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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영선 칼럼] 타이어에서 부품사로..사업다각화 깃발 든 조현범, 과연 시장서 통할까?

Hankook Tire
2025-01-06 16:20:30
한국타이어 메르세데스AMG GT 쿠페에 신차용 타이어 공급
한국타이어, 메르세데스-AMG GT 쿠페에 신차용 타이어 공급

[데일리카 하영선 기자] 타이어 사업을 이끌어온 한국앤컴퍼니그룹이 한온시스템 인수를 최종 완료했다. 한온시스템은 세계 2위의 자동차 열관리 솔루션 기업인 만큼, 그룹은 이제 타이어 뿐 아니라 배터리, 열관리를 포함하는 자동차 종합 부품 기업으로 변신한다. 글로벌 하이테크 그룹으로서의 위상을 지니게 됐다는 게 그룹 측의 설명이다. 참고로, 그룹은 글로벌 자산 총액도 약 27조원으로 늘어나, 공정자산 기준 재계 순위 30대 그룹에도 포함됐다.

한온시스템을 이끌 수장은 한국타이어 부회장을 역임한 이수일 대표가 맡게된다. 1987년 한국타이어에 입사한 그는 30년 만인 2017년 한국타이어 마케팅을 총괄하고, 이듬해부터 한국타이어 대표이사 사장을 지낸 인물이다. 그룹 경영권을 둘러싼 조현식·조현범 두 ‘형제의 난’ 속에서도 한국타이어의 발전과 글로벌 위상을 묵묵히 높여온 장본인이라는 평가다. 그런만큼 한온시스템의 안정적 성장과 재무구조 개선, 시너지를 창출할 적임자로 꼽힌다.

한국타이어 벤투스 에어 S
한국타이어, 벤투스 에어 S

조현범 그룹 회장은 2014년부터 한온시스템의 가능성을 눈여겨왔다는 후문이다. 한국타이어는 글로벌 시장 경쟁력이 높은 만큼 전기차 시대를 맞아 한온시스템을 통해 그룹의 사업 영역을 다각화 하겠다는 게 그의 의지다. 급변하는 글로벌 모빌리티 시장에서 프로액티브 역량으로 하이테크 기업으로 자리매김 하겠다는 의미다.

한온시스템은 차량 내부의 온도를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공조시스템과 배터리온도조절시스템 등 열관리시스템 부문에서 강점을 보인다. 전기차, 하이브리드차의 성능을 지원하는 고효율 열관리 제품인 전동식 컴프레서, 히트펌프시스템, HV iCool 등은 현대차, 기아, GM, 포드, 메르세데스-벤츠, 폭스바겐, 테슬라, BMW 등에 납품된다.

한국타이어 아이온 에보
한국타이어, 아이온 에보

한온시스템은 그러나 현대차그룹에 대한 부품 공급 비중이 전체의 48%를 차지하는데다, 300% 가까운 고금리 부채 등 재무구조를 빠르게 개선해야만 하는 고질적인 문제점을 안고 있다. 여기에 연간 이자비용도 400억원 수준으로 전해진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나 이재용 삼성그룹 회장 등 조 회장과의 ‘재벌가 네트워크’는 막역한 관계인 것으로 알려지지만, 비즈니스는 이제 인맥만으로 통하는 시대는 아니다.

이런 가운데, 현대차그룹 산하 현대위아의 발빠른 행보도 주목된다. 현대위아는 그동안 한온시스템의 매출을 이끈 열관리시스템 시장에 도전장을 내놨다. 전기차의 모터, 배터리 뿐 아니라 실내 공조까지 아우르는 열관리 부품을 올해 하반기부터 양산한다. 또 국내 부품업계 중 처음으로 냉각수 허브 모듈도 연간 21만대 규모로 생산한다. 한온시스템에서 독식했던 걸 현대위아가 대체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한국타이어 SUV 전용 타이어 apos다이나프로 HPXapos
한국타이어, SUV 전용 타이어 '다이나프로 HPX'

글로벌 타이어 리포트의 작년 8월 발표에 따르면 한국타이어는 2023~2020년까지 4년간 글로벌 타이어 판매 7위를 기록하고 있다. 금호타이어는 16위에서 13위로 약진이 두드러졌으며, 넥센타이어는 18위를 차지한다. 금호타이어의 유럽 공장이 완공되면, 유럽시장 공략을 강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우상향’이 점쳐진다. 한국타이어는 미쉐린과 브리지스톤, 굿이어, 컨티넨탈 등의 막강한 타이어 브랜드에, 하위에 처져있던 금호·넥센타이어 등의 도전도 만만찮은 형국이다.

타이어 사업을 성공적으로 이끈 한국앤컴퍼니그룹이 한온시스템 인수뿐 아니라 목업 회사 모델솔루션, 중고차 온라인 플랫폼 스타트업 카머스 등에 잇따라 투자하는 등 문어발식 사업 영역을 확대시킨다는 점은 향후 그룹의 지속가능성 측면에서도 우려감이 없지 않다. 여기에 조현범 회장 역시 현재 횡령과 배임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는 점도 핸디캡 중 하나라는 말이 나온다. 불확실한 글로벌 경제 상황에서 과연 한국앤컴퍼니그룹의 사업다각화가 약이 될른지 독이 될른지 지켜볼 대목이다.

한국앤컴퍼니 테크노플렉스
한국앤컴퍼니, 테크노플렉스