능력을 감안한 친환경차 판매 비중은 체코공장이 올해 1~7월 기준 30%를 기록한 국내공장보다 훨씬 높다.
체코공장이 친환경차 핵심 생산기지로 자리잡은 데 가장 핵심 역할을 한 모델은 현대차의 글로벌 베스트 셀링 차종인 투싼의 HEV 모델이다.
2020년 하반기부터 현지 생산에 투입된 투싼 HEV는 첫 해 9,932대가 팔린 뒤 매년 판매가 꾸준히 늘어 지난해에는 판매량이 6만 ,262대까지 올랐다. 그 결과 올해 7월까지 투싼 HEV의 누적 판매는 21만 7516대를 기록, 체코공장에서 가장 많이 판매된 친환경차 모델로 자리잡았다.
2021년에 투입된 투싼 PHEV도 월 평균 2200여대가 꾸준히 팔려 올해 7월까지 총 9만 5706대의 판매량을 기록했다.
체코공장의 첫 친환경차 현지 생산 모델로 투입된 코나(1세대, OS) 일렉트릭은 첫 해 2만 7783대를 시작으로 2023년까지 총 10만 4757대가 판매됐고, 지난해 하반기 투입된 신형 코나(SX2) 일렉트릭은 올해 7월까지 4만 120대가 팔리는 등 코나 일렉트릭의 전체 판매량은 총 14만 4877대를 기록했다.
현대차의 글로벌 전동화 전략의 핵심이자 친환경차 생산 기지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체코공장은 유럽 시장 내 현대차의 전체적인 판매 볼륨 확대에도 큰 힘을 보탰다는 평가를 받는다. 여기에 빠르면 내년 말 누적 출고 판매 500만대라는 ‘대기록’ 달성을 바라보고 있다.
현대차 체코공장이 가동을 시작한 2008년은 글로벌 금융 위기가 절정을 이룬 시점이지만, 현대차는 체코공장의 가동률을 지속적으로 끌어올렸다. 2008년 11월부터 두 달 동안 1만 ,004대를 출고한 것을 시작으로 이듬해 바로 10만대를 넘겼고, 2010년 20만대, 2012년 30만대까지 매년 10만대씩 판매량을 늘렸다.
체코공장은 현대차가 각 공장별 가동률을 사업보고서에 공시한 2011년부터 2018년까지 8년 연속 가동률 100% 이상을 기록했고, 2012년부터 2019년까지 8년 연속 30만대 이상을 판매했다. 2016년에는 역대 최고치인 35만 8447대를 기록하는 등 성장을 거듭했다.
2020년 코로나 펜데믹에 따른 판매 급감을 겪었지만, 2021년부터 두 자릿수 판매 증가를 거듭하며 지난해는 34만 2대로 2018년 34만 22대 이후 최대 판매량을 달성했다.
올해 7월까지 판매량은 20만 1028대로 전년 동기 대비 1.8% 증가를 기록, 2021년부터 4년 연속 판매 성장이 기대된다. 2008년 11월 가동 개시 이후 올해 7월까지 체코공장의 누적 출고 판매는 457만 5941대로, 이르면 내년 말께 가동 17년 만에 공장 누적 판매 500만대 대기록을 달성할 전망이다.
체코공장의 출고 판매량이 500만대 가까이 쌓이기까지 가장 많이 판매된 차종은 투싼(HEV 등 친환경 모델 포함)이다. 투싼은 유럽뿐 아니라 중남미, 아중동 지역으로도 수출되며 총 262만 6091대가 팔렸다.
체코공장 현지 생산분과 국내공장 수출분을 포함해 현지 소매 판매 기준으로 유럽에서만 178만 4714대가 팔렸다.
두번째로 많이 판매한 체코공장 또 하나의 ‘히트작’은 i30로, 가동 첫해부터 핵심 차종으로 자리잡아 올해 7월까지 총 140만 6690대가 판매됐다.
i30는 개발 단계부터 유럽 시장을 겨냥한 현지 전략형 준중형 해치백 차종으로 유럽 시장 출시와 동시에 디자인과 성능에서 우수한 평가를 받으며 유럽 시장에서 현대차 브랜드를 각인시키는데 큰 역할을 했다.
i30는 현지 소매 판매 기준으로 2009년부터 2013년까지 5년 연속 유럽에서 연간 10만대가량 팔리며 투싼을 제치고 현대차의 유럽 베스트셀링 모델에 오르는 등 총 128만 2955대가 팔려 투싼과 함께 유럽에서 현대차를 대표하는 모델로 자리잡았다.
2017년에는 체코공장에서 생산된 현대차의 첫 고성능 모델 i30 N이 출시돼 모터스포츠에 열광하는 유럽에서 현대차의 브랜드 인지도를 한층 격상시켰다.
체코공장 현지 생산 물량의 판매 확대는 현대차의 유럽 현지 판매량 증가로 이어져 현대차가 체코공장을 가동하기 시작한 2008년 26만 9931대에서 2023년 53만 4170대로 약 두 배가 됐다. 점유율 역시 1.9%에서 지난해 4.1%로 두 배 이상으로 올랐다.
하영선 기자ysha@dailyca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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