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필수 칼럼] 벤츠 전기차 EQE 화재...결국 전기차주가 경제 부담 책임지나?

최근 지난 2개월간 전국을 이른바 '전기차 포비아'로 몰아넣었던 벤츠 전기차 화재 원인에 대한 국과수의 발표가 있었다. 크게는 배터리 일부에서 화재가 시작되었다는 부분과 배터리관리 시스템인 BMS의 데이터 추출 실패, 그리고 전기차 운전자가 배터리 바닥에 충격을 주어 화재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을 배재할 수 없다는 언급이었다.

즉 BMS의 각종 데이터 추출이 실패하였다는 부분은 원인불명이라 할 수 있고 배터리 충격에 대한 의견도 완전히 입증된 부분도 아니어서 경찰의 추가 조사가 이루어져야 하는 부분이라 하겠다. 결국 전체적으로는 원인불명이라는 뜻이다. 이미 벤츠 감식에 자문위원으로 참석한 필자로서는 어느 정도 예상되는 부분이라 판단되었다.

워낙 전기차 화재는 온도도 높고 전손될 정도로 숯덩이라 할 수 있어서 쉽지 않은 분석이 예상되었기 때문이다. 현재의 전기차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이 남아있는 현실에서 원인이 정확히 추출되면 좋은 방안을 내놓을 수 있으나 원인불명으로 파악되면서 고민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항상 필자가 언급하는 전기차 화재 원인은 과충전과 과방전, 배터리셀 불량, BMS 불량을 중심으로 그 밖의 모터과열 등 다양한 요인이 발생하여 화재가 발생하고 원인도 융합적으로 발생할 수 있는 만큼 이번 발표에서 배터리셀 일부에서 시작되었다는 언급은 결국 이러한 원인 중 누구의 책임인지 밝히기 어렵다는 뜻이기도 하다.

앞서 언급한 배터리셀 불량은 배터리사 자체의 제작 불량일수도 있고 이후 운전자가 전기차를 무리하게 운행하여 바닥의 충격 등이 반복적으로 진행되거나 침수도로 등으로 인한 누적 원인이 집중되어 발생할 수도 있다고 하겠다.

전기차 화재는 계속 발생빈도도 늘 것으로 예상되지만 문제는 발생 이후 원인을 밝히는 것이 쉽지 않다는 점이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배터리에서 화재가 확산되면서 온도도 1000도가 넘은 경우도 많고 열폭주로 이어지면서 완전히 전소되어 원인조차 확인할 수 있는 증거가 소실되기 때문이다. 이번 벤츠 전기차 화재도 같은 사안이 되었다고 하겠다.

향후 형사상은 물론 민사상의 책임소재에 대한 논란이 예상되고 수년은 갈 수도 있을 것이다. 결국 아파트 입주민 약 500세대에 대한 손해배상도 크고 긴 소송이 예상된다. 고민이 늘어난다는 뜻이다. 이번 국과수의 발표에서 앞서 언급한 내용에서 운전자의 전기차 바닥에 대한 충격으로 화재 발생 가능성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하겠다.

첫째 이번 사건에서 주차장에 전기차를 약 60시간 주차한 이후에 화재가 발생한 만큼 운전자의 과실은 언급하기 쉽지 않았을 것으로 예상되었으나 이번 국과수 언급으로 운전자의 부담이 크게 늘어난 점이다. 국내 최고의 전문가 집단에서 이 부분을 언급한 부분은 상당히 무게감을 준다는 것이다.

물론 일반적으로 전기차 바닥은 약간이라도 긁힌 흔적이 있는 경우가 상당수라는 점이다. 따라서 이렇게까지 언급한 부분은 크게 충격을 주어 흔적이 남은 부분에 위치한 배터리셀 부위에서 화재가 시작했다는 뜻으로 향후 경찰이 이 부분을 집중적으로 확인하여 증거로 입증하지 못하면 이 의미는 희석될 것으로 예상된다.

흔적 등으로 확인된 상당한 의심이 간다고 할 수 있으나 아직은 완벽한 물증이 아니라는 점이다. 필자도 벤츠 전기차 감식 자문으로 참석하여 현장에 있었으나 이 흔적이 과연 완벽한 물증으로 입증될 수 있을까 하는 걱정도 된다. 향후 상황에 따라 앞서 언급한 원인불명으로 끝날 가능성도 역시 배제할 수 없다는 점이다.

두 번째로 걱정되는 부분도 있다. 입증이 되어도 운전자가 할 수 있는 보상 방법이 쉽지 않다는 점이다. 아마도 약 1,000억원으로 예상되는 손해배상을 개인이 할 수 있는 것도 아니어서 고민도 되지만 국과수의 이번 발표는 뉘앙스에 따라 제작사와 배터리사에게는 면죄부를 줄 수도 있는 만큼 공방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또한 설사 배터리에 반복적인 충격을 주었다는 것을 입증도 어렵지만 원래 약간의 문제가 있는 배터리셀 등에 전기차 운행상의 충격이 일종의 '트리거' 효과로 나타날 수 있는 부분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즉 융합적인 원인도 가능하다는 것이다. 대단히 복잡한 문제를 안고 있는 사안이라 하겠다.

세 번째로 필자가 항상 언급하는 운전자의 전기차 운행방법의 교육이다. 이마 수년 전부터 필자는 전기차 안전운전교육과 구조의 차이점을 가르칠 수 있는 기본적인 교육과 매뉴얼 제작을 항상 언급하였다. 이번 전기차 화재 이후에도 여러 정부 부서에 종합대책이 나오기 전에 전기차 보급과 더불어 운전자 안전교육을 필수적으로 해야 한다고 언급하였다. 그러나 이번 종합대책에서 이에 대한 언급은 없는 상황이다. 반면 필자에게 전기차 관련 안전교육을 요청하는 경우는 지금도 많다고 할 수 있다.

전기차는 내연기관차와 달리 엔진과 변속기 대신 배터리와 모터만 포함된 일부 수정된 이동수단이 아닌 새로운 이동수단으로 한 마디로 '움직이는 가전제품'이라 판단해야 한다. 따라서 운행사의 차이점도 크다고 하겠다. 원페달 드라이빙, 제로백의 태생적인 특성, 회생제동의 장단점, 정비 상의 차이점은 물론이고 바닥에 배터리가 배치되는 특성상 세계에서 가장 많은 과속방지턱을 치면서 운행하면 안 되는 특성도 지니고 있다.

우리는 일반적으로 내연기관차를 운행하면서 국도의 도료가 벗겨지고 높이와 폭이 다른 과속방지턱을 여러 번 치면서 지나간 경험이 많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전기차는 배터리 바닥에 충격을 반복적으로 주게 되면 배터리셀의 단락 등을 유발시킬 수 있다.

역시 침수도로의 경우도 내연기관차 대비 낮은 최저지상고로 인하여 타이어의 과반만 물에 잠겨도 지나가면 안되고 우회도로를 찾아야 한다고 하겠다. 역시 젖은 손으로 충전하기 않기, 충전율 제어로 안전을 도모하기 등 우리가 알던 내연기관차와 크게 다르다는 것이다.

이번 벤츠 전기차 화재의 원인에 대한 국과수의 관련 발표에서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전기차 운전자가 배터리 충격으로 인한 배터리부위가 문제가 발생하여 화재가 발생하였다는 것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는 발표는 그래서 더욱 필자의 언급이 중요함을 강조한다고 하겠다.

이번 발표로 인하여 현대차그룹과 같은 제작사와 정부부서도 전기차 안전교육에 대한 중요성을 인지할 것이고 별도로 국과수 결과에 대한 경찰에서 이에 대한 보완수사가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 만큼 이번 발표는 더욱 전기차 운전자가 단순하게 운전한다는 생각을 버리고 차이점과 특성을 파악하여 항상 고민하면서 운전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는 점이다. 아직 전기차는 완벽한 이동수단은 아니고 발전하면서 단점을 보완하고 완벽한 이동수단으로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 만큼 단점이 노출되면 문제로 비화되고 사상자도 발생하는 심각한 문제로까지 커질 수 있다는 점이다. 결국 이번 발표는 전기차주들에게 안전운전의 중요성을 더욱 일깨워주는 사례라는 점이다. 이번 사건이 하루속히 성숙된 결과로 도출되기를 바라면서 전화위복의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