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시속 200km 거뜬, 쾌적한 주행감은 ‘덤’...BMW 전기차 iX xDrive M50
2024-09-25 12:55:30
[뮌헨(독일)=데일리카 하영선 기자] BMW의 순수전기차 iX는 저속에서 고속에 이르기까지 쾌적한 주행감이 돋보인다는 생각이다. 여기에 가속감이 뛰어난데다, 2열에서의 편안하고 안락한 승차감은 덤이다. 쇼퍼드리븐 모델을 타고 있는 듯한 분위기다. 매력을 더하는 포인트다.
BMW가 전기차 시대를 맞아 개발한 iX는 준대형 세그먼트에 속하는 전기 SUV로 BMW i의 3번째 전기차 전용 모델이다. 코드명은 120. 지난 2018년 파리모터쇼에서 소개된 Vision iNEXT의 양산형 버전이다.
BMW의 전기 플래그십이지만, 차체 사이즈는 X5와 유사하다. X5의 전장, X6의 높이, X7의 휠베이스를 연상시키는 정도다. iX 라인업은 iX xDrive 40, iX xDrive 50, 그리고 고성능 모델 iX xDrive M50, iX xDrive M60 등으로 구성된다.
■ 군더더기 없이 깔끔한 스타일
BMW ix는 신사가 수트를 입은 정장 차림을 연상시킨다. SUV지만, 고급 세단보다 더 깔끔하고 더 모던한 감각이다. 여기에 세련미까지 더해졌다.
LED 헤드램프는 갸느다랗고 얇상한 감각이다. 라디에이터 그릴은 버티컬 타입이다. 한국인 출신 임승모 디자이너가 디자인 개발을 주도했다. 임 디자이너는 현대차와 제네시스의 스타일링을 총괄하는 이상엽 디자이너의 대학교 후배이기도 한데, 올해 3월부터는 BMW에서 기아로 스타웃됐다.
버티컬 타입의 라디에이터 그릴은 한 때는 디자인 밸런스가 어울리지 않아 ‘돼지코’로 불리기도 했다. 버티컬 타입 디자인은 현대적이면서도 진보적인 의미가 담겼다는 후문이다.
불과 2년 전 i4 전기차, 4시리즈 등에 적용됐던 버티컬 타입 디자인은 어색함도 묻어난다는 소비자 평가 때문에 최근에 BMW가 선보이는 4세대 뉴 X3를 비롯해 뉴 1시리즈 등에서는 수직과 대각선 스타일의 그릴로 디자인이 변형된 점도 포인트다.
눈에 띄는 점은 리어 게이트를 열면, 차량 뒷면 전체가 조개껍데기 처럼 통째로 들리는 구조다. 처음 맛본 디자인 감각인데, 살짝 이색적인 감각도 없잖다. 트렁크 문을 들어올리면, 비상등이나 브레이크등은 아예 보이지 않는 구조 때문이다. 트렁크는 500리터 용량의 짐을 수용할 수 있는 정도다.
실내 디자인도 군더더기는 찾아보기 힘들다. 한없이 심플하고 모던한 감각이다. 시트는 비건 가죽이 채용됐는데, 천연가죽처럼 부드럽다. 실내 소재는 플라스틱 등을 재활용한 점이 눈에 띈다. 인스트루먼트 패널은 폴리에스테르 재질이 적용됐는데, 감촉은 생각 이상으로 매끄럽다.
계기판 클러스터, 센터 디스플레이는 커브드 형상이어서 운전자 중심의 디자인으로 설계됐다. 센터페시아엔 버튼류가 하나도 없다. 크롬 재질이 적용된 에어벤트가 가로로 길게 세팅됐는데, 이 역시도 모던한 분위기다.
운전석과 동승석은 터널이 막히지 않는 구조라는 점도 이색적이다. 센터 터널은 이중 구조인데, 상단엔 핸드폰을 세워 놓을 수 있는 무선충전기와 간편하고 조작감이 뛰어난 전자식 변속레버, 컵홀더 등이 자리한다. 터널 하단엔 작은 가방 등 짐을 보관할 수 있다.
ix xDrive M50은 5인승 구조인데, 2열 시트는 부드럽다. 이 역시도 비건 가죽이다. 루프는 탁 트여있다. 선루프는 지붕 전체 면적으로 채워진 때문에 주행시 뒷열에서의 개방감은 그야말로 최상이다. 2열 시트는 극장을 연상시키듯 1열보다 아주 살짝 높게 세팅된 감각이다. 뒷열 탑승자의 시인성을 감안한 BMW 디자이너의 세심한 배려다.
■ 쇼퍼드리븐 연상시키는 안락한 승차감..파워풀한 퍼포먼스는 매력
이번 iX 전기차 시승은 독일 바이에른주에 위치한 뮌헨 중심가에서 인근 아우토반(고속도로)을 거쳐, 뮌헨 공항까지 약 40여분 진행됐다. 기자가 지금까지 대략 2000대 이상의 다양한 신차를 시승해봤지만, 직접 운전대를 잡지 않고, 뒷열에서 가만히 앉아서 승차감과 주행감을 맛본 건 이번이 처음이다.
참고로 시승차 iX xDrive M50은 두개의 전기모터가 적용된 고성능 모델로 시스템 출력은 523마력에 달한다. 배터리 용량은 111.5kWh로 5세대 각형 셀 구조다. 삼성 SDI가 공급하는데, 니켈·코발트·망간 삼원계(NCM)과는 다른 니켈·코발트·알루미늄(NCA)라는 점에서 차잇점을 보인다. 전구체 조성은 니켈 함량을 88%까지 끌어 올린 하이니켈 사양이라는 점도 눈에 띈다.
뒷열에서의 공간 거주성은 부족함이 없다. 휠베이스는 3000mm에 달하는데, 2열에서의 무릎 공간은 다리를 꼬고 앉아도 불편하진 않다. 시트는 동물이 아닌 비건 가죽이 채용됐다. 천연가죽보다는 살짝 하드한 느낌이지만, 편안함은 그대로다. 2열엔 옷을 걸어놓을 수 있도록 뒷열 탑승자를 배려했다.
시속 100~150km 정도의 주행에서는 전기차 고유의 조용함이 묻어난다. 타이어는 앞뒤로 275mm의 대형 사이즈지만, 로드 노이즈가 심한 건 아니다. 편평비는 고성능 모델인 만큼 40시리즈여서 달리기 성능에 중점을 둔 설계다. 휠은 22인치. 아우토반 고속도로에서 이 정도 속도를 유지하는 주행에서는 내연기관차 이상의 정숙함과 편안함이 돋보인다. 쇼퍼드리븐 모델로 착각하기 쉽상이다.
동승석 헤드레스트는 성인 주먹 크기의 구멍이 뚫려져 있는데, 주행 시 뒷열에서 앞쪽 도로를 살짝 쳐다볼 수도 있다. 고개를 조금 숙여야만 앞 길을 제대로 볼 수 있다. 뒷열에서의 사용감은 그렇게 크진 않아 보인다.
아우토반 1차선은 우리나라 고속도로와는 달리 무제한으로 속도를 높일 수 있다. 운전자가 시속 190~200km를 수준의 속도를 냈지만, 뒷열에서의 속도감은 그리 크진 않은 감각이다. 어지럼 현상도 없는데다, 편안하고 안락한 분위기가 이어진다.
직접 가속 페달을 밟아 액셀러레이팅을 하진 않았지만, 이 속도 구간에서는 운전자가 80% 정도의 스로틀을 유지한 것으로 생각된다. 이 속도 구간에서도 전기모터의 힘은 남아돌고 있다는 느낌이 든 때문이다. 참고로 iX xDrive M50의 최고속도는 시속 200km에서 제한된다. 다만, iX의 최상위 버전인 iX xDrive M60의 최고속도는 시속 250km까지도 달릴 수 있다.
운전자가 고속으로 주행할 때, 뒷열 탑승자는 가을 하늘과 창을 통해 바라보는 평야 등 풍경을 만끽할 수 있다. 루프 면적을 통으로 적용한 선루프는 뒷열 탑승자의 개방감을 한껏 높인다. 선루프는 코끼리 두 마리가 동시에 앉아도 버틸 수 있는 강성을 지녔다는 후문이다.
또 하나 포인트. 뒷열 탑승에서 느끼는 차체의 무게감은 당초 생각 이상으로 가볍다. 차체 중량은 2590kg에 달하는 거구지만, 2열에서의 감각적인 탑승 분위기로는 중형세단을 탄 것처럼 가볍고 탄력적인 맛이다. 앞과 뒤에 더블 위시본 에어 서스펜션이 탑재된 점도 이 같은 부드런 승차감을 느끼게 하는 요소 중 하나로 판단된다. iX xDrive M50은 배터리 완충 후 약 464km 거리를 주행할 수 있다.
■ BMW iX xDrive M50의 관전 포인트는...
전기 SUV iX xDrive M50은 디자인에서부터 승차감, 달리기 성능 등 퍼포먼스에 이르기까지 군더더기 없이 깔끔한 스타일이다. 모던하면서도 세련미까지 더해졌다는 판단이다. 친환경 전기차로서 소재 역시 재활용한 흔적도 돋보인다.
523마력이라는 고성능 모델이지만, 달리기 성능 뿐 아니라 저속에서는 평안한 주행감도 동시에 엿보인다는 점에서 데일리카, 패밀리카로서의 매력도 듬뿍 갖췄다. 국내에서의 판매 가격은 1억 4630만원 수준이다. 동급 경쟁 모델로는 메르세데스-벤츠 EQS SUV, EQE SUV, 아우디 Q8 e-트론, 테슬라 모델 X, 볼보 EX90, 기아 EV9 등이 꼽힌다.
하영선 기자ysha@dailyca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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