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성장기 속의 침제현상인 ‘전기차 캐즘’이 길어지고 있다. 내연기관차 대비 전기차의 가성비가 떨어지는 만큼 이를 극복하기 위한 장점이 부각되기 위해서는 약 3~4년은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전기차 가성비를 높이기 위해서는 여러 요소가 요구되지만 이중에서도 가장 핵심적인 요소는 전기차의 가격을 내연기관차 대비 유사한 가격대로 맞추는 방법이라 하겠다.
이에 대한 노력이 작년 후반부터 시작되어 중국 BYD 등의 여러 제작사와 테슬라 등도 이에 동조하면서 이른바 저가 보급형 전기차가 활성화되기 시작했다. 이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전기차 가격의 약 40%를 차지하는 배터리 가격을 얼마나 낮추는 것이 가장 중요한 과제라 하겠다.
이에 따라 기아의 EV3와 현대차의 캐스퍼 일렉트릭이 출시되면서 저가 전기차의 시작점을 알리기 시작했다. 물론 아직은 가격이 높은 만큼 더욱 생산비와 배터리 가격 하락을 유도하는 방법이 크게 요구되는 시기라 하겠다.
최근 저가 전기차 구현을 위한 배터리 가격 하락을 위한 LFP(리튬·인산·철) 배터리가 인기를 끌고 있다. 서방 중심의 NCM(니켈·코발트·망간) 배터리는 에너지밀도가 높고 무게 대비 고성능 전기차에 가장 알맞는 모델이지만 가격이 높은 단점을 안고 있고 최근 발생한 전기차 화재에서도 LFP배터리 대비 단점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하겠다.
특히 저가 전기차 구현을 위하여 작년 후반부터 테슬라 모델3와 모델Y를 중국 상해공장에서 생산하고 중국산 LFP배터리를 적용하고 후륜구동 등으로 가격을 약 2,000만원 낮춘 저가 모델을 국내에 출시하면서 최고의 인기를 끌고 있기도 하다. 작년 판매된 전기차 중 두 번째 높은 약 3만대의 테슬라 전기차가 판매되었다. 내연기관차 중심의 한국GM이나 르노코리아를 넘보는 테슬라가 될 정도라 하겠다.
최근 국내 모델 중 KGM의 EVX모델 등 일부 모델도 모두 중국산 LFP배터리를 사용하고 있다고 하겠다. 여기에 앞서 언급한 전기차 화재로 인한 이른바 '전기차 포비아'까지 확대되면서 강점을 가진 LFP배터리는 더욱 인기를 끌고 있는 상황이다. 글로벌 시장도 다를 바 없는 상황이다. GM 등 글로벌 제작사도 ‘전기차 캐즘’으로 인한 전기차 판매가 급감하면서 이를 극복하기 위한 다양한 방법 중 저가 배터리인 중국산 LFP배터리 사용을 생각하고 있다.
여기에 미·중 간의 경제 갈등으로 인한 고관세 부과는 미국을 중심으로 유럽 등에도 이어지고 있어서 중국산 전기차와 배터리 보급을 통한 활로 모색은 확실히 전쟁 중이라 하겠다. 중동, 동남아는 물론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어서 더욱 LFP배터리 보급은 더욱 커질 것이 확실하다고 하겠다.
이미 중국 정부의 불법 보조금 등으로 경쟁력을 가진 중국산 전기차와 배터리는 과잉 생산되어 초저가로 서방 세계로 진입하고 있는 실정이다. 앞으로 이에 대한 대비책이 미약할 경우 국내는 물론 글로벌 시장에서의 우리 경쟁력은 매우 낮아질 것이 확실하다고 하겠다.
우리나라의 경우 이미 전기버스는 약 과반이 중국산이고 전기상용차도 상당한 물량이 이미 점령당하고 있으며, 올해 3~4월에는 준비된 BYD 모델 등이 전기승용차 시장에 진입할 것이 확실하다고 하겠다.
물론 중국산 LFP배터리가 탑재되어 있고 국산 저가 전기차에도 LFP배터리 탑재가 늘어나고 있는 실정이다. 정부에서는 국산 전기차와 배터리 보호를 위한 각종 정책을 시행 중이나 FTA를 기반으로 하는 우리의 입장에서는 함부로 관례를 어기면서 자국 우선주의로 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이미 올해 초부터 LFP배터리의 환경성이나 에너지밀도 등의 이유로 보조금 지급에서 불리하게 구축되어 있고 앞으로는 LFP배터리는 보조금을 받기 어려운 상황으로 준비 중이나 이 정도로는 중국산 전기차와 배터리 보급을 막기는 어렵다고 하겠다. 그렇다고 최근 언급된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상계관세 부과는 중국의 대규모 보복을 받을 수 있어서 도입하기에는 극히 어려운 방법이다.
가장 현실적인 방법은 바로 친환경성을 고려하는 방법이다. 즉 LFP배터리는 최종적으로 폐배터리가 될 경우 리사이클링 측면에서 가장 불리한 구조를 가지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LFP배터리는 초기 진입에서 가장 유리한 가격을 지니고 있으나 마지막 폐배터리 단계에서는 최고의 기술을 구현해도 100원을 투입하여 약 15원 정도만 건질 수 있는 한계가 큰 배터리라 하겠다.
즉 폐배터리의 리사이클링 측면에서는 가장 최악의 구조를 가지고 있는 상황이다. 폐기되는 LFP배터리를 리사이클링 할 경우 일부 리튬과 인산철을 얻을 수 있으나 리튬은 글로벌 시장에서 가격이 매우 낮은 현황이고 인산철은 아예 의미가 없는 수준이다.
중국에서는 이미 LFP배터리를 지닌 전기차가 폐차되면서 이미 폐 LFP배터리가 상당 부분 나오고 있으나 실제로 이 폐배터리를 어떻게 처리하는 지를 모른다는 점이다. 물론 중국은 생산자재활용책임제도(EPR)를 구현하여 진행하고 있다고 하고 있으나 실제로 생산자가 모두 처리하는 지를 확인할 수 없다는 점이다. 상기와 같이 활용할 수 있는 원자재가 없는 만큼 굳이 비용을 크게 들여서 폐기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한 대 당 나오는 폐배터리 약 500Kg이 아무도 모르는 땅속에 묻히고 있다는 노골적인 언급도 나오고 있다고 하겠다. 즉 LFP배터리는 최후에는 쓰레기로 취급된다는 뜻이다. 상대적으로 NCM배터리는 리튬, 니켈, 코발트 등 모두가 고부가가치가 커서 전체의 95%까지 활용할 수 있어서 이른바 ‘황금알을 낳는 거위’라고 언급할 정도로 '도시광산산업'으로 떠오르고 있다. 초기 사용의 단점은 추후 최고의 활용가치로 보답한다는 뜻이다.
따라서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국내 시장에서 운영되는 수입산 전기차의 중국산 LFP배터리는 물론 국산차의 LFP배터리 사용이 추후 폐배터리로 나올 경우 대한 대비책이 아직은 전무하다는 점이다. 저렴하게 구입한 전기차를 운영하다가 나중 폐배터리로 나올 경우 국민의 세금을 활용하여 친환경적으로 폐기하는 상황이 예상될 정도로 심각하다고 하겠다.
주무부서인 환경부에서도 앞으로 EPR제도를 도입하여 의무적으로 책임지고 폐기한다고 언급하고 있으나 아직 어떠한 움직임도 없는 상황이다. 특히 이미 사용하고 있는 LFP배터리를 사용하는 전기차에 대한 소급적용 등 어느 하나 제대로 진행하고 있지 못하다고 하겠다.
환경부에서 하루속히 배터리 종류에 관계없이 EPR제도를 운영하는 방법이다. 차별성도 없으면서 확실하게 폐기까지 친환경적으로 규제할 수 있다. 제작사가 책임을 지지 못하면 신차 판매 시 환경개선 비용을 부담하여 판매하게 하는 방법도 있다. 곧 10만대에 이르는 LFP배터리 전기차에 대한 소급적용도 적극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제작사와 사용자 모두가 책임이 있는 만큼 환경부의 적극적인 방법 마련을 촉구한다. 현재 적용하고 있는 전기차 보조금 정책에서 LFP배터리에 대한 환경성 계수 적용으로 낮은 보조금을 받고 있으나 이는 매우 소극적인 정책인 만큼 조속히 EPR제도를 도입하길 바란다.
앞으로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악재가 된다는 사실을 직시했으면 한다. 추후 이에 대한 책임을 누가 질 것인가? 환경부는 답을 해야 할 것이다. 추후에 어떻게 되겠지 하는 책임전가식의 안이한 생각을 하지 말기를 바란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미래자동차학부 교수autoculture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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