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카 하영선 기자] 수입차 협회와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 등 공신력이 높은 기관들이 자동차 연료별 신차 등록대수를 놓고, 서로 집계 수치가 달라 혼선을 불러일으킨다.
문제는 마일드 하이브리드차(MHEV)가 과연 하이브리드차(HEV)에 속하느냐, 아니면 내연기관차(휘발유차, 경유차)에 포함되느냐에 따라 등록대수 수치가 크게 달라진다는 점이다.
5일 데일리카 취재에 따르면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는 지난 10월의 수입 승용차 연료별 신차등록 현황에서 하이브리드차가 총 1만 1620대가 등록돼 54.7%의 시장 점유율을 나타냈다고 공식 발표했다.
수입차 협회는 또 가솔린차(휘발유차)는 4955대(23.3%), 전기차는 3159대(14.9%), 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PHEV)는 872대(4.1%), 디젤차(경유차)는 643대(3.0%)가 각각 등록됐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날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가 밝힌 10월의 수입 승용차 연료별 신차등록 현황에서는 가솔린차가 1만 3167대가 등록돼 가장 많았고, 이어 전기차 3171대, 하이브리드차 2869대, 디젤차 2039대 순으로 나타났다.
수입차 협회와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가 이날 동시에 공식 발표한 수입 승용차 연료별 등록대수의 차이는 하이브리드차가 무려 8751대, 가솔린차 8212대, 디젤차 1396대, 전기차는 12대가 각각 서로 다르게 집계됐다.
이에 대해 수입차 협회의 박은석 이사는 “협회가 발표하는 수입 신차 등록대수는 국토교통부와 회원사의 등록대수를 기준으로 삼고 있다”며 “10월의 수입차 연료별 등록대수에서 마일드 하이브리드차는 하이브리드차 범주에 포함시켜 집계했다”고 말했다.
반면,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의 이가현 연구원(과장)은 “연구소에서 집계한 자동차 신차 등록대수는 국토부와 환경부의 기본 자료를 기준으로 집계한다”며 “다만, 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는 하이브리드차 범주에 넣고, 마일드 하이브리드차는 가솔린차와 디젤차로 나눠 모델별로 세세하게 재분류한다”고 설명했다.
결국 이들 기관에서 발표한 연료별 신차 등록대수가 크게 다른 점은 마일드 하이브리드차가 하이브리드차에 속하느냐, 아니면 내연기관차로 분류되느냐에 따라 결정된다는 점이다.
일반적으로 하이브리드차는 가솔린과 전기 등 두 개 이상의 연료를 사용해 구동되는 차를 일컫는다. 마일드 하이브리드차는 48V 배터리를 적용한다는 점에서 12V 배터리를 사용하는 일반 내연기관차와 유사한 시스템이다.
자동차 업계의 한 파워트레인 담당 관계자는 “차량의 구조나 기술적인 측면에서 봤을 때, 마일드 하이브리드차는 하이브리드차가 아닌 내연기관차로 보는 게 타당하다”며 “다만, 명칭이 마일드 하이브리드차로 부르고 있다는 점에서 하이브리드차 범주에 포함시키는 건 오류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환경부도 하이브리드차 구매 시 취득세·개별소비세 감면·공영주차장 50% 할인·혼잡통행료 면제 등 다양한 세제 혜택을 제공하지만, 마일드 하이브리드차는 제외하고 있다. 친환경 하이브리드차가 아니라는 의미다.
국토부의 경우엔 자동차 업체에서 매달 집계된 판매자료를 토대로 신차 등록대수를 집계한다. 업체에서 마일드 하이브리드차를 내연기관차로 분류하지 않고, 하이브리드차에 포함시키면 그 수치가 그대로 적용된다는 뜻이다. 결국, 국토부와 환경부가 서로 엇박자를 내고 있는 셈이다.
수입차 협회는 내년부터는 지금과는 달리 가솔린차와 디젤차, 전기차, 그리고 하이브리드차 등으로 연료별 신차 등록대수를 집계한다는 계획이다. 하이브리드차 범주에는 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 그리고 여전히 마일드 하이브리드차도 포함시키겠다는 방침이다.
이 처럼 수입차 협회는 마일드 하이브리드차를 하이브리드차 범주로 포함시키고,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는 내연기관차로 다르게 분류한다는 점에서 향후 연료별 신차 등록대수별 수치는 큰 차이를 보일 전망이어서 논란이 예고된다.
하영선 기자ysha@dailyca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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